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세희 한국주류안전협회 초대 회장, 연세대 식품공학과,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과 박사, 현 화요 대표이사 / 사진 박순욱 기자
문세희 한국주류안전협회 초대 회장
연세대 식품공학과,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과 박사, 현 화요 대표이사 / 사진 박순욱 기자

여름철 상하기 쉬운 막걸리,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맥주의 이취(나쁜 냄새) 사고, 가짜 술 제조를 막기 위해 위조 방지 캡을 장착한 위스키 등 술의 안전은 주류 산업 발전을 위한 선행 조건이다. 하지만 그동안 주류 안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술 단체가 없었다. 2021년 8월 출범한 한국주류안전협회(주류안전협회)에 거는 기대감이 큰 이유다. 지금껏 주류 관련 단체는 ‘유유상종’ 성격이 짙었다. 기존에는 매출이 큰 주류 업체들끼리만 모이고, 민속주협회에는 민속주 제조하는 양조장들만 모여 단체를 만들었다. 그러나 주류 안전 문제는 주종 불문으로, 모든 주류 제조 업체들의 공통적인 관심 사항이다. 이번에 발족한 주류안전협회가 문을 활짝 열어 크든 작든 어떤 술을 만들든 상관없이 모든 주류 업체를 회원사로 받겠다고 한 이유 역시 술의 위생 안전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주류 업체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산하 단체로 정식 인가받은 주류안전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화요 문세희 대표를 서울 서초구 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문 회장은 “주류 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없이는 주류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협회는 회원사를 중심으로 품질 관리 교육을 완벽히 해서 주류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주류안전협회의 주요 사업은.

“주요 사업은 주류 위생 안전 관리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주류 HACCP (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 기준) 보급과 위해 예방 관리 보급 사업 등을 펼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자가품질검사, 유통기한 설정 등 주류분석기술 보급과 운영을 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물질을 줄이는 등 술 품질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2021년 8월에 정식 출범했다. 협회 출범 동기는.
“지금껏 주류 정책은 주세법, 식품위생법 등 두 가지 법률을 토대로 정부 주도로 이뤄져 왔다. 술은 기호식품으로 소비자가 엄연히 있는 만큼 상품으로서의 주류는 소비자의 기호와 가치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런데 주류 시장을 확대하려다 보니까 정부 주도로만 될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는 정부가 생산자, 소비자 의견까지 반영된 주류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주류안전협회의 핵심 관심 사항은.
“주류 안전 문제는 기본적으로 품질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품질 관리가 되지 않으면 위생 안전 관리도 안 된다. 그래서 주류안전협회는 주류 업체들의 주류 제조 기법, 기술, 품질 관리, 정책 개발까지 포괄적인 영역을 사업화할 것이다. 단순히 술의 안전 문제뿐 아니라 품질 관리, 주류 산업 발전을 위한 인력 양성도 담당할 예정이다.”



한국주류안전협회 관계자들이 주질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주류안전협회
한국주류안전협회 관계자들이 주질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주류안전협회

품질 관리가 협회의 현안인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품질 관리다. 최근 들어 신규 양조장들이 매년 100개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주 업체를 중심으로 대부분 지역특산주 양조장들이다. 정부가 이들 업체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공공기관이 할 역할이 있고, 나머지 역할은 관련 협회가 해야 한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국가는 법률에 의거해 업계를 통제하는 것이지만 개별 업체의 품질 관리까지 정부가 해줄 수는 없다. 주세법,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가 있으면 정부가 행정적인 제재를 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애로 사항, 가령 주질 관리 등 현장에서의 문제점 같은 것을 정부가 해결해줄 수는 없다. 그 역할을 협회가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품질 관리란.
“품질 관리란 한마디로 원료 구매부터 제품이 완성돼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공정 전체를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원료 관리, 공정 관리, 유통 과정에서 품질이 변할 경우의 대처 방안, 또 설비 관리 등 포괄적인 것이 다 품질 관리 범주에 포함된다. 원료부터 포장까지 제품 생산의 처음과 끝까지 모든 공정에 대한 기술 지원, 교육, 현장에서의 애로 사항이 적지 않은데, 영세 주류 업체는 물어볼 곳이 없다. 정부가 일일이 해결해줄 수 없다. 앞으로는 협회가 주도적으로 영세 업체의 품질 관리를 도울 방침이다.”

현재 회원사 현황은.
“65개 회원이 등록돼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화요, 보해, 서울탁주, 조은술, 술샘, 더한주류 등이 회원사다. 정회원은 제조 업체와 유통 업체이고, 예비 창업자나 주류에 관심 있는 개인들도 일반회원으로 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은 정회원이다. 회원사 중 전통주 양조장 비중이 80~90%에 달한다. 소주와 맥주 회사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문호는 이들에게도 열려 있다. 1300개에 달하는 전국 주류 업체 전체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안전 문제와 직결된 주류 HACCP 실태는.
“현재 연간 매출이 100억원 이상인 주류 기업은 의무적으로 HACCP을 인증받게 돼 있다. 매출이 100억원 되지 않는 기업은 ‘소규모 HACCP’이라고 다소 완화된 HACCP 인증을 정부(식약처)가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소규모 HACCP을 인증받은 양조장은 드물다. 다만 소규모 HACCP 인증 업체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 HACCP을 하는 업체가 늘어날수록 주류 위생 안전 전반의 환경이 좋아지기 때문에, 식약처도 소규모 HACCP을 계속 유도하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 협회가 주도적으로 HACCP 인증 문제를 담당할 방침이다.”

주류 안전과 주류 산업 발전과의 인과 관계는 어떻게 되나.
“주류 안전이 선행되지 않고는 주류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아주 가끔이지만 대형 맥주 회사에서조차 이물질 혹은 이취 사고가 나기도 한다. 그러면 소비자 클레임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진다. 회사로서는 엄청난 이미지 손실로 이어진다. 짧지 않은 기간에 매출 감소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위생 안전이 담보되지 않고서는 업계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지금은 전통주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에 있을 만큼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어느 순간 한 업체에서 품질이나 위생 안전에 큰 문제가 불거져 나온다면 전통주 시장 전체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통주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품질 관리와 위생 안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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