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 올해 2월 출시된 테슬라 SUV 모델Y. 사진 테슬라
국내 시장에 올해 2월 출시된 테슬라 SUV 모델Y.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올해 2월 국내 시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를 출시했다. 앞서 출시된 테슬라의 또 다른 SUV 모델X의 보급형 차량이다. 모델Y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높은 중형차급에 속하는 차량이어서 소비자의 관심이 많았다. 스탠더드 레인지, 롱 레인지, 퍼포먼스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었는데 스탠더드 레인지 트림은 전 세계적으로 판매가 중단됐다. 상대적으로 주행 거리보다는 성능을 강조한 모델인 퍼포먼스 트림을 타고 서울 광화문에서 경기도 구리까지 왕복 약 60㎞를 몰아봤다.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 모델3, 모델X 등의 외관은 거의 유사한데 모델Y도 마찬가지다. 세단인 모델S와 모델3를 위로 늘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모델X와 모델Y는 외관만 보면 구분하기가 어렵다. 모델X는 문이 위로 열리는 ‘팰컨 윙’이라면 모델Y는 일반 자동차와 같은 방식으로 열린다. 지붕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 스타일이다.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는 각각 4751㎜, 1921㎜, 1624㎜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B필러(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에 카드키를 태그하면 잠금이 해제된다. 잠금을 해제한 뒤 문손잡이의 뒷부분을 누르면 앞부분이 튀어나오는데, 이를 잡아당기면 문이 열린다. 쿠페형 차량인데도 뒷좌석에 앉았을 때 공간감이 넉넉하다. 키 170㎝의 성인 여성이 앉았을 때 머리 위로 주먹 두 개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특히 통유리로 된 천장이어서 뒷좌석에 앉았을 때 개방감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무릎 공간도 넉넉한데 모델Y의 휠베이스(축거)는 2890㎜ 정도다. 다만 같은 차급의 전기차보다는 휠베이스가 다소 짧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휠베이스는 3000㎜, 기아 EV6는 2900㎜다.

모델Y의 실내는 다른 테슬라 모델과 마찬가지로 간결하다.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중앙에 있는 15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 패널, 센터 콘솔 등이 전부다. 차량 내 모든 기능은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이외의 버튼은 천장 실내등 사이의 비상등 버튼뿐이다. 스티어링 휠에는 스크롤 휠이 있는데, 터치스크린에서 사이드미러 조절 버튼을 누른 뒤 이 스크롤 휠을 움직여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테슬라 차량은 그동안 마감 상태가 불량하다는 지적이 여럿 있었다.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단차가 안 맞는다는 점은 시승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차량 내부는 벽을 손으로 만지면 움푹 들어갈 정도로 튼튼하지 못한 자재들로 조합돼 있었다. 천장 유리와 차량 내부의 벽 사이는 신용카드가 들어갈 정도로 틈이 있었다.

차 안에는 기존 테슬라 차량과 마찬가지로 시동 버튼이 없다. 카드키를 센터 콘솔 아래에 올려놓고 기어를 D에 맞추면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 특성상 초반 가속 성능은 매우 빠르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이 인상적이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든, 저속이나 중속으로 달리다가 속도를 좀 더 높이든 가속 페달을 밟는 족족 매우 빠르게 반응한다. 차체 무게가 2000㎏에 달하는데도 주행 시 이런 무게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테슬라는 미국 차 특유의 느낌도 느껴진다. 보통 미국 차는 실용성에 초점을 둔 만큼 내부가 간결하고 주행감은 딱딱한 편인데, 모델Y 역시 조향감이 꽤 묵직하고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느껴졌다. 노면 진동도 꽤 느껴진다. 그러나 모델X와 비교하면 주행감이 좀 더 개선된 듯하다. 과속방지턱 같은 요철을 넘을 때는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지나가면서 자세를 잡는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는 내연기관차에 비해서는 물론이고 다른 전기차에 비해서도 급격하게 속도를 줄이는 듯한 느낌이다. 가속 페달을 조금 실수해서 빠르게 떼면 차가 덜컹거릴 정도다. 이 때문에 차량이 많은 도심에서는 운전하기도 다소 불편하고 승차감도 아주 좋지는 않다. 다만 자동차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서는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 편이다.


1.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 콘솔.2, 3. 운전석의 스티어링 휠과 15인치 터치스크린. 사진 테슬라
1.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 콘솔.
2, 3. 운전석의 스티어링 휠과 15인치 터치스크린. 사진 테슬라

단출한 실내와 더불어 왼쪽 사이드미러가 광각이 아니라는 점은 전형적인 미국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사이드미러 때문에 차선을 바꿀 때는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주행하는 차선 옆으로 두세 차선을 추가로 봐야 차선 변경 시 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데, 바로 옆 차선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 데다 사각지대가 많아 옆 차선의 차량도 잘 보이지 않았다.

오토파일럿 기능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NOA(Navigation on Autopilot) 기능이다. 내비게이션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 스스로 제한 속도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을 변경한다. ‘전방 차량 추월 승인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떴을 때 깜빡이를 켜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한다.

차선 변경도 15인치 디스플레이에서 속도 세팅을 미리 해둘 수 있다. 부드럽고 천천히 이동하는 ‘마일드’, 보통 속도로 움직이는 ‘보통’,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는 ‘매드맥스’ 세 가지 중 선택하면 된다. 다른 차량이 끼어들면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속도와 거리를 조절하고 급정거하기도 한다. 사이드미러를 보기가 불편했는데 자동차선변경 기능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기능은 고속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모든 고속도로에서 다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운전자는 반드시 운전에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자동 주차(Auto Park)’ 기능을 사용하면 차량 스스로 공간을 감지해 주차한다. 시속 24㎞ 이하로 주행하면 평행 주차를, 시속 16㎞ 이하로 주행하면 직각 주차 위치를 감지해 계기판에 주차 위치 표시를 한다. 이때 기어를 R로 놓고 터치스크린에서 ‘자동 주차 시작’을 터치하면 차가 알아서 주차한다.

모델Y 퍼포먼스 트림은 85kW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약 448㎞를 달릴 수 있다. 보통 전기차들은 에어컨을 세게 틀고 주행하면 주행 가능 거리가 빠르게 떨어지지만, 모델Y의 경우 실제 주행한 거리와 계기판에 표시된 거리가 거의 비슷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7초다. 모델Y 퍼포먼스 트림의 국내 판매 가격은 7999만원부터다.

변지희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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