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과 bhc 등이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치킨 가격 거품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사진 교촌
교촌과 bhc 등이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치킨 가격 거품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사진 교촌

교촌과 bhc 등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치킨 가격 거품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bhc치킨은 2021년 12월 20일부터 치킨 메뉴를 포함해 일부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7.8% 수준이다. 해바라기후라이드치킨이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2000원 올랐고, 마니아가 많은 뿌링클 콤보와 골드킹콤보 등 콤보류는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됐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도 2021년 11월 제품 가격을 평균 8.1% 인상했다. 교촌오리지날, 레드오리지날, 허니오리지날 등 한 마리 메뉴와 순살 메뉴는 기존보다 1000원씩 가격이 뛰었고, 교촌윙과 레드윙 등 부분육 제품은 2000원씩 올랐다.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물류 대란과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 인상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증가와 라이더 배달 운임 상승으로 가맹점 수익률도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반응은 차갑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으면서 영업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가격을 또 올렸다는 것이다.

1월 4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생닭 1㎏(中 사이즈)은 2590원에 거래됐다. 생계를 도축한 뒤 털과 내장, 피 등을 제거한 도계는 4385원(1㎏·9~10호 기준)에 달했다.

이렇게 도축된 닭은 프랜차이즈 업체에 1000원 정도의 마진이 붙어 납품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여기에 1000원 정도의 마진을 더 붙여 6000원대 가격으로 가맹점에 공급한다. 이후 공급된 닭은 튀김 반죽에 묻혀 기름에 튀겨진다. 다 튀겨진 닭은 메뉴에 따라 양념 소스에 버무려진다. 여기에 드는 제반 비용이 2700~3000원 남짓이다. 완성된 닭 요리를 포장하는 박스와 치킨 무, 물티슈, 서비스 음료 비용 등에도 1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치킨 상품을 만드는 데만 1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 비용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마진도 포함된다. 생닭 공급 마진 등을 포함해 본사는 30~35% 정도의 마진을 남긴다. 가맹점에서 닭 한 마리를 팔면, 본사는 3000~3500원의 수익을 얻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통닭 한 마리의 원재료비는 제품 가격의 50~55% 정도에 달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본사는 가맹점 제품 공급가에서 수익을 얻는다. 매출에 따른 로열티(수수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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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은 여기에 배달 앱과 라이더 운임 등 서비스 비용을 추가 지출한다. 치킨 한 마리의 배달 앱 수수료는 통상 판매액의 10~13% 수준으로 1800~2700원 정도다. 여기에 라이더 배달 운임이 2000~3000원가량 들어간다. ‘배달 비용은 고객이 낸다’고 알고 있는 소비자가 많지만, 고객이 내는 배달 운임은 운임의 절반으로, 나머지 절반은 자영업자가 부담한다.

매장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공과금, 카드 결제 수수료 등 10%가량의 매장 운영비까지 빼면 치킨집 사장이 가져가는 수익은 판매액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서 배달 운임을 4000~6000원을 받고 있는데 배달 주문이 몰리는 피크 시간에는 9000원까지 뛴다. 이런 경우 자영업자가 오히려 손해 보고 파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A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배달료 등 서비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하루에 50마리를 팔아 매출 100만원을 올려도, 한 달 수익은 300만원 남짓”이라고 말했다.

가맹점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자사 앱을 개발해 가맹점의 배달 앱 수수료 절감에 나서고 있다. 라이더 배달 운임을 줄이는 방안으로 방문 포장 고객 ‘할인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는 일부일 뿐, 대부분은 가격 인상으로 귀결된다. 문제는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원재료 공급가도 같이 올린다는 것이다. bhc는 2021년 12월 20일 주요 제품 가격 인상과 동시에, 가맹점 제품 공급가를 7.7~14.5% 인상했다. 가격 인상이 결국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이 아닌 본사의 영업이익 확보가 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관해 bhc 관계자는 “애초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원부자재 가격 인상 요인을 설명한 바 있다”면서 “공급가 인상 수준을 본사에서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해 공급가를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bhc는 매출 4000억원에 영업이익 1300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32.5%에 달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높은 영업이익률에 대해 가맹점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B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치킨 한 마리를 팔았을 때 본사는 4000원을 가져가고, 자영업자는 2000원만 가져가는 사업 구조는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교촌치킨과 BBQ는 가맹점 원부자재 공급가를 인상하지 않았다. BBQ는 지난해 말 치킨 가격 인상 행렬에도 동참하지 않고 가격을 동결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수년간 누적된 인건비 상승과 각종 수수료 부담, 최근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박한 상황이 됐다”라면서 “제품 가격은 인상했으나,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는 동결해 가격 인상 효과가 가맹점에 돌아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제너시스 BBQ 관계자는 “인건비와 물류비, 배달 부대 비용 상승으로 판매 가격을 인상하자는 요구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 “여러 가격 인상 요인을 당분간 본사가 흡수하기로 하고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배달 플랫폼들이 배달비 인상에 나서면서 자영업자들의 근심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서비스 출시 이후 배달 한 건당 주문 중개 수수료 1000원과 배달비 5000원만 받는 프로모션을 최근 종료했다. 외식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주문액의 9.8%를 주문 중개 수수료로 받고, 배달비는 건당 5400원을 받기로 했다. 만약 2만원짜리 치킨을 하나 주문하면 배달 앱 수수료와 배달비로만 7400원이 나가는 셈이다.

증가한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 인상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츠도 프로모션 종료와 함께 배달비 5400원 중 최대 4000원까지 소비자가 부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2000~3000원 내외를 지불했던 배달 팁이 4000원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윤희훈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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