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진호 현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 마케팅팀, 전 CJ ENM 콘텐츠 마케팅팀, 전 tvN 채널 마케팅팀/신가영 현 서울대 경영정보전공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전 카카오 재무기획실, 전 SK플래닛 뉴커머스플랫폼팀, 전 KT 스마트로 법인영업팀/유진희 현 교육기업 전략기획실 전략기획팀장, 전 요기요 교육기획팀, 전 ING생명 COE부서/송경이 현 공기업 자회사 컨택센터 센터장, 전 요기요 교육컨설팅팀, 전 한국 코퍼레이션 QAA, 전 KTcs QAA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왼쪽부터
윤진호 현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 마케팅팀, 전 CJ ENM 콘텐츠 마케팅팀, 전 tvN 채널 마케팅팀
신가영 현 서울대 경영정보전공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전 카카오 재무기획실, 전 SK플래닛 뉴커머스플랫폼팀, 전 KT 스마트로 법인영업팀
유진희 현 교육기업 전략기획실 전략기획팀장, 전 요기요 교육기획팀, 전 ING생명 COE부서
송경이 현 공기업 자회사 컨택센터 센터장, 전 요기요 교육컨설팅팀, 전 한국 코퍼레이션 QAA, 전 KTcs QAA /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딴짓이 아니라 본업과 부업의 일치로 인한 커리어상 시너지 효과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나 주식을 하거나, 유튜브로 춤이나 노래를 가르치는 게 아니다. 회사에서 맡은 직무와 직접 관련된 보고서 작성법, 마케팅 팁 등을 같은 직무를 하는 직장인에게 온라인으로 강의하는 부업으로, 직무 역량을 강화해 본업에서 후배·선배들의 인정도 받고, 승진도 하는 ‘똑똑한 일거양득’이다.”

‘이코노미조선’은 회사 일과 직접 연관되는 직무 관련 온라인 강연을 하며 부가 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직장 내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회사 내 인정도 받으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직장인 4명을 11월 10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 사무실에서 만났다.

직장인 사이에서 부는 부업 열풍의 주인공들이다. 누구나 손쉽게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본업 외에 여러 개의 부업에 참여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지식 공유 플랫폼 해피칼리지가 직장인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49.2%가 현재 N잡(부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부업으로 벌어들인 월평균 수입은 95만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본업을 소홀히 하는 ‘딴짓’이라고 말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본업과 부업을 일치시킨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무 경험과 노하우를 강의로 체계화하면서 업무 역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수강생들과 소통하며 직장 선후배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조직 관리 능력도 키워져 회사 생활과 선순환이 된다고 말했다.

CJ ENM과 tvN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해 온 12년 차 직장인 윤진호씨는 직무 경험을 살려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마케팅 실무 관련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카카오, SK 플래닛, KT 스마트로 등 대기업에서 경영기획, 재무 등 업무를 해온 12년 차 직장인 신가영씨는 중간보고를 통한 의도 파악하기, 자료 선별하기 등 보고서 작성법 관련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신씨는 직무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지난 6월 경영정보전공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12년 차 직장인 유진희씨와 13년 차 직장인 송경이씨는 데이터 시각화 등 보고서 작성 방법을 강연하고 있다. 유씨는 ING생명, 요기요(위대한상상) 등에서 전략기획 등 업무를 맡았으며, 송씨는 KTcs, 요기요 등에서 사내교육 등 업무를 했다.


부업으로 직무 강의를 시작한 계기는.

유진희 “회사 팀 내에 90년대생 직원들이 내게 추천해줬다.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보고서를 쓰는 것뿐 아니라 어린 직원들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것까지 내 일이 됐다. 이때 보고서를 피드백받던 어린 직원들이 내게 탈잉 등 다양한 교육 플랫폼이 있으니 한번 강의를 해보라고 말했다. 어차피 이 정도 연차에 회사에서 더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선 이제 남을 가르칠 수 있는 경지에까지는 올라야겠다는 생각에, 기왕 하는 일 아예 체계적으로 강의를 만들어보고 부가 수입도 얻어 봐야겠다 싶어 전 직장인 요기요 동료인 송경이씨와 강의를 시작했다.”

신가영 “12년간 대기업 세 곳을 다니며 5개 이상의 직무를 경험하면서 나도 모르게 습득해 머리 저편 어딘가에 남아 있는 12년치의 직무적 지식과 노하우를 형식화·구조화해 공식적인 기록물로 남기고 싶었다. 10년 넘게 ‘언젠가 해야지’ 하면서 미루기만 했던 일에 강제적으로 돈이 걸린 마감 기한이 생기니까 바로 정리되더라. 나도 좋고 수강생도 좋고, 윈윈이라고 생각했다.”

윤진호 “내가 쌓은 경력과 직무적 지식·노하우가 마케팅 지망 대학생이나 직장인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며, 시장에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회사 업무의 일환으로 대학생 마케팅 그룹 운영을 맡으면서 깨달았다. 마케터를 꿈꾸는 학생들과 교류하다 보니 이들의 배움에 대한 욕구가 클 뿐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역으로 내가 배우는 것도 많았다. 또한 브런치 등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을 기록했는데 같은 일을 하는 직장인들로부터 이메일 등 직무 관련해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 배달이나 주식 등 다양한 부업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영역을 더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부업이 본업에 지장을 주지는 않나.

유진희 “보고서를 많이 쓰는 전략기획 부서에 있다 보니 보고서 강의를 준비하면서 내 역량도 많이 향상돼 과장에서 팀장으로 승진에 성공했다. 강연하면서 끊임없이 수강생으로부터 냉철한 피드백을 받고 항상 더 나은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은 결과다.”

신가영 “대기업 세 곳을 다녀봤지만, 체계적으로 일을 배워본 적은 거의 없다. ‘이렇게 해’는 있지만 ‘왜 이렇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들어보지 못했다. 내가 남을 가르쳐보면서 일의 원리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그 결과 내가 업무적으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조직 내 구성원도 많이 도와줄 수 있었다. 강의 자료로 만든 보고서 작성 방법을 팀 내 공유하면서 조직 매뉴얼 형성에도 기여했고 팀원들의 지지도 얻었다. 후배에게 일을 더 잘 설명해주는 선배가 될 수 있었다.”

송경이 “평일 저녁에는 최소 2일, 주말에는 하루를 투자해 지금까지 써본 보고서를 복기하고, 다양한 자료 등을 찾아보면서 강의 내용을 준비한다. 어차피 회사에서 해야 하는 것인데 업무 외 시간까지 더 투자해 더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면 업무 효율성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강의까지 준비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수강생 피드백은.

신가영 “수강생은 업무 지식이 전혀 없는 대학생부터 평가 방법에 대해 알고 싶어서 찾아온 기업 임원까지 다양하다. 가장 좋았던 피드백은 ‘왜 회사 팀장님이 내게 이런 말을 했는지 이제서야 알게 됐어요’였다. 아무리 잘 쓴 보고서라도 조직장의 의도가 담겨 있지 않고 컨펌받지 못하면 끝이다. 그러한 의도가 전달돼 기뻤다.”

윤진호 “수강생들과 카카오톡 방을 만들어 주니어 마케터끼리 서로 일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 대해 고민 상담하고, 마케팅 관련 여러 뉴스를 공유한다. 여기서 나 역시 바로 회사 직무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수강생들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가장 좋았던 것은 ‘내 일에 필요한 도움을 줄 딱 당신 같은 사람을 찾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내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희소성이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뿌듯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송경이 “부업을 하는 직장인이 많아지는 이유는 이젠 평생직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3년 주기로 이직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는 회사에도 마냥 나쁜 일은 아니다. 그만큼 직장인 개인이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고, 부업 역시 그 일환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딴짓’이 아닌 회사와 직결되는 부업을 하는 직장인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고, 나 역시 앞으로도 회사와 별도로 내 직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강연도 계속하고 책도 쓸 것이다.”

이소연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