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 폴더블폰 파인드엔을 접었을 때(왼쪽)와 펼쳤을 때 화면 비교. 트위터 캡처
오포 폴더블폰 파인드엔을 접었을 때(왼쪽)와 펼쳤을 때 화면 비교.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는 2021년 12월 15일 첫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파인드엔(Find N)’을 전격 공개했다. 중국 출고가(최저 사양 기준)는 7699위안(약 150만원)이다. 삼성 갤럭시Z폴드3(갤폴드3)의 한국 출시가(199만8700원)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하고 중국 출시가(1만4999위안·292만원)와 비교하면 거의 반값이다.

오포와 해외 정보기술(IT) 매체에 따르면 파인드엔은 갤폴드3와 비슷한 인폴딩(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방식을 채택했다. 제품엔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갔지만, 측면에서 볼 때 패널이 물방울 모양으로 더 완만하게 구부러지도록 만드는 오포만의 힌지(경첩)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화면을 정면에서 볼 때 주름의 두께는 더 넓지만, 눈에는 덜 띈다는 게 오포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오포는 제품 공개 전부터 “기존 폴더블폰은 화면 가운데에 주름이 있는데, 파인드엔은 자체 개발한 힌지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며 삼성전자를 도발했고, 공개 행사에선 좀 더 구체적으로 화면 주름이 경쟁사 대비 최대 80% 눈에 덜 띈다고 자신했다. 시넷, 더버지, 엔가제트 등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 외신들은 오포의 소개처럼 파인드엔의 화면 주름이 갤폴드3보다 눈에 덜 띄고 손으로 만졌을 때도 식별하기 더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파인드엔의 주요 사양은 갤폴드3와 비슷하다. 화면 크기는 펼쳤을 때 내부 화면이 7.1인치, 접었을 때 외부 화면이 5.49인치다. 갤폴드3(내부 7.6인치, 외부 6.2인치)보다 작다. 내부 화면은 최대 120㎐(헤르츠) 가변주사율을, 외부 화면은 60㎐ 주사율을 지원한다. 갤폴드3와 큰 차이는 가로·세로 비율이 9 대 8.4로 가로 길이가 더 길다는 점이다. 접었을 때 외부 화면도 갤폴드3처럼 25 대 9의 좁고 긴 비율이 아니라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과 비슷한 18 대 9 비율을 가진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는 갤폴드3와 같은 퀄컴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했다. 메모리(RAM)는 8GB(기가바이트)와 12GB, 저장 공간은 256GB와 512GB를 선택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4500mAh(밀리암페어시)로 역시 갤폴드3(4400mAh)와 비슷하다. 후면 트리플(3개) 카메라와 내·외부 전면 각각 싱글(1개) 카메라 구성, 측면 버튼의 지문인식 기능 등도 갤폴드3와 비슷하다.

오포는 파인드엔을 2021년 12월 23일 중국에서만 출시했다. 다른 나라 출시 계획은 아직은 없다. 삼성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0.5%(올해 상반기, 중국 시노리서치 집계)에 불과한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른 중국 업체들도 이런 전략을 꺼내 들고 있다. 화웨이는 오포 파인드엔이 출시된 12월 23일 신형 폴더블폰 ‘P50 포켓’을 공개했다. 삼성 갤럭시Z플립3(갤플립3) 같은 클램셸(조개껍데기) 디자인이다.

패션 잡지 ‘하버스바자차이나’가 공개한 중국 배우 관샤오퉁이 P50 포켓을 들고 찍은 화보를 보면, 제품 외부에 커다란 원 두 개가 배치된 디자인이다. 한 원엔 트리플 카메라가, 다른 한 원엔 외부 화면이 들어갔다. 갤플립3의 외부 화면보다 크기가 작아 활용성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펼쳤을 때 내부 화면은 갤플립3(6.7인치)보다 조금 더 큰 6.8인치다. 화웨이 역시 내부 화면 주름을 줄이는 힌지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2019년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 ‘메이트X’, 2021년 2월에도 갤폴드 시리즈와 비슷한 인폴딩 디자인의 ‘메이트X2’를 출시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메이트X는 아웃폴딩(화면이 바깥으로 접히는) 디자인을 채택했는데 내구성 등 문제가 불거졌고, 인폴딩 디자인으로 선회한 후속작 메이트X2 역시 300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 구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지 못하면서 인기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6%로 삼성전자(93%)에 크게 뒤졌다. 이에 따라 후속작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디자인 선호도가 높아 삼성 폴더블폰 중에서도 판매 비중이 큰 갤플립3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도 2022년 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2021년 4월 갤폴드 시리즈와 디자인이 비슷한 ‘미믹스 폴드’로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갤플립 시리즈에 대응하는 신제품도 내놓는다는 것이다. TCL은 2021년 12월 6일 폴더블과 롤러블(화면이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모두 적용한 ‘폴드앤드롤 투인원’의 시제품을 공개한 후 상용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제품은 한 번 펼쳐서 8.5인치의 화면을 사용할 수 있고, 내부에 돌돌 말려서 숨어있는 패널을 꺼내면 화면을 10인치로 늘릴 수 있다.



삼성 갤럭시Z폴드3. 삼성전자
삼성 갤럭시Z폴드3. 사진 삼성전자

2023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세 배 성장 전망

중국 업체들이 속속 경쟁에 가세하면서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출하량 기준으로 2021년 900만 대에서 2023년 300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1년 88%, 2023년 75%로 당분간 독주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현지 업체들이 힌지·초박막강화유리(UT G) 등 핵심 부품을 수급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출하량을 2021년 800만 대 수준에서 2022년 1000만 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최근 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를 ‘MX(모바일 경험) 사업부’로 개편, 스마트폰·태블릿·PC·노트북·웨어러블 등으로 이뤄진 갤럭시 모바일 생태계를 강화함으로써 폴더블폰의 경쟁력도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갤폴드 시리즈의 후속 모델(가칭 ‘갤럭시Z폴드4’)에선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지원했던 S펜 내장 등 신기능 탑재도 추진 중인 걸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를 가리지 않고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량의 90% 이상을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도 폴더블폰 시장 성장에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량 전망치인 1000만 대 중 940만 대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출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업계 기대를 모았던 구글과 애플은 폴더블폰 출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는 삼성전자와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 판단에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픽셀 폴드는 7.57인치 화면 크기, 120㎐ 주사율 등을 지원하고 구글의 폴더블폰·태블릿PC 전용 운영체제(OS)를 탑재해 2022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맞수인 애플의 폴더블폰 역시 2024년은 돼야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가 내다봤다.

김윤수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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