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플래그십 고성능 슈퍼카 ‘더 뉴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가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주행하고 있다. 사진 아우디
아우디의 플래그십 고성능 슈퍼카 ‘더 뉴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가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주행하고 있다. 사진 아우디

아우디가 지난 2월 한국 시장에 출시한 플래그십 고성능 슈퍼카 ‘더 뉴 아우디 R8 V10 퍼포먼스’를 강원도의 자동차 경주장 인제스피디움 2.57㎞ 서킷에서 시승했다.

휠베이스를 확장하지 않은 2인승 미드십의 외관은 슈퍼카에 기대하는 날렵한 모습 그대로다. 정면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요소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적용된 레이저 라이트 LED 헤드라이트와 LED 테일 라이트다. 일반 LED보다 밝고 촘촘하게 배열된 광선을 통해 시인성을 높여 안전한 주행을 도울 뿐 아니라 외관의 우아함을 한층 강조한다. 무게는 가볍지만 강성은 더 높은 카본 파이버(탄소섬유)가 내외장에 상당량 사용됐다.


아우디 모터스포츠 DNA 장착한 슈퍼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고성능 슈퍼카 분야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며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자 아우디도 슈퍼카 개발에 나섰다. 그렇게 탄생한 모델이 R8이다. 1999년, 세계에서 가장 힘든 지구력 경주인 르망에 데뷔한 아우디 R8은 그해 종합 3위를 차지하며 시상대에 올랐고, 2000년 아우디 르망을 비롯해 2005년까지 80개 스포츠카 경주에서 총 6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 전설적인 레이스카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R8은 아우디 모터스포츠 DNA를 양산차에 그대로 접목했다. 주행 성능과 내·외관 디자인은 ‘레이싱 트랙에서 태어나 도로를 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Born on the Track, Built for the Road)’는 R8의 슬로건에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서킷 출발선에 선 R8 V10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스타트 버튼이었다. 일반 차량의 스타트 버튼은 스티어링 휠 옆에 있지만, R8 V10의 스타트 버튼은 스티어링 휠 위에 있다. 마치 로켓을 발사하듯 스티어링 휠 오른쪽 위에 돌출된 빨간색 스타트 버튼을 눌러 최고 출력 610마력에 이르는 짐승의 잠을 깨웠다. 거친 배기음이 현악기의 나무 몸통을 통과하듯 울려 퍼졌다.

첫 주행은 컴포트 모드로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밟자 차가 튕겨 나가듯 속도를 냈다. 극한의 모터스포츠 환경에서 탄생한 모델답게 가속 반응이 민첩했다. R8은 아우디 양산차 중 유일하게 자연흡입 10기통(V10) 5200cc 직분사 엔진을 쓴다. V10 엔진은 람보르기니가 아우디와 협업해 처음 개발한 엔진으로, 람보르기니 슈퍼카 우라칸과 공유한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V10 엔진을 장착한 양산차는 람보르기니와 아우디를 비롯해 BMW, 렉서스 등 일부 모델에 불과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순식간에 RPM(분당 회전수)이 8500 이상까지 치솟았다. 5.2L V10 가솔린 직분사(FSI) 엔진에 수동 변속기를 자동화한 7단 S-트로닉(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된 R8 V10은 8100RPM에서 최고 출력 610마력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57.1㎏·m이다. R8 V10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끌어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식적으로 3.1초이지만, 실제 모터스포츠 선수들이 주행하는 경우 2.8초 정도라고 한다.


R8 V10 외관. 사진 아우디
R8 V10 외관. 사진 아우디
R8 V10의 내부. 사진 아우디
R8 V10의 내부. 사진 아우디

10기통 엔진이 내는 폭발적인 주행 성능

가속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스티어링 휠을 꺾을 때 낮은 차체가 도로를 꽉 움켜쥐고 달리는 덕분에 정신없이 이어지는 다음 곡선 구간에도 재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다.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자 주행감은 더 단단해졌다. 가속력도 다이내믹 모드에서 훨씬 빠르게 붙는 느낌이었다. 500m 직선 코스에서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자, 굉음을 내며 폭발한 R8 V10은 시속 220㎞까지 속력을 높였다. R8 V10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력은 331㎞다. 직선 코스가 200~300m만 더 길었어도 최고 속력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중력 가속도가 1G에 도달했을 때 운전자 자세를 고정시켜주는 버킷 시트 역시 인상적이었다.

전체 트랙 중 70~80%가 곡선 구간인 인제스피디움은 R8 V10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 더없이 적합했다. 180도로 꺾이는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는 미드십 슈퍼카의 주행 능력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가 주로 채택하는 미드십 방식은 엔진을 차 중앙에 얹어 50 대 50의 무게 비율을 만들어내, 이상적인 구동 환경을 조성한다. 아우디 측은 “R8 V10에는 아우디의 상시 사륜구동인 콰트로 시스템이 탑재돼 주행 상황에 따라 액슬 간 구동력을 다양하게 배분한다”며 “덕분에 주행 안정성이 높고 변속 퍼포먼스도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곡선 구간에서 급격하게 가속, 감속하는 경우에도 변속이 부드러웠다. 아우디는 주행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기어비를 변화시켜 정교하고 직접적인 핸들링을 가능하게 해 주는 다이내믹 스티어링을 적용했다. 속도를 끌어올린 것만큼 제동 능력도 탁월했다. 폭발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린 뒤 인스트럭터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미끄러짐 없이 속도를 낮췄고, 오른발이 다시 가속페달을 밟자 곧바로 치고 나갔다. R8 V10에는 일반 스틸 브레이크보다 70% 가벼우면서 제동력을 높인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장착됐다. 스티어링 휠에 시프트 패들이 장착돼 있어 보다 정교하게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곡선 구간을 지날 때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시프트 패들로 기어를 저단 변속하면 속도가 더 부드럽게 제어됐고, 이후 속도를 높일 때 운전하는 재미가 한껏 높아졌다.

R8 V10에는 다양한 편의사양이 적용됐다. 초음파 센서로 차량과 외부 물체 간 거리를 측정하는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이 장착됐고, 12.3인치 아우디 버추얼 콕핏은 모든 차량 관련 정보를 직관적으로 컨트롤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10기통 엔진을 단 R8 V10의 복합연비는 6.0㎞/L(도심 5.1㎞/L·고속도로 7.5㎞/L)에 불과하지만, 일반 주행에서는 5기통 모드를 사용해 연비를 개선한다. 차 길이는 4430㎜, 높이는 1940㎜, 공차 중량은 1695㎏이다. 가격은 2억5757만원(부가세 포함·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연선옥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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