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툰베리가 2019년 12월 20일, 70번째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Skolstrejk För Klimatet)’을 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그레타 툰베리가 2019년 12월 20일, 70번째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Skolstrejk För Klimatet)’을 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19 올해의 인물’로 17세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 툰베리는 ‘올해의 인물’ 92년 역사상 최연소 주인공이자 최초의 10대(선정 당시 16세)다.

지금까지 ‘타임’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윈스턴 처칠, 로널드 레이건,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처럼 역대 미국 대통령이나 엘리자베스 2세, 헨리 키신저, 프란치스코 교황 등 유명 인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아폴로 8호의 우주인, 에볼라 치료 의료진, 내부 고발자 등 사회적으로 의미 깊은 인물을 꼽은 경우도 있었지만, 이들은 한 명이 아닌 다수였다. 그만큼 툰베리가 세계에 보여준 폭발력이 컸음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해 9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연합(UN) 기후 행동 정상회의 연설이다. 툰베리는 각국 정상과 산업계 관계자 앞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등 각종 환경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며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데도 당신들은 돈과 영원한 경제 성장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툰베리가 “나는 여기가 아닌 대서양 건너편 나라에 있는 학교에 있어야 하지만 당신들이 헛된 말로 나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며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다. 이 책임을 피해 빠져나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연설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관심을 반영하듯 미국 동영상 플랫폼 훌루가 툰베리의 삶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해 2020년 선보일 예정이다.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정치인부터 보통 사람에 이르기까지 환경 문제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든 툰베리에 대해 살펴봤다.


궁금증 1│그레타 툰베리는 누구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16세 기후 및 환경 운동가(16 year old climate and environmental activist with Asperger’s)’. 툰베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소개 문구는 그를 가장 잘 표현한다.

그는 2003년 1월 3일 스웨덴에서 태어난 10대 소녀다. 11세이던 2014년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레타에게는 환경 문제가 그 대상이다.

8세 때 지구 기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 계기였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보여준 바다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툰베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았다. 그는 2018년 5월, 스웨덴 지역 신문이 주최한 기후 변화 에세이 대회에 참가해 환경 오염에 대한 기사를 써 ‘가장 가치 있는 기사 상’을 받았다. 툰베리는 이후에도 기후 변화에 대해 깊게 공부했다. 그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남과 다른 것은 선물”이라며 아스퍼거 증후군 덕분에 환경 문제를 남과 다르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궁금증 2│환경 운동을 시작한 시기는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던 툰베리가 기후 및 환경 운동가로 나선 건 15세이던 2018년 8월 20일이다. 스웨덴은 방학이 8월이면 끝난다. 하지만 툰베리는 이때부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툰베리는 시위를 할 때면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Skolstrejk För Klimatet)’이라는 팻말과 사람들에게 나눠줄 종이를 준비했다. 종이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애초 툰베리는 스웨덴 총선이 예정돼 있던 2019년 9월 7일까지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위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총 70번의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궁금증 3│1인 시위는 어떻게 세계적인 운동으로 성장했나

툰베리는 매주 금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홀로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을 지켰다. 그시간 교실에 있어야 할 소녀에게 시민들은 관심을 보였다. 누구인지, 뭘 하는지를 묻던 이들이 툰베리와 뜻을 함께하기 시작한 것. 시위 두 번째 날, 몇몇 사람이 툰베리 곁을 지켰다. 세 번째 날에는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왔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엄마, 흰머리가 난 중년 여성들이 툰베리와 함께했다.

학교 파업 규모가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것은 SNS의 공이 컸다. 툰베리는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SNS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학교 파업 사진을 공유하고 SNS에 기후 변화와 관련된 내용을 올리면 시위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도 함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툰베리는 자신이 학교 파업을 하는 현장 사진을 꾸준히 SNS에 올렸다. SNS로 퍼진 이야기는 언론에 소개됐고 대중의 관심과 참여율은 더욱 높아졌다. 학교 파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져 국회의사당 앞이 좁을 정도였다.

툰베리는 SNS를 통해 시위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그가 벌인 1인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이라는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수백만 명의 학생이 툰베리의 영향을 받아 학교 밖으로 나왔다. UN 기후 행동 정상회의를 나흘 앞뒀던 지난해 9월 20일에는 북미·유럽·아시아·아프리카에서 기후 파업이 동시에 벌어졌다.


궁금증 4│대표적인 활동은

툰베리는 2019년에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해 1월에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 기후 행동 정상회의, 12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UN 기후 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 연단에 서서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했다.

툰베리는 UN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 대신 2주 동안 보트를 타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대서양을 건넜다. 태양광 패널과 수중 터빈을 갖춘 약 18m(60ft)짜리 경주용 요트는 바다를 건너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스웨덴에서는 비행기 탑승을 수치스러운 일로 여기는 문화 현상인 ‘플뤼그스캄(Flygskam)’이 생겼다. 반면, 비행기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기차 여행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뜻의 ‘탁쉬크리트(Tagskryt)’라는 말도 탄생했다. 툰베리의 이야기를 다룬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에 따르면, 비행기 승객 한 명이 1㎞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5g으로 기차(14g)보다 20배 이상 많다.

이외에도 툰베리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환경 운동가로 활동 중인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만났다. 또한 기후 변화에 대한 에세이를 녹음한 음악도 만들었다.

세상은 이에 화답했다. ‘타임’에 이어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2019 과학계 주요 인물 10인’ 중 한 명으로 툰베리를 꼽았고,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양심 대사상’을 수여했다. 앞서 잡지 ‘GQ맨’은 그를 ‘2019 올해의 게임 체인저’로 선정하고 10월호 표지 모델로 삼기도 했다.


궁금증 5│툰베리의 부모는 누구

툰베리는 스반테 툰베리, 말레나 에른만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 중 첫째다. 어머니 말레나는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는 스웨덴 최고의 오페라 가수다. 하지만 말레나는 2016년 이후 장거리 이동을 삼가고 있다. 툰베리의 의사에 따라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스반테는 연극배우로 현재는 툰베리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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