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호 크몽 대표 단국대 컴퓨터공학과(중퇴), 컴퓨터 및 가전제품 전문 쇼핑몰 ‘라밤바’ 창업(1998년), 이종격투기 스트리밍 및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 ‘에프유비 유한회사’ 창업(2005년) 사진 크몽
박현호 크몽 대표 단국대 컴퓨터공학과(중퇴), 컴퓨터 및 가전제품 전문 쇼핑몰 ‘라밤바’ 창업(1998년), 이종격투기 스트리밍 및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 ‘에프유비 유한회사’ 창업(2005년) 사진 크몽

“기존 오프라인 중심 프리랜서 시장의 온라인화를 이끌었다. 원격 근무 등 기업이 일하는 방식이 프리랜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코로나19 시대, 제2의 성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 1위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 ‘크몽’의 박현호 대표는 2월 14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크몽은 프리랜서와 고객(의뢰인)을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으로, 2012년 박 대표가 창업했다. 국내 프리랜서 시장은 크몽 서비스 전에는 기존에 알던 사람들끼리 거래하는 오프라인 중심이었다. 이런 프리랜서 서비스를 박 대표가 온라인으로 옮겨 놨다. 가격을 표준화했고, 서비스 상품을 구체화했다. 프리랜서가 제공하는 무형의 서비스를 유형화해 온라인에서 판매한 것. 고객 입장에선 더욱 편리하게 프리랜서의 서비스를 확인하고 가격을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프리랜서가 모이기 시작했고 고객도 늘었다. 크몽 제1 성장기다. 현재 크몽은 디자인, 정보기술(IT)·프로그래밍, 영상·사진·편집, 마케팅, 번역 등 10여 개 영역 500여 개 카테고리에서 총 33만 건의 프리랜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가격은 5000원부터 4억원까지 다양하다. 크몽이 보유한 프리랜서는 20만 명이 넘는다. 물론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무료로 플랫폼에 등록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재택근무, 비대면 업무 등이 늘면서 프리랜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크몽 거래액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4월에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산업은행 등으로부터 31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크몽의 제2 성장기를 준비 중인 박 대표를 만났다. 


국내 1위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으로 성장했는데, 비결은. 
“프리랜서의 서비스를 고객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상품화한 게 통했다. 다양한 무형의 서비스를 고객이 편리하게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과거 프리랜서 시장은 아는 사람을 통해 거래되는 게 보통이었고, 2000년 이후 온라인 트렌드에 올라탔지만 가격은 물론 프리랜서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자세한 설명과 능력을 확인하는 게 어려웠다. 크몽은 서비스를 상품화해 이런 불편을 없앴다. 우선 가격을 명확히 표시하고, 서비스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고객이 프리랜서에게 일일이 전화해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또 크몽이 직접 평점을 매기고,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후기도 올릴 수 있도록 해 고객이 서비스를 판단하는 데 최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 크몽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만족하면서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고, 프리랜서는 물론 고객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했다.” 

코로나19가 프리랜서 시장에 미친 영향은. 
“비대면 업무로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프리랜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됐다. 코로나19 이전 ‘같은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업의 업무 방식과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일하는 장소와 시간이 자유로운 프리랜서에게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더구나 기업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필요한 전문 인력, 즉 프리랜서를 일시적으로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회사에 소속돼 일하는 정규직 형태가 아닌, 단기적으로 계약을 하고 일하는 프리랜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크몽의 경우, 코로나19 전과 후를 비교하면 거래액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이 커진 만큼 전략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크게 두 가지 변화에 집중했다. 우선 ‘빅 비즈니스’로, 규모 있는 기업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프리랜서는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의 일을 하는 게 보통이었다. ‘스몰 비즈니스’였다. 대기업은 이미 필요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프리랜서에게 일을 맡기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대기업도 프로젝트에 따라 프리랜서를 고용하고 있다. 풀타임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실력 있는 프리랜서를 구하는 것이다. 이에 크몽은 대기업과 프리랜서를 연결하는 ‘크몽 엔터프라이즈’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이 어떤 분야 전문가를 필요로 하면, 크몽이 보유한 실력 있는 프리랜서를 빠르게 연결하는 서비스다. 삼성·LG·카카오 등과 거래했고, 크몽 엔터프라이즈의 2021년 거래액은 2020년과 비교해 두 배 증가했다.”

전문 프리랜서만을 중개하나. 
“크몽의 서비스는 주로 전문 비즈니스 영역이 많은데, 생활 서비스 분야 인력을 매칭하는 아르바이트 매칭 서비스 ‘쑨(soon)’을 2018년 선보였다. 쇼핑몰의 제품 포장, 외식 업체의 음식 서빙 등이다. 코로나19로 타격받은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를 쓰는 게 부담인 상황을 감안해 서비스를 강화했다. 쑨 서비스를 통해 필요할 때만 아르바이트를 쓸 수 있다. 특히 아르바이트생이 갑자기 그만뒀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고객(자영업자)이 쑨 모바일 플랫폼에 업종과 장소, 날짜, 시간 등만 입력하면 된다.”

프리랜서 서비스에 대한 품질 관리도 중요할 것 같다. 
“프리랜서가 크몽 플랫폼에 서비스를 올린다고 무조건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야별 크몽 매니저들이 판매 전 서비스의 질을 일일이 확인하는데, 통과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또 평가를 계속해서 등급을 매기고 있다. 의뢰인이 문의했을 때 답하는 응대 속도, 작업물에 대한 고객 만족도 등을 바탕으로 평가한다. 프리랜서를 확보하는 것만큼 프리랜서의 실력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에서 신뢰를 잃는 순간 고객을 잃을 수 있다. 또 프리랜서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다. 그들이 크몽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프리랜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교육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다.” 

크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디자인, IT 개발 서비스의 인기가 많다. 디자인은 제품, 웹, 로고, 캐릭터 등 분야가 다양한데, 기업이 이런 많은 디자인을 스스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 크몽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크몽에 등록된 로고 디자인 서비스 수는 1000개가 넘는다. 이는 분야별로 세분화된 프리랜서를 보유한 크몽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비즈니스가 디지털화되면서 IT 분야 서비스도 인기가 많다. 인터넷 사이트의 트래픽을 추적·보고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IT 개발자 션(Sean)이라는 분이 크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는 크몽에서 지난 5년간 약 1억2000만원을 벌었다.” 

크몽은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 시대, 유용한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꼭 프리랜서만 크몽을 이용하는 건 아니다. 직장인도 퇴근 후 시간, 주말 등을 이용해 자신이 가진 전문 능력을 바탕으로 아르바이트 등을 할 수 있다. 최근 통계를 보면 프리랜서가 아닌 직장인의 80%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걸 생각한다’고 한다. 프리랜서가 과거 마이너한 특수한 직업이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한 직장에 오래 소속돼 일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다양한 기업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국내 프리랜서 시장은 여전히 초기다. 더 많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장을 더 키울 것이고, 크몽이 돈을 버는 것은 다음 문제다. 물론 시장이 크면 수익도 따라온다. 또 개인이 가진 지식과 노하우, 특히 돈을 둘러싼 모든 것을 콘텐츠화해 크몽의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런 서비스를 전자책, 영상 등 다양한 포맷으로 만들어 판매할 것이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