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대니얼 디네스 유아이패스 창립자 전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래머 사진 유아이패스릭 하쉬만 유아이패스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총괄 부사장 전 아마존웹서비스 아세안 총괄, 전 구글 클라우드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총괄 사진 유아이패스
왼쪽부터
대니얼 디네스 유아이패스 창립자 전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래머 사진 유아이패스
릭 하쉬만 유아이패스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총괄 부사장 전 아마존웹서비스 아세안 총괄, 전 구글 클라우드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총괄 사진 유아이패스

미국의 스타 펀드매니저인 캐시 우드가 테슬라 비중을 축소하고 투자를 확대해 화제가 된 기업이 있다. 바로 단순 업무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유아이패스(UiPath)’. 유아이패스는 블루프리즘·오토메이션애니웨어와 함께 세계 3대 RPA(로봇 활용 업무 자동화) 기업 중 하나다.

많은 이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유아이패스는 루마니아 최초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꼽혔던 기업이다. 올해 4월 뉴욕증시 상장에도 성공하고, 1분기 매출이 1억8620만달러(약 21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유아이패스를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이후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기술 수출 기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유아이패스는 전 세계 8500여 개 고객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유아이패스가 그중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있는 아시아·태평양이다.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데다 고령화로 인력 부족에 직면해 RPA가 필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유아이패스는 2017년 일본에 진출했고, 이후 싱가포르, 호주, 한국, 중국 등에 차례로 진출했다.

유아이패스 창업자인 대니얼 디네스 최고경영자(CEO)는 7월 12일 오후 화상으로 열린 유아이패스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회사의 발전, 제품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발전을 담당하는 지역이었다”며 “앞으로 RPA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업은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대니얼 디네스 CEO와 릭 하쉬만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총괄 부사장과 일문일답.


유아이패스의 RPA 기술을 설명해달라

대니얼 디네스 “유아이패스는 사람이 하는 업무의 패턴을 파악하고,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이를 자동화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한다. 유아이패스는 사람의 업무와 이를 모방하는 로봇사원 간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시맨틱 오토메이션’에 주목한다. 인간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이해해 업무를 보다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기업의 송장을 처리하는 업무를 하는 로봇이라면, 로봇은 송장을 인식하고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송장에 적힌 고객의 이름과 제품 가격, 수량 등 필요한 정보를 인식하고 습득하면, 다른 양식의 송장을 받더라도 데이터를 인식해 자료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이 일하는 방식과 비슷하며, 강력한 기술이 될 것이다.”


왜 사무 업무에 RPA를 활용해야 할까

대니얼 디네스 “지금도 많은 기술이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없다면 업무가 불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머지않아 업무 방식에서 획기적인 혁신이 벌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RPA는 근로자에게 필수품이 될 것이다.”

릭 하쉬만 “캡제미니에 따르면, 자동화를 미리 도입한 기업의 75%가 매출이 증가한 반면, 후발 기업은 37%만 매출이 늘었다. 선도 기업 중 75%는 비용을 절감했지만 후발 기업은 41%만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자동화를 도입하면 수입은 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지출은 절감할 수 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건 아닌가

대니얼 디네스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지기보다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인간은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대신 감독을 하면 된다. 농사 지을 때 곡괭이를 드는 대신, GPS와 드론을 활용해 농사일을 하는 셈이다. (사무 업무에서도) 인간은 창의적, 비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고객과 대화·협력하면 된다. 자동화가 단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건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세기 초 일본과 인도 모두 섬유 산업에 주력하고 있었고, 임금 수준도 비슷했다. 일본은 기계 장비를 도입하는 등 현대화·자동화에 열린 태도를 보였던 반면, 인도는 노조의 강한 반발로 변화하지 못했다. 그 후 일본은 주요 수출국으로 올라서고, 임금이 올랐고,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인도는 발전하지 못했다. 자동화를 거부한다면 과거에 멈출 수밖에 없다. 특히 고령화 국가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추후에는 인력이 없어서 헤매는 상황이 벌어질 거다.”

릭 하쉬만 “유아이패스의 목표는 ‘인간의 성취를 가속화한다’다. 임직원들은 자동화를 통해 반복적인 일 대신 창의성, 감정, 혁신과 같은 자신의 강점에 집중할 수 있다. 유아이패스 조사 결과, 사람들은 일주일에 5시간 이상을 반복적인 업무에 쏟고 있다고 한다. 유아이패스는 단순·반복 업무를 없애 시간을 절약하고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실례로 일본의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은 유아이패스 자동화 도입 이후 약 350만 시간을 절감한 바 있다.”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지 않나

릭 하쉬만 “아니다. 누구나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 유아이패스의 RPA 컨설턴트인 벤저민 위는 기술 직군이 아니었으나, 공부를 통해 2년 만에 RPA 컨설턴트로 성장했다. 태국에서 가장 큰 통신사 중 하나인 AIS타일랜드에는 벤저민 위 같은 시민 개발자가 800명 있다. RPA를 활용하면 직원들은 더 이상 월요일 회의에 필요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주말에 초과 근무를 할 필요가 없고, 더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쓸 수 있다. 수백만 명의 직원이 RPA를 활용한다면, 상상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는 이유는

릭 하쉬만 “일본과 한국의 경우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뛰어난 인재를 차지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거다. RPA는 가지고 있는 인재를 적절한 업무에 배치하고, 인재 유치 전쟁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경우 2020년에 100명의 생산가능인구가 노인 21.7명을 부양해야 한다면, 2067년에는 약 102.4명을 부양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사회에 진출하기 전부터 부담감이 막중하다. 자동화는 젊은 세대에 가중될 업무 부담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역동적이고, 기업가 정신이 살아있고 빨리 진화하는 편이다. 자동화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기업의 CEO들은 자동화를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프로세스 마이닝, 태스크 마이닝, AI, 도큐멘트 언더스탠딩 등 신기술을 열린 마음으로 도입해 시장을 선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