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NBA의 스타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가 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스타트업 ‘리프트’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YMCA와 제휴해 전국에 있는 불우한 젊은이들에게 ‘리프트’의 공유 전기 자전거 회원권을 1년간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은 르브론 제임스. 사진 블룸버그·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NBA의 스타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가 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스타트업 ‘리프트’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YMCA와 제휴해 전국에 있는 불우한 젊은이들에게 ‘리프트’의 공유 전기 자전거 회원권을 1년간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은 르브론 제임스. 사진 블룸버그·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미국 프로농구리그(NBA) 현역 중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더 킹’ 르브론 제임스(36·LA 레이커스)의 광폭 행보가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억만장자를 꿈꾼다. 최근 미디어 분야 오랜 지인 매버릭 카터 ‘언인터럽티드(Uninterrupted)’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세운 뉴미디어 ‘스프링 힐’이 1억달러(약 1200억원)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제임스가 미디어 제국 건설에 나섰다”고 6월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한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프링 힐’은 제임스가 어릴 때 살던 아파트 단지 이름이다. 블룸버그는 스프링 힐을 ‘브랜드의 집’이라고 칭하고 “월트 디즈니의 스토리텔링 파워, 파타고니아의 사회적 영향력, 나이키의 쿨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미디어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스프링 힐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에 이은 농구 관련 기대작인 ‘스페이스 잼, 새로운 유산’에 투자했다. 타임 워너가 제작하고 2021년 개봉하는 이 영화에는 제임스가 직접 출연한다. 스프링 힐은 A급 저명인사가 출연하는 미국 방송 HBO의 토크쇼도 기획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투자 은행가인 폴 워커는 “스프링 힐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커뮤니티에 힘을 실어주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과거에도 스포츠로 떼돈을 번 스타들은 있었고, 오늘도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그러나 제임스처럼 미디어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경제와 산업, 더 나아가 정치 분야까지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제임스의 광폭 행보를 세 가지 포인트로 분석했다.


르브론 제임스(오른쪽)는 오랜 지인 매버릭 카터 ‘언인터럽티드’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뉴미디어 ‘스프링 힐’을 창설했다. 사진 블룸버그
르브론 제임스(오른쪽)는 오랜 지인 매버릭 카터 ‘언인터럽티드’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뉴미디어 ‘스프링 힐’을 창설했다. 사진 블룸버그

포인트 1│억만장자 꿈꾸는 르브론 제임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캐스팅에 따르면, 제임스는 지난해 소속 팀 LA 레이커스로부터 연봉 3740만달러(약 449억원)를 받았고,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블레이즈 피자와 코카콜라 등과 스폰서십을 통해 5500만달러(약 661억원)를 챙기는 한편, 종신 계약을 한 나이키로부터도 3200만달러(약 384억원)를 받았다. 한화로 약 1494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한 해 동안 번 것.

과거 투자 성과도 좋다. 일례로 제임스는 지난 2011년 650만달러(약 78억원)에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클럽 리버풀 자산의 2%를 취득했는데, 리버풀의 자산 가치가 2019년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로 증가함에 따라 그의 투자액은 4300만달러(약 517억원)로 7배가량 커졌다. 블레이즈 피자와 미국 부동산 회사 브렌우드 어소시에이츠 등의 투자도 이와 비슷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본인의 꿈을 ‘빌리어네어(billionaire·억만장자)’라고 공공연히 드러낸다. 그는 본인 전문 분야인 스포츠 외에 다른 사업 계획이 딱히 없는 다른 스포츠 슈퍼스타들과는 다르다. 자신의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행동으로 옮긴다. 미디어 산업 진출은 그의 이 같은 야망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스프링 힐은 모든 종류의 저평가된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소비자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했다.


르브론 제임스가 인종 차별로 숨진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남긴 말 “숨을 쉴 수 없다”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사진 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르브론 제임스가 인종 차별로 숨진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남긴 말 “숨을 쉴 수 없다”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사진 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포인트 2│흑인으로서 정체성과 정치 활동

제임스는 6월 1일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인종 차별로 살해당한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했던 말인 “숨을 쉴 수 없다”라는 글씨가 쓰인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우리는 항상 표적이 된다”라는 글과 함께 올렸다. 이처럼 제임스는 흑인으로서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인종 차별 등 민감한 미국 내 정치·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6680만 명의 팔로워 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이용해 목소리를 높인다.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그는 2008년 버락 오바마를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흑인이 다시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흑인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모어 댄 어 보트(More Than a Vote)’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그는 “사람들이 마침내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라며 “지금이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낼 시간이다”라고 했다.

이 단체는 올해 11월 대선에 맞춰 흑인의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는 한편 흑인의 선거권 제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투표로 미국을 바꿔보겠다는 사실상의 정치 단체인 것이다. 이처럼 제임스의 정치적 행보가 두드러지자 일각에서는 그의 대통령 출마를 거론하기도 한다.

흑인 칼럼니스트 테렌스 무어는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제임스의 대통령 출마를 권유했다. 무어는 “B급 영화배우(로널드 레이건), 리얼리티 TV쇼 진행자(도널드 트럼프)도 백악관에 입성했다”라며 “스포츠 유명 인사인 제임스는 왜 안 되는가”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과거 복서 무하마드 알리 등 일부 흑인 스포츠인이 정치·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냈으나 제임스와 같은 솔직함과 끊임없는 행동주의를 겸비하지는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임스는 올해 2월 미국 일간지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르브론 제임스가 출연할 예정인 ‘스페이스 잼, 새로운 유산’ 포스터. 사진 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르브론 제임스가 출연할 예정인 ‘스페이스 잼, 새로운 유산’ 포스터. 사진 르브론 제임스 인스타그램

포인트 3│꿈을 현실화할 오랜 파트너들

아무리 이상이 커도 현실화할 능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제임스에게는 유년기부터 함께한 파트너 조직 ‘LRMR’이 있다. 이는 농구계 내외에서 제임스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업을 주도하는 일종의 브랜드다. LRMR은 르브론 제임스, 랜디 밈스, 매버릭 카터, 리치 폴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밈스와 카터는 제임스와 고향 애크런에서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동네 형들이다. 폴은 클리블랜드에서 스포츠 저지 장사하다가 제임스와 친해졌다.

밈스는 제임스의 소속 팀에서 그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한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는 LA 레이커스에 정식 고용돼 공식 직함도 있다. 카터는 2006년부터 제임스의 에이전트 업무를 지원했으며, 현재는 제임스의 농구 외 각종 사업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스프링 힐도 그와의 공동 작품이다. 폴은 현재 제임스의 에이전트다.

스포츠계에서는 LRMR처럼 선수가 개인 사업체를 조직하고, 농구계 곳곳에 관여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평가한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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