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경축 연회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뉴스1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경축 연회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유럽으로 출국했으며 현지에서 약 3주간 머무르면서 식음료와 명품 분야 등 롯데의 사업 파트너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원거리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인수합병(M&A)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매년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해외 사업장을 살피고 글로벌 사업 파트너들과 협력을 돈독히 해 왔던 신 회장은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가까운 일본으로만 출장지를 제한했었다. 하지만 4월 미국 출장 직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만찬 등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또다시 곧바로 해외 출장을 떠난 것으로 미뤄볼 때, 코로나19 기간에 미뤄 왔던 해외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 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현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M&A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 5월 말 바이오 신사업을 위해 롯데지주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톱(Top) 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가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최근 바이오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20년 3400억달러(약 437조원)에서 2026년 6220억달러(약 800조원)로 매년 약 12%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롯데가 진출하는 항체 의약품 시장은 꾸준히 신약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알짜배기다. 또 바이오 분야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유통과 달리, 위탁생산(CM0) 수익률은 통상 20~40%, 대량 생산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CMO 수익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고수익 사업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2021년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신사업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6월 7일 11박 12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작년 12월 중동 방문 이후 6개월 만의 해외 출장인 데다,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회장 등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굵직한 협력·계약이 체결됐을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팹리스) ARM의 인수와 관련한 밑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ARM은 반도체 생산의 가장 핵심적인 설계 자산(IP)을 다수 보유한 회사로, 현재 전 세계 모바일 칩 70% 이상이 ARM의 IP에 기반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6월 9일 미국 정보 기술 매체 CRN은 이 부회장과 패트릭 겔싱어(Patrick Gelsinger)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리 만나 ARM 투자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면서, “삼성전자와 인텔이 ARM 인수에 공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유럽 출장에 나서자, 재계에서는 이들이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유럽 사업망부터 점검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 등을 계기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 간 글로벌 공급망 협력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은 배터리·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공급망 협력의 핵심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 납품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

LG에너지솔루션이 6월 13일 오창2공장에 73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배터리인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 규격 배터리다.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가 높아 배터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라고 불린다.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를 줄이는 한편, 전기차 주행 거리를 기존 제품 대비 16% 늘릴 수 있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시장에서 4680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4680 배터리 역시 테슬라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오창1공장에도 1500억원을 투자해 4GWh 규모의 원통형 2170 배터리 라인을 증설한다. 이번에 신·증설하는 생산 라인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공급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인증 기념 행사에 참여한 이웅열(오른쪽 두 번째) 코오롱 명예회장. 사진 뉴스1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인증 기념 행사에 참여한 이웅열(오른쪽 두 번째) 코오롱 명예회장. 사진 뉴스1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골프공 개발로 활동 재개
경영 일선서 물러난 지 3년 7개월 만

경영 일선서 물러났던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멀리 날아가는 신소재 골프공 소개 행사를 통해 회사의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8년 11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일선에서 물러난 지 3년 7개월 만이다.

이 명예회장은 6월 14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그룹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코오롱그룹의 자회사인 아토메탈테크코리아가 자체 개발한 신소재로 만든 골프공 ‘아토맥스(attomax)’가 미국의 세계적 기록 인증기관인 WRC(세계기록위원회)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타이틀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최장 비거리를 선전한 골프공이 많았지만, 글로벌 인증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인증받은 것은 아토맥스가 처음이다. 

코오롱그룹은 “이 명예회장이 아토맥스의 재료로 사용된 신소재 ‘아토메탈’ 개발과 이를 골프공에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직접 제공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센터를 연 대한항공. 사진 뉴스1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센터를 연 대한항공. 사진 뉴스1

대한항공, 스텔스 무인기 개발 센터 설립
차세대 무인기 시장 선도할 것 

대한항공이 6월 13일 대전시 유성구 항공기술연구원에서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센터’ 설립 기념 현판식을 열었다. 대한항공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가 진행 중인 저피탐지(低避探知) 무인 편대기 소요 기술 연구 및 시범기 개발, 비행체 설계·제작 및 비행 시험, 유·무인 합동 작전 성능 시험 등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저피탐지 무인 편대기’는 유인 전투기와 편대를 이뤄 유·무인 복합 체계로 임무를 수행할 때 쓰는 기체다. 통상 유인기 한 대당 무인 편대기 3~4대가 편대를 구성해 유인기를 지원·호위하는 역할을 한다. 유인 전투기가 적진 침투를 하기에 앞서 정찰 임무를 수행해 조종사의 안전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다.

대한항공은 장기간 축적된 무인기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중고도급 전략 무인기 양산 및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미래 기술인 유·무인 복합 편대기, 자율 임무 수행 등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최첨단 무인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윤희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