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선 생활공작소 창업자 겸 대표전 이노컴즈 대표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김지선 생활공작소 창업자 겸 대표전 이노컴즈 대표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생활공작소’를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가게나 회사 화장실에서, 또는 친구 집에서 생활공작소 제품을 접했을 것이다. 핸드워시, 제습제, 물걸레 청소포 등 그 종류가 다양할 수 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흰 바탕에 검은 글자로 직관적인 제품명이 새겨진 제품을 떠올려보자. 슬슬 머리를 스치지 않는가.

생활공작소는 휘황찬란한 디자인이 주류였던 생활용품 시장에서 단순하고 주변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강조해, 새로운 유행을 만든 스타트업이다. 여기에 민감 반응이 일 수 있는 성분을 많이 배제한 데다 가격대도 합리적이어서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부터 어린 자녀를 둔 감각적인 주부까지 팬으로 만들었다. 2014년에 설립된 생활공작소는 꾸준히 제품군을 늘려 현재 주방·세탁세제, 청소용품, 욕실용품, 위생용품 분야에서 8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펫 상품도 본격적으로 출시했다. 

생활공작소는 2020년에 전국 CGV 화장실에 핸드워시를 비치했고 같은 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현재 유명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물론 올리브영·코스트코 매장에도 입점해 있다. 미국 아마존, 몽골 이마트에도 입점하며 해외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이런 확장세를 발판 삼아 생활공작소는 지난해 매출 3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CJ온스타일(CJ ENM 커머스 부문)과 IMM인베스트먼트, 에이벤처스 등 벤처캐피털(VC)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첫 기관투자)를 유치했다.

‘이코노미조선’은 4월 15일 서울 양평동 생활공작소 본사에서 김지선 대표를 만났다. 생활공작소를 창업하기 전에 온라인 광고 회사를 운영했던 그는 “온라인 광고를 해 본 경험이 있기에 좋은 상품을 만들면 판매하는 건 자신이 있었다”라며 “제품 성분에 예민해지고 깔끔한 디자인이 주목받는 시대적 분위기 덕을 크게 봤다”라며 운을 뗐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진 생활공작소
사진 생활공작소
생활용품을 다루는 회사는 많다. 생활공작소만의 차별점은.
“2014년에 회사를 설립하고 2015년에 본격적으로 상품을 출시하면서 보수적인 생활용품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세 가지 슬로건을 내걸었다. 합리적인 가격, 기본에 충실한 성분, 주변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지는 깔끔한 디자인. 일단 시작하는 브랜드이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출시했다. 또 당시 화학 제품 성분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뛰어난 기술력이 있는 회사가 아니므로 대단한 성분을 더하기보다는 안 좋은 성분을 최대한 빼는 쪽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예쁜 디자인보다는 깔끔한 디자인을 지향했다. 주로 생활용품 시장에서는 빨갛고 파란 원색 제품이 많았는데, 이제는 생활용품도 모던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어디에 놔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을 원했다. 소비자도 이 부분을 마음에 들어 했다.” 

 

디자인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우리 제품 디자인의 99%는 글자가 차지한다. 우리 같은 규모의 기업에서 독자적인 서체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우리는 2019년 한글날에 윤디자인과 협업해 ‘생활공작소’ 서체를 낼 정도로 글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깔끔한 디자인이 제일 어렵다. 글자 위치 하나만 이상해도 촌스러워 보이기 십상이다. 올해 우리는 8년 만에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브랜드아이덴티티(BI) 디자인도 공개했다. 원래 제품에 인장 형태의 로고를 프린팅했는데, 우리 제품이 인기를 얻다 보니 이를 따라 하는 회사가 많이 생겼다. 디자인 특허를 내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참에 더 고급스럽고 깔끔한 BI로 리뉴얼(개선)했다.”

첫 제품이 궁금하다.
“제습제였다. 아이러니하게 온라인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데도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원래 제습제는 옷장 안에 넣는 제품인데, 우리 제품을 산 고객들이 옷장에서 제습제를 꺼내 사진을 찍어서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면서 바이럴이 됐다. 우리 제품 디자인과 고객들의 집 분위기가 잘 맞았던 덕분이다. 그때만 해도 생활용품을 SNS에 올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진정한 의미의 바이럴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 덕에 제습제 출시 후 매출이 계속 두 배씩 느는 등, 당시 회사 규모 대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생활공작소를 소비자에게 알린 결정적인 일이 있나.
“시대적 운도 따랐다. SNS 바이럴과 함께 국내 1위 뷰티 애플리케이션(앱) ‘화해’ 덕도 많이 봤다. 화해는 각 화장품의 전 성분을 분석하는 뷰티 플랫폼이다. 당시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에 피부에 안 좋을 수 있는 화학 성분이 꽤 들어가 있었다. 모든 성분을 공개하지 않은 제품도 많았는데, 화해로 인해 ‘착한 성분’과 전 성분 공개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졌다. 착하고 투명한 성분에 관한 시대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그때 전 성분을 공개하는 생활용품 회사가 없었지만 우리는 2015년부터 성분을 모두 표기했다. 이후 정부에서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화학물질의 전 성분을 공개하는 방침을 내놨다. 협력사 사장들이 내게 ‘김 대표의 선견지명이냐’고 농담도 했다. 더불어 민감 반응이 일 수 있는 성분을 많이 뺀 덕에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생활용품 업체가 많다. 그중에서도 생활공작소가 돋보이는 이유는.
“우리는 특정 제품이 아닌 브랜딩 자체에 집중한다. 소수의 히트 상품에 의존하다 보면 상품 이름만 기억하고 회사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고자 생활공작소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 시장 상황은 굉장히 가변적이다. 트렌드에 좌우되기도 하고 인기 상품이 갑자기 안 팔릴 수도 있다. 우리는 위험 회피 차원에서라도 우리 이름을 먼저 알리고, 그 안에 다양한 상품을 담으려고 한다.”

최근 CJ온스타일과 여러 VC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동안 우리 힘으로 회사를 키워나가다 8년 만에 처음으로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CJ온스타일과 우리 모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친환경에 관한 니즈가 맞았다. 우리도 3~4년 전부터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향후 CJ온스타일과 친환경 가치 소비에 주목한 공동 상품을 개발하는 식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또 받은 투자금으로 디자인 리뉴얼에도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우리의 ‘팬덤’ 소비자에게만 제품을 팔았다면, 이제는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불특정 다수 고객으로까지 고객층을 늘리려고 한다.”

친환경 트렌드를 지향하는가.
“물론이다. 초기엔 비용 문제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지 못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성원 간 합의가 있었다. 요즘은 친환경 제품 위주로 출시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펫 상품을 출시했는데, 펫 샴푸는 프랑스 이브 비건(EVE VEGAN) 인증과 EWG 그린 등급을 받았다. 앞으로 최대한 친환경적이고 ESG를 실천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런 방향은 소비자가 생활공작소에 거는 기대와도 일치한다.”

생활공작소의 향후 계획은.
“유·무형 상품을 결합해 생활 전반을 다룰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다. 제품뿐만 아니라 청소와 이사, 세탁 등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소비자가 생활공작소 플랫폼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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