라지브 사티에시(Rajeev Sathyesh)하이네켄 브랜드 개발 디렉터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 공과대, 인도 경영연구소아메다바드 마케팅·전략 경영학 석사,현 하이네켄APAC지사 브랜드·비즈니스 개발 이사,전 P&G 부사장, 전 질레트 브랜드 이사 사진 하이네켄
라지브 사티에시(Rajeev Sathyesh)하이네켄 브랜드 개발 디렉터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 공과대, 인도 경영연구소아메다바드 마케팅·전략 경영학 석사,현 하이네켄APAC지사 브랜드·비즈니스 개발 이사,전 P&G 부사장, 전 질레트 브랜드 이사 사진 하이네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성장세가 둔화한 주류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것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취하지 않는 술, ‘무알코올 맥주’가 주목받고 있다.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술자리 문화의 중심이 ‘취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변화했고, 연령과 무관하게 건강을 우선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6년 116억달러(약 16조9012억원)에서 2021년 250억달러(약 36조4250억원)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맥주 시장은 5790억달러(약 843조6030억원)에서 5290억달러(약 770조7530억원)로 8.6% 줄어들었다.

이러한 흐름에 가장 앞서나간 기업은 하이네켄이다. 하이네켄은 전 세계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서 판매량 1위(점유율 약 17%)를 기록하고 있다. 라지브 사티에시(Rajeev Sathyesh) 하이네켄 브랜드 개발 디렉터는 10월 7일 서면 인터뷰에서 “일반 하이네켄 맥주와 같은 원료, 같은 공법에 알코올만 없앤 제품으로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트렌드에 부합한 결과”라고 말했다.

하이네켄의 무알코올 맥주 매출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에만 한 자릿수 후반대를 기록했다. 특히 브라질과 스페인 등에서 10% 초반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이네켄의 순이익(약 1조750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2.3% 개선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기준 하이네켄의 무알코올 맥주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티에시 디렉터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고, 특히 아시아에서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다”며 “하이네켄의 무알코올 맥주 판매 규모도 시장의 성장과 함께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무알코올 주류 시장 규모가 2021년 254억4000만달러(약 37조0661억원)에서 2025년 463억4000만달러(약 67조5174억원)로 82.2%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는 국내 무알코올 시장이 같은 기간 2320만달러(약 338억원)에서 3640만달러(약 530억원)로 약 56.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네켄이 한국의 무알코올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지난 5월부터는 ‘논알코올로 치얼스’ 캠페인을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사티에시 디렉터는 하이네켄이 한국에서도 프리미엄 논알코올 맥주 매출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하이네켄의 대표 논알코올 맥주 제품인 하이네켄 0.0. 사진 하이네켄
하이네켄의 대표 논알코올 맥주 제품인 하이네켄 0.0. 사진 하이네켄

하이네켄의 무알코올 맥주 시장 진출 배경은.
“소비자가 이전보다 더 신중하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비자는 건강에 더 신경 쓰고, 알코올을 대신할 수 있는 제품을 찾으려고 한다. 일과를 끝내고 긴장을 풀거나 음식에 곁들일 시원한 마실 거리를 찾을 때 딱 맞는 제품을 원하는데, 맥주를 원하면서도 알코올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무알코올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성장은 소비자 행동의 변화가 끌어낸 것이다.”

무알코올 맥주 판매 1위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우선 소비자의 입맛이 진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쓰지 않은 단맛을 주로 선호하던 트렌드가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하이네켄은 당사의 양조 전문 기술을 활용해 이 트렌드에 부합하고자 했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양조한 대표 무알코올 맥주 제품, 하이네켄 0.0이 그것이다. 하이네켄 0.0이 출시되기 전 소비자들은 무알코올 제품을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이네켄 0.0은 하이네켄 오리지널과 같은 원료, 같은 공법으로 만들어 알코올만 없앴다. 2017년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처음으로 출시했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넓혀나가 지난해 11월 기준 유럽, 북미, 남아프리카, 러시아, 호주를 비롯한 100여 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다.”

주요 제품은 무엇인가.
“알코올 도수가 0.03% 미만인 논알코올 맥주, 하이네켄 0.0과 최근 출시한 하이네켄 실버가 주요 제품이다.”

제품들의 매력을 설명해준다면.
“하이네켄 0.0은 균형 잡힌 맛, 부드러운 보디감, 상쾌한 과일 향이 특징이다. 하이네켄 실버 또한 쓴맛이 적고 끝맛이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은 맥주를 원하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소비층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하이네켄의 무알코올 맥주 시장 진출은 전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하이네켄 0.0을 필두로 올해 상반기에만 무알코올 맥주 포트폴리오 매출이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브라질과 스페인에서는 10% 초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는지.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고, 특히 아시아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니즈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소비자를 더 만족시켜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하이네켄의 무알코올 맥주 매출도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진출 현황은.
“하이네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한국 시장 투자를 결심한 뒤, 지난해 4월 하이네켄 0.0을 한국에 처음 출시했다. 배우 배두나를 앰배서더로 선정해, 184년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로컬 캠페인을 한국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알코올 없이도 하이네켄의 프리미엄 퀄리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하이네켄 실버 등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결과, 프리미엄 논알코올 맥주 브랜드 매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한 하이네켄의 계획은.
“하이네켄은 계속해서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맛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하이네켄이라는 브랜드를 성장시켜줄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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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알코올 맥주 일반 맥주의 맛을 내지만, 알코올 함유량이 적은 맥주 풍미 음료를 통칭한다. 국내 주세법은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맥주를 주류가 아닌 음료로 구분하고 있다. 알코올이 전혀 없는 맥주는 ‘무알코올’로, 알코올이 1% 미만인 맥주는 논알코올(비알코올)로 정의한다.

이주형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