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통 키논 로보틱스 창업자 중국 화중과기대(HUST), 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개발자 사진 키논 로보틱스
리통 키논 로보틱스 창업자 중국 화중과기대(HUST), 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개발자 사진 키논 로보틱스

인공지능(AI)의 발전과 보폭을 맞춰오던 로봇 산업의 성장세가 지난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슈까지 만나면서 고속도로를 탔다. 특히 우리 일상의 많은 일을 대신해줄 서비스 로봇의 도약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19년 310억달러(약 35조원)이던 전세계 AI 기반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24년 1220억달러(약 138조원)로 커질 것이라고 했다.

서비스 로봇의 성장이 눈에 띄는 건 인구 14억 명의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전자학회에 따르면 2019년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이던 중국 서비스 로봇 시장은 올해 38억6000만달러(약 4조3869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코노미조선’이 중국 서비스 로봇 기업 ‘키논 로보틱스(Keenon Robotics·이하 키논)’의 창업자 리통(李通)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다.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문을 연 키논은 빠르게 커가는 중국 서비스 로봇 시장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키논 로봇은 중국 내 약 500개 도시의 식당·병원·사무실·호텔·은행·공항뿐 아니라 미국·캐나다·영국·스페인·독일·호주·한국·일본 등 60개 이상의 나라로도 진출했다.

6월 16일 서면으로 만난 리 CEO는 “로봇이 반복적인 단순 작업을 맡아주면 사람은 그만큼 의미 있고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다”라며 “향후 10여 년간 로봇 황금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키논 로보틱스의 소독 로봇이 스스로 실내를 돌며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키논 로보틱스의 소독 로봇이 스스로 실내를 돌며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키논이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달라.

“서비스 로봇의 대중화를 목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로봇을 제조·운영하는 회사다. 자동 배치, 내비게이션, 분산 스케줄링 등 핵심 기술을 토대로 음식 배달 로봇, 호텔 로봇, 소독 로봇, 안내 로봇 등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 로봇을 자체 개발·양산한다. 지역사회 소매점부터 대형 호텔과 병원, 은행, 우체국, 기차역, 공항에 이르기까지 로봇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키논 제품이 들어간다. 일본 최초의 스마트 도서관과 미국·중국의 유명 레스토랑, 한국의 24시간 무인 카페 ‘스토랑트’ 등에서 키논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로봇 사업에 뛰어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화중과기대(HUST) 재학 시절부터 로봇 동아리 리더를 맡았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로보틱스 스튜디오의 로봇 운영 체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MS 리서치 아시아(Microsoft Research Asia)에 입사해서도 로봇 운영 체제 개발 업무를 맡았다. 로봇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큰 가치를 직접 창출해보고 싶어졌다. 로봇을 통해서 말이다. 이 마음이 결국 키논 창업으로 이어졌다.”

‘더 큰 가치’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키논 로봇이 많은 사람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서비스 산업은 반복적인 노동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로봇의 존재 가치는 단순 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이 더 의미 있고 창의적인 일을 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예컨대 주방과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음식을 나르는 음식 배달 로봇은 매일 300여 개의 쟁반을 싣고 150회의 배달에 나선다. 테이블 2~4곳의 음식을 한 번에 전달할 수 있고, 손님이 떠난 테이블 4~8곳을 돌며 남은 음식을 치울 수도 있다. 인간 종업원은 이 단순 노동을 로봇에 맡기고 고객 대응에 집중하거나 더 나은 서비스 개발을 고민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기회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 통제 기간에는 방역 최전선에서 소독 로봇이 근무했다. 현장 요원들에게 각종 물품을 전달하는 일은 음식 배달 로봇을 통했다. 배달 로봇은 전국의 중환자실과 격리 구역에 투입돼 활약했다. 이 모든 과정을 사람들은 지켜봤고, 서비스 로봇의 가치를 인정했다. 우리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이득이다.”

그래도 시장 내 경쟁사가 많아 녹록지 않을 것 같은데.
“키논은 라이다(Lidar), 머신 비전(Machine Vision) 등 로봇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통합하는 역량이 출중하다. 업계 최상위 실력임을 자부한다. 키논 로봇은 유동인구가 많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경로 탐색, 장애물 회피, 완전 자율 이동을 완벽하게 해낸다. 연간 20만 대 규모의 양산 시스템을 갖춰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키논의 장점이다. 양산은 생산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키논에 자금을 댄 투자자의 관점이 어떤지도 궁금하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수억위안을 조달했다. 초기 기관 투자자인 윈치파트너스(YUNQI Partners)의 말을 빌리자면, 서비스 로봇의 인기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다. 서비스 로봇은 사람을 대신해 반복적인 노동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인간은 시간을 절약하게 될 것이다. 향후 노동 시장에서 서비스 로봇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힘이 될 것이다.”

인간의 일자리 상실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 위해 탄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우리 스스로 분명히 해야 한다. 로봇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고, 사람은 더 의미 있는 작업을 하면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로봇 대중화는 상당한 규모로 진행되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감염병이 대중화를 앞당겼을 뿐이다. 영리한 서비스 로봇들은 재난 상황에서 일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향후 10년은 로봇 공학에 대한 열의가 고조되는 ‘로봇 황금기’가 될 것으로 본다. 키논은 사업 영토를 우리 주변의 생활 영역으로 확장하고, 더 많은 서비스 로봇 솔루션을 적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키논은 의료 소독 분야에서 국가 2급 의료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로봇의 역할을 더 크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plus point

서비스 로봇 육성 발 벗고 나선 中 정부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중국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후발 주자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진흥 정책을 마련하는 이유다. 중국은 2015년 제조 선진국을 목표로 내건 정책 ‘중국 제조 2025’에서 로봇을 10대 신흥 산업으로 지정했고, 2016년엔 ‘로봇 산업 발전 계획(2016~2020년)’을 내놓았다. 이어 2017년 12월에는 ‘차세대 인공지능 산업의 발전 추진 3개년 행동 계획(2018~2020년)’을 선보였다.

이 계획에서 중국은 2020년까지 스마트 가정 서비스 로봇과 스마트 공공 서비스 로봇의 양산과 실용화 계획을 밝혔다. 중국전자정보발전연구원(CCID)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서비스 로봇 시장이 오는 2023년까지 751억8000만위안(약 13조1843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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