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 연세대 경영학, 미국 에모리(EMORY)대경영학 석사(MBA), 전 삼성물산 사업기획, 전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현 금강상운·서연교통 대표 사진 진모빌리티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 연세대 경영학, 미국 에모리(EMORY)대경영학 석사(MBA), 전 삼성물산 사업기획, 전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현 금강상운·서연교통 대표 사진 진모빌리티

“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 올려도 기사들 안 돌아온다. 월 350만~400만원을 안정적으로 벌고, 고용 탄력성 높여야 기사들 돌아오고 택시 대란을 해결할 수 있다.”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는 9월 30일 인터뷰에서 “택시 대란은 20년 전부터 늘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19 거리 두기 해제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심화한 것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2대째 택시 사업에 종사하는 택시 업계 전문가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에모리(EMORY)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삼성물산, 삼성전자를 거쳐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택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동시에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인 ‘진모빌리티’를 운영 중인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이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진모빌리티를 설립했다. 그해 12월에는 아이엠(i.M)택시 브랜드를 선보였다. 아이엠택시는 빠른 배차와 편리한 호출 서비스로 2030 젊은층과 직장인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진모빌리티와 아이엠택시에 대해 소개해달라.
“진모빌리티는 ‘진짜 모빌리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설립한 회사로 첨단 IT를 바탕으로 택시 산업과 융합을 도모한 모빌리티 기업이다. 진모빌리티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유치와 결제 서비스 기술을 연구하는 통합 구축 솔루션을 갖고 있으며, 12개 택시 법인이 소속돼 있다. 아이엠택시는 이상적인 모빌리티(Ideal Mobility)의 영어 약자로 만든 택시 브랜드다. 소문자 i는 사람 형상을, 대문자 M은 자동차를 뜻한다. 아이엠택시는 사람과 모빌리티를 이어주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심야 택시 대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심야 택시 대란은 택시 요금 현실화와 택시 기사들에 대한 고용 탄력성이 확보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코로나19로 택시 기사들이 배달과 대리 기사로 떠났다고 하는데, 실제 택시 기사들은 나이가 많아 배달과 대리로 옮긴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택시 업계로 젊은층이 유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인력이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익에 버티지 못하고 빠져나가면서 택시 대란이 가중된 것이다.”

택시 대란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배달, 택배, 대리 기사로 일하면 월 300만~ 40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택시가 이런 업종과 인력 확보 경쟁을 펼치려면 택시 기사로 일해도 그 정도 돈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수익을 확보했다면 고용 탄력성을 높여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고 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층은 한곳에 얽매여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유연한 고용 탄력성을 만들고 수익을 늘리면 택시 산업에 젊은층이 많이 유입되고 택시 대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택시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택시 기본요금 결정권은 각 지자체가 갖고 있다. 사실상 택시 요금을 지자체가 통제하는 것인 만큼 공공성을 담보로 한 택시 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결국 택시 요금을 올려 기사 수익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과도하게 택시 요금을 올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택시 산업 전체가 고사할 수 있다. 그러니 택시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과 요금 인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금도 택시는 세제 혜택을 받고 있지 않나.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게 부가가치세 감면과 유가 보조금이다. 부가가치세는 버스와 지하철, 개인택시도 내지 않는다. 사실상 법인 택시에만 지급하는 세제 혜택이 아니다. 유가 보조금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PG)의 개별소비세를 환급해 주는 것인데, 버스는 모든 매출을 지자체가 다 가져가는 만큼 부족한 유류비를 감당해 준다. 반면 법인 택시는 그런 절차 없이 일정 부분만 보조하면서 요금 인상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택시 요금 올리면 택시 회사만 배 불린다는 비판이 있는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부분 택시 회사에 기사들로 구성된 노조가 있기 때문에 요금 인상분을 회사가 가져가면 기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 올리기로 했지만, 이는 택시 산업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보전적인 성격의 인상에 불과하다. 택시 기본요금을 조금 더 올린다고 해서 택시 회사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주장은 업계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택시 면허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법인 택시 면허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개인택시 면허는 꾸준히 늘어난 상태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개인택시는 5만여 대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3부제와 하루 12시간 근무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실제 하루 평균 운행하는 개인택시 수는 2만 대도 되지 않는다. 반면 24시간 운행하는 법인 택시는 2만3000여 대로, 쉬지 않고 돌아다닌다. 법인 택시를 늘려야 실제 운영 대수를 늘릴 수 있고, 택시 대란을 해결할 수 있다.”

택시 서비스 개선에 대한 요구도 많은데.
“택시 서비스는 3대 요소로 구성되는데, 자동차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은 투자하면 쉽게 개선할 수 있지만 핵심은 기사들의 서비스 개선에 있다. 아이엠택시는 입사 후 하루 8시간씩 4일간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승객들의 평가 등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아이엠택시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엠택시의 최대 장점은 기사들의 젊음과 친절함이다. 기사 평균 나이가 48세로 기존 택시보다 훨씬 낮다. 또 기사의 75%가 기존 택시 운행 경험이 없다. 택시 면허를 이용한 서비스이지만 기존 택시 서비스와 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기존에 택시를 운행했던 기사들도 아이엠택시를 운행하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대접 받으니, 스스로가 더 친절해지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아이엠택시는 기사 월평균 수익이 높다고 하던데.
“아이엠택시는 대형 택시와 탄력 요금제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기사들의 수입을 보전하고 있다. 동시에 택시에서 발생하는 수입 전체를 회사가 취합해 성과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는 전액 관리제로 택시 산업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개선했다. 아이엠택시의 경우 월 기본급여로 200만원을 지급하고, 수입에 따라 성과급으로 나머지를 충당한다. 전체 기사 평균 급여는 월 350만원 정도로 기존 회사 택시 대비 두 배 정도 높다. 올해 말까지 전체 기사 평균 급여 4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엠택시 수가 800여 대로 한정적인데, 더 늘릴 계획은.
“아이엠택시 수를 늘리는 게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다. 현재 손님이 불러서 아이엠택시가 도착하는 데까지 평균 5분 30초가 걸린다. 그런데 택시 수가 더 늘어나면 이 시간을 3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현재 택시 면허 1200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2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호출 시간을 확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이엠택시 사업 확장 계획은.
“수도권 중심의 아이엠택시 서비스를 2~3년 이내에 가맹 형태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수도권에서 직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2~3년 이내에 전국에 가맹 형태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택시 기사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가져가고, 손님들도 필요할 때 편안한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이엠택시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