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호 AWS코리아 대표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미 카네기멜런대 석사,전 한국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 사장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함기호 AWS코리아 대표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미 카네기멜런대 석사,전 한국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 사장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국내 최대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타이어는 최근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을 이용해 기술 혁신을 꾀하고 있다. 세계 160여 개국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만큼 고객사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회사 경영 성과와 직결된다. 이제까지는 34개 해외 법인별로 수요 예측을 수기(手記) 측정했는데 담당자 역량에 따라 정확도 차이가 컸다. 하지만 2020년부터 AWS(아마존웹서비스)가 제공하는 AI 기반 예측 알고리즘을 이용해 기술 검증을 한 결과, 수치 정확도가 놀랄 만큼 개선됐다. 올해로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는 AWS는 제조·유통·금융 등 각 분야에 걸쳐 이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고객사들의 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5월 23일 AWS코리아의 함기호 대표를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AWS코리아의 성과는.
“2012년 서울 사무소를 오픈했을 때는 서울 리전(Region)이 없어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리전을 사용해야 했다. 그 후 한국 시장이 성장해 2016년 세계 12번째로 서울 리전을 정식 오픈했다. 2016년 2개였던 가용 영역(Availability Zone)도 2020년에 4개로 늘었다. 가용 영역이 4개 이상인 곳은 미국 동·서부, 일본과 한국 등 전 세계 네 곳뿐이다. 또한 2016년 24개에 불과했던 서비스가 2022년에는 160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고객 수는 수백 명에서 수만 명으로, 파트너사는 수십 개에서 1000개 사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국은 게임 산업 등 디지털 분야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고객사의 눈높이와 요구 사항도 까다롭다. 그에 맞추기 위해 여러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SK텔레콤과 계약을 통해 작년에 출시한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소스 또는 사용자와 가장 근접한 곳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 분야의 웨이브렝스(Wavelength) 솔루션이다. 미국, 일본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출시했다.”

국내 고객사와의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소개해 준다면.
“지난 5월 ‘AWS 서밋 코리아(Summit Korea)’에서도 소개된 바 있지만, 당근마켓·이마트·신한금융투자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당근마켓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가 서비스 규모가 커지면서 트래픽 증가, 글로벌 진출, 정책 대응, 보안 등 요구 사항이 늘었는데, ‘아마존 오로라(Amazon Aurora)’와 ‘아마존 다이나모DB(Amazon DynamoDB)’ 등 AWS의 다양한 데이터베이스(DB)와 관리 서비스를 활용해 적은 인력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현재 당근마켓은 한국과 해외 4개국 440개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8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는 본사 HR팀에서 먼저 제안이 와서 파트너십을 맺게 된 사례인데, 신선 식품 매입·저장·상품화 처리를 고도화한 신선 물류 시스템과 소비자 접점 이마트 모바일 앱 개발환경을 AWS 클라우드로 이전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계 최초로 AWS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했다. AWS를 도입한 결과, 신한금융투자는 자체 구축 대비 구축 기간과 비용을 90% 줄일 수 있었다.”

AWS 클라우드 서비스의 강점은 무엇인가.
“업계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AWS는 2021년 기준 3000여 개가 넘는 서비스와 기능을 업데이트 했다. 이를 바탕으로 확보한 고객 수, 비즈니스 경험치는 다른 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조직 문화다. 본사에서 개발되는 서비스의 90% 이상이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AWS의 서비스를 개발·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ASW가 작년 연례 기술 행사에서 출시를 밝힌 노코드(No Code·코드를 몰라도 개발할 수 있는) 머신러닝 솔루션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캔버스(Amazon SageMaker Canvas)’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당시 애덤 셀립스키(Adam Selipsky) AWS 최고경영자(CEO)는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 머신러닝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이 솔루션을 통해 머신러닝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AWS는 그간 머신러닝의 ‘민주화’를 주장해 왔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물론, 모든 사람이 머신러닝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세이지메이커 캔버스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서비스로, 머신러닝 능력이나 경험이 없는 일반 분석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요즘 기업의 최고 관심사는 디지털 전환이다.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며, AWS는 이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아직도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활용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클라우드로 넘어오더라도 단순히 데이터를 쌓아놓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우선 데이터·비디오·음성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에 가장 적합한 DB를 각각 구축하고, 그다음으로는 이렇게 다양한 DB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데이터 레이크(data lake·구조화되거나 반구조화되거나 구조화되지 않은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처리·보호하기 위한 중앙 집중식 저장소)에 담아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다양한 분석 툴을 사용해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때 AWS의 세이지메이커 등 머신러닝과 AI를 활용한 AWS의 서비스가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회사 와디즈도 AWS의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해 데이터 관리와 서비스 운영 등에 활용하고 있다.”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큰데, 정보 안전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WS 클라우드 인프라는 군사·글로벌 은행같이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요건을 충족시키도록 설계됐다. 이따금 터지는 보안 사고는 클라우드가 뚫린 게 아니라, 고객사가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AWS는 정보 안전성을 우리와 고객사 양측의 책임(shared responsibility)으로 생각한다. 고객이 애플리케이션 보안 조치를 실행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지침서를 제공하고, 데이터 관리법 교육이나 보안 취약점 컨설팅 등을 시행해 고객사가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고객사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몇 년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98개의 보안 인증과 승인을 취득했다.”

요즘 기업의 화두인 다양성과 ESG 경영을 위해 AWS코리아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아마존 그룹은 원래 14개 리더십 원칙을 갖고 있는데, 작년 앤디 재시(Andy Jassy) CEO가 취임하면서 원칙이 두 개 더 늘었다. 지구상 최고의 고용주(employer)가 되는 것과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환경적·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아마존 그룹 차원에서 2040년 탄소 배출 제로(zero) 목표를 세우고, 회사 내부적으로 2025년까지 운영 전력을 100%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포용·다양성·평등 측면에서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청음 복지관 학습 지원,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 기술 분야의 여성들을 위한 모임인 걸스인텍(Girls in Tech) 지원, 스타트업 회사들을 위한 창업 사관학교 및 인재 육성 부트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AWS코리아의 향후 계획은.
“고객사들의 눈높이에 맞춰 본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발 빠르게 출시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혁신이라는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 국내 대학생 및 IT 인력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을 전개하고, 클라우드 활용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탄소 감축 및 지속가능성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Keyword

리전과 가용 영역 가용 영역은 1개 이상의 물리 데이터센터를 묶은 논리적 데이터센터. 리전은 이러한 가용 영역이 2개 이상으로 구성된 지리적 영역.

오윤희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