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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쌍용차)가 운명의 기로에 서 있다.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새 주인을 찾는 중이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10월 15일까지 무조건 회생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날짜를 넘기면 회생에 실패하고 파산하게 된다.

쌍용차는 결전의 날을 앞두고 새 주인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쌍용차에 먼저 손을 내민 건 에디슨모터스(법무법인 광장 대리)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대금 잔금을 내지 못하면서 계약이 자동 해제됐고, 에디슨모터스는 이에 반발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쌍용차에 다시 손을 내민 곳은 KG컨소시엄과 쌍방울그룹 계열사로 구성된 광림컨소시엄(법무법인 대륙아주 대리) 등이었다. 쌍용차가 KG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선정하고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자, 광림컨소시엄은 매각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시간이 금(金)인 쌍용차에 소송 제기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소송이 제기될 때마다 매각 절차가 중단될 리스크가 생기기 때문이다. 쌍용차 뒤에는 법무법인 세종이 있었다. 쌍용차는 2009년 회생 절차를 밟을 때부터 함께해온 ‘깐부’ 세종과 협업으로 에디슨모터스와 광림컨소시엄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세 번의 ‘쌍용차 매각 중단’ 소송 방어한 세종

지난해 4월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이뤄진 후 쌍용차는 지난해 11월 에디슨모터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인수 대금을 약 3000억원으로 정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 에디슨모터스와 ‘회생 회사 쌍용자동차주식회사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대금 잔금 예치일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투자 계약이 자동 해제됐지만,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 기일 연장에 대해 쌍용차와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3월 계약 해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지난 4월 잇따라 매각 절차 진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송경근)는 4월 15일 1·2차 가처분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에서 쟁점은 에디슨모터스와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 사이에 관계인 집회 기일을 연기하겠다는 합의가 이뤄졌는지였다. 세종은 에디슨모터스가 무리한 인수 시도로 인수 대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라고 맞섰다. 세종 이영구(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는 재판에서 “에디슨EV(에디슨모터스)의 자회사는 현재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인 회사로 자기 앞가림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변명도 자금이나 내고 할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주장한 ‘신의칙(信義則) 위반’에 대해서는 쌍용차가 관계인 집회 기일 연장에 합의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투자 계약이 해제된 것은 인수 대금 잔금 미납에 따른 자동 해제 약정에 근거한 것으로, 에디슨모터스 측에 계약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준 적 없다는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채권자(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에 애초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에디슨모터스가 낸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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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림컨소시엄, 또다시 쌍용차 회생 절차에 브레이크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대금 잔금 미납으로 1차 매각 절차가 무산된 후, 쌍용차는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했다.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곳은 KG·파빌리온PE 컨소시엄,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였다. 평가를 통해 5월 13일 KG컨소시엄이 스토킹 호스로 선정됐다. 그러나 쌍방울그룹 계열사로 꾸려진 광림컨소시엄은 기존에 인수의향서를 냈던 파빌리온PE가 KG컨소시엄의 구성원으로 참여한 것이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며 매각 절차를 중단하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세종은 기존에 약속했던 ‘부제소합의’ 효력에 따라 가처분 신청이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제소합의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종은 쌍용차가 신속하게 매각되기 위해 부제소합의를 할 실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림컨소시엄이 주장한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서는 스토킹 호스 방식에 의해 공고 전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더라도 추후 공개 입찰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항변했다.

재판부도 쌍용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송경근)는 7월 3일 광림컨소시엄이 쌍용차를 상대로 낸 기업 매각 절차 속행 중지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을 말한다.


“속도가 생명”⋯‘깐부 정신’으로 뭉친 세종 도산팀

세종 도산팀은 송무 파트와 자문 파트가 똘똘 뭉쳐 ‘원팀’으로 협업해 쌍용차의 승리를 이끌었다. 채무자회생법 제239조 제3항에 따라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있던 2021년 4월 15일부터 1년 6개월 이내인 10월 15일까지 반드시 회생계획안이 가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승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속도’였다. 쌍용차가 매각의 마지막 기회를 얻어 회생의 길로 갈지, 파산의 길로 갈지의 운명이 걸린 일이었다. 세종은 에디슨모터스와 가처분 심문 기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처분 기각 결정을 끌어냈다. 광림컨소시엄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서는 심문 기일 후 일주일 만에 각하 결정이 나왔다.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상대방의 주장을 미리 간파하고 대비하며 만반의 준비를 거쳤다. 심문 기일이 연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대방이 증인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당사자를 재판에 출석시키고 대기하도록 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7월 말 이전에 법원에 제출하고, 이어 8월 말이나 9월 초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자와 주주 동의를 얻을 예정이다.

김민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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