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왼쪽)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왼쪽)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 중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 12일간의 유럽 출장 귀국길에 여러 차례 강조한 단어는 ‘기술’이었다. 6월 18일 귀국한 이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경제)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삼성)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데려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글로벌 경제와 어려워지는 사업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전문 기술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에서 헝가리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고 독일로 이동해 삼성SDI 고객사 중 하나인 BMW, 자동차 전기 장치 부품인 전장 회사 하만 카돈을 들렀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의 급격한 변화를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BMW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 배터리 합작사 설립 등에 대한 논의를 나눴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미세공정 구현의 필수 장비 수급 방안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기술을 직접 확인했다. 대만 TSMC가 이미 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고, 삼성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벨기에 소재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을 찾아 최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첨단 분야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삼성전자 현지 법인 영업·마케팅 직원들과 만나 실제 사업 현장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길에서 느낀 점을 사업에 접목하고자 6월 21일부터 각 부문 임원진 및 해외 법인장 등 240여 명을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하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 들어갔다. 상반기 경영전략회의가 재개되는 건 코로나19 이전 이후 3년 만이다. 하루 앞선 6월 20일에는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8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위기 대응과 ‘기술 초격차’가 최대 화두가 됐다.

경영전략회의에서는 IT·모바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원자재·물류비 상승 대응과 모바일·가전 사업 간 시너지 창출 등을,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해외 공장 건설 상황과 주요 제품에 대한 시장 동향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최근 발표한 450조원 규모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인수합병(M&A) 추진 현황 등도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 대응 △핵심 기술 △인재 확보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6월 20일(현지시각) 파리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6월 20일(현지시각) 파리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佛 최고 훈장 받았다
프랑스 정부 “경제 교류 기여 공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양국 경제 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최 회장은 6월 22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수여식에 참석했다. 레지옹 도뇌르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전장에서 공적을 세운 군인에게 수여하고자 제정했으나, 현재는 프랑스의 정치·경제·문화·종교·학술·체육 등 각 분야 발전에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준다. 앞서 국내에선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을 포함해 반기문 전 국제연합(UN) 사무총장, 정명훈 지휘자, 이창동·임권택 영화감독 등이 받은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최 회장이 그동안 현지 유전자·세포 치료제 위탁생산(CMO) 회사인 이포스케시 인수, 환경 전문기업 수에즈와 합작 공장 설립 추진 등을 통해 양국 경제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점 등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로 설명했다. 최 회장은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 중이다. 그는 2030 부산 엑스포 민간 부문 유치위원장을 맡아 한국의 2차 경쟁 프리젠테이션(PT) 등을 지원한다. BIE 사무총장 및 각국 대사들과 만나 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가능한 한 많은 지지를 얻도록 하겠다”면서 “부산 엑스포라고 하지만 (사실상) 한국 엑스포이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유치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머리 맞대고 실제로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그룹 내 월드엑스포(WE) 특별팀(TF)을 꾸린 것과 관련해 “관계를 가진 나라들이 많으니까 그 나라들을 통해서 특별히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와 10대 그룹, 주요 경제 단체 등이 주축이 된 민간위원회 협업 문제에 대해서는 “각 기업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나눠서 하겠다”면서 “세상이 넓다 보니 (회원국인) 170개국을 나눠서 접촉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맨 오른쪽) 롯데 회장이 6월 21일(현지시각)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맨 오른쪽) 롯데 회장이 6월 21일(현지시각)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롯데그룹,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정조준
신동빈 “헝가리에 1100억원 추가 투입”

롯데그룹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지에 11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이차전지용 양극박 생산 규모를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올 초 추가로 매입한 부지에 1~2단계 투자 금액을 넘어서는 3단계 투자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6월 18일 유럽 출장 일정 중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조성된 ‘롯데 클러스터’를 방문해, 오는 7월 양산이 예정된 롯데알미늄 공장에서 첫 번째 시제품을 직접 확인했다. 이 공장은 연간 1만8000t 규모의 이차전지용 양극박을 생산할 수 있는 유럽 유일의 양극박 전용 공장이다. 

‘롯데 클러스터’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 공장뿐만 아니라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이 3000억원을 투자한 솔루스 첨단 소재의 음극박 생산 공장도 인접해 있다. 롯데건설 역시 국내 물류 전문 업체와 공동 투자해 단일 물류창고 기준 헝가리 최대 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신 회장은 6월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에도 참석해 펩시코, P&G, 월마트, 레베 등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진과 미팅을 했다. CGF는 지난 1953년 설립된 소비재 업계의 글로벌 협의체로 70여 개국, 400여 개 소비재 제조사 및 유통사가 참여하고 있다. CGF의 대표 회원사로는 펩시코, 아마존, 월마트, 카르푸, 이온, 코카콜라, 네슬레, 다논 등이 있다. 롯데는 지난 2012년부터 가입해 활동해 왔다.

신 회장은 이곳에서도 2030 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올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 역시 그룹 최초로 부산에서 개최하라고 지시하는 등 롯데 계열사들의 실질적이고 전방위적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VCM이 지방에서 개최되는 것은 롯데그룹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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