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승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회장  단국대 행정학, 동국대 행정학 석사, 현 투어2000 대표,  현 서울시 관광인 명예시장, 현 한·일경제협회 이사,  전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사진 박용선 기자
양무승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회장 단국대 행정학, 동국대 행정학 석사, 현 투어2000 대표, 현 서울시 관광인 명예시장, 현 한·일경제협회 이사, 전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사진 박용선 기자

“여행·호텔·식당 등 관광업 종사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직업을 잃고 아르바이트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내 관광업 전체적으로 인력난, 인프라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최근 관광업이 회복세를 띠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위기 상황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양무승 서울특별시관광협회(STA) 회장은 5월 30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국내 관광업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그는 “현재 여행·호텔업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5~10% 정도 회복했을 뿐”이라며 “작은 부분의 관광업 회복 분위기에 취해,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회복기에 맞는 적절한 대책과 전략을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관광협회는 1961년 관광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최초의 법정 관광 단체다. 여행사, 관광호텔, 식당 등 서울 소재 관광 분야 기업 5000여 개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회원사에는 호텔롯데 등 대기업도 있지만, 노랑풍선 등 중견 및 중소기업이 많다. 협회는 서울시에 관광업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고, 회원사의 성장, 나아가 서울 관광업 발전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로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어느 정도인가. 
“대형 여행·호텔 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견디고 있지만, 중소 여행·호텔 기업의 경우 개점휴업에 들어간 곳이 많다. 코로나19는 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중소 여행·호텔 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거의 제로(0) 상태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 약 2년 반 동안 지속됐고, 현재도 비슷한 상황이다. 버티는 것 말고는 딱히 답이 없었다. 

중소 여행사의 경우 부부가 운영하거나 사장이 직원 한두 명을 둔 곳이 많다. 이런 여행사 사장들은 회사 문을 닫고, 생계유지를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 또는 서울시 관광 방역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서울 소재 1급 이하 호텔도 개점휴업 한 곳이 많다. 문제는 휴업으로 직원들이 흩어졌고, 세탁 등 호텔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 업체도 일이 없어 문을 닫으면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 업체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협회는 어떤 역할을 하나.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하며 관광업 회복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주요 관광지에 코로나19 방역을 지원했다. 특히 관광업 종사자를 방역 관리원으로 채용하며, 일자리를 제공했다. 올해 서울시가 서울 소재 관광 분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65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 자금을 지원하는 데도 힘썼다. 기업당 300만원이 지급됐다. 현장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정부에 알리고 그에 맞는 지원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회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등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관광업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은데. 
“관광업이 회복세를 띠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란 걸 알아야 한다. 특히 업종별로 상황이 각기 다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식당이 먼저 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0% 정도 회복됐다. 그러나 여행·호텔업은 여전히 위기 상황이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5~10% 회복한 수준이다. 외국인의 국내 여행 또는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살아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국제선 여객 수가 2년 1개월 만에 60만 명을 넘어섰다. 5월 국제선 여객 수는 94만2134명이었다. 회복세는 맞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국제선 여객 수(1030만2928명)와 비교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래도 관광업 회복에 긍정적 요인도 있지 않나. 
“코로나19로 해외여행에 목말랐던 사람들이 여름휴가 시즌에 맞춰 해외로 나가려고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국제 항공편이 줄었고, 정부의 항공 관련 방역 규제가 완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 

전기차의 ‘F1(세계 최대 카레이싱 대회)’으로 불리는 ‘포뮬러E’의 오는 8월 서울 잠실 개최도 관광 산업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2014년 시작한 포뮬러E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서울시는 포뮬러E에 K팝 콘서트, 포켓몬 퍼레이드 등을 더한 ‘서울 페스타 2022’를 열 계획이다. 관광 업계가 이런 이벤트에 맞춰 잘 준비해야 한다.”

관광업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시기를 언제로 보나. 
“올해는 작년과 비교해 그나마 나아지겠지만, 2023년은 돼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국내 여행 또는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어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전과 같은 수준으로의 회복을 전망하기란 쉽지 않지만, 2024년은 돼야 할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여행·관광 트렌드 변화는. 
“단체 여행이 아닌 소규모 개별 여행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이런 여행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더 뚜렷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단체 여행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안전, 비용 등 단체 여행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 아프리카 등 치안이 불안한 국가 여행의 경우 여전히 단체 여행이 더 적합하다.” 

첨단 기술이 관광업에 접목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렇다. 트래블테크(Travel-Tech)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관광업에 접목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여행, 호텔 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소비자는 이 앱을 통해 간편하게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소비자의 여행 정보를 바탕으로 한 초개인화 여행 및 관광 서비스 상품 개발도 가능해졌다. 이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국내 여행·호텔 분야 중소기업은 이런 기술이 부족하다. 서울시와 회원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관광업 발전을 위해 조언한다면. 
“한국의 아이돌그룹 BTS와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영화 및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문화 콘텐츠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이 만든 음악, 영화, 드라마를 수출하는 것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이런 콘텐츠를 한국에 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K팝 전문 공연장을 늘릴 필요가 있다. 공연은 물론 한국 문화를 즐기고, 호텔 등에 묵으며 다양한 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