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픽업트럭‘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 고성민 기자
쌍용차의 픽업트럭‘렉스턴 스포츠 칸’. 사진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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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는 국방부가 국군 지휘 차량으로 선택한 차다. 출시 이듬해인 2019년부터 기존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를 대체하며 전국의 육군 부대로 공급되고 있다. 산악 지형이 많은 전국 각지의 험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야전 적합성을 인정받아서다. 유일한 국산 픽업트럭이라는 상징으로 ‘조선의 픽업트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쌍용차는 올해 초 렉스턴 스포츠의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았다. 렉스턴 스포츠는 일반 모델과 짐칸의 길이를 좀 더 확장한 ‘칸’ 모델로 나뉘는데, 이 중 칸 모델의 익스페디션 트림을 7월 9일 시승했다. 서울에서 근교까지 왕복 약 150㎞를 달렸다.


쌍용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실내, 후면과 측면. 사진 고성민 기자
쌍용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실내, 후면과 측면. 사진 고성민 기자

육중한 차체…고속일 땐 SUV처럼 주행

렉스턴 스포츠 칸은 차체가 육중하다. 전장(차 길이) 5405㎜, 전폭(차의 폭) 1950㎜, 전고(차 높이) 1855~1865㎜에 달한다. 주행 도중 옆 차로 고속버스 운전자와 눈이 마주칠 정도로 좌석이 높고, 현대차 팰리세이드 같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바로 앞에 있어도 전방이 멀리까지 잘 보였다. 시야가 탁 트여 운전하기 편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2.2L 저속토크(LET) 디젤 엔진과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 토크 45.0㎏·m의 성능을 낸다. 이전 연식 모델 대비 성능이 15마력(8%), 2.2㎏·m(5%) 향상됐다.

주행감은 육중한 차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SUV와 비교하면 무겁고, 픽업트럭은 애초 오프로드에 적합한 차량이라 일반 승용차의 승차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에서 보면 준수했다. 저속 주행과 고속 주행의 주행감 차이가 특히 크게 느껴졌는데, 정체 구간에선 가속이 느리고 브레이크가 밀려 트럭을 운전하는 기분이 들었다. 반면 비정체 구간에서 시속 70~80㎞ 안팎으로 달릴 땐 SUV처럼 가볍고 주행감이 안정적이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차체가 더 가볍게 느껴진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주행 모드는 일반과 스포츠·윈터, 세 가지다. 디젤 엔진 특성상 소음이 크고 변속이 다소 거칠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주행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아쉬움이 컸다. 액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일정하게 주행하고 차선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었지만, 스스로 속력을 가·감속하며 앞차와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지원하지 않는다. 차량 간 간격 유지 기능이 없다 보니 주행 중 이 기능을 쓸 일이 별로 없었다.

실내는 육중하고 거친 외부와 달리 고급스럽게 꾸며졌다. 천장(헤드라이닝)은 검은색, 시트는 갈색으로 무난하게 조합했다. 시트 재질은 고급 차에 주로 쓰는 나파 가죽이고, 센터콘솔(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저장 공간)에 공기청정기를 탑재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고, 쌍용차가 LG유플러스와 함께 개발한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Infoconn)’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에 ‘쌍용 인포콘’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보니, 앱을 통해 원격으로 손쉽게 시동을 걸고 차 문을 여닫을 수 있었다. 요즘 신차들처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아닌 막대기 모양의 고전적인 사이드 브레이크가 달려 있는데, 픽업트럭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레임 타입으로 구현한 우수한 오프로드 주행 능력

시승 차량은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순정 타이어가 아닌 쿠퍼타이어를 장착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렉스턴 스포츠 칸의 매력은 오프로드에서 나온다”면서 “꼭 오프로드를 달려 보라”고 권했다. 이 말에 따라 렉스턴 스포츠 칸을 오프로드로 끌고 나가 보니, 험로를 시원하게 통과하는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춰, 운전자는 판단에 따라 △2H(이륜구동) △4H(사륜구동 일반주행 모드) △4L(사륜구동 오프로드 주행 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4H는 빗길이나 빙판길처럼 노면이 미끄러울 경우, 4L은 진흙이 많은 오프로드 험지를 달릴 때 유용하다.

주행 모드를 4L로 놓고 오프로드를 달리니 움푹 파인 곳과 급경사도 안정감 있게 헤쳐 나갔다. 국방부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79.2%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차체를 경량화하면서도 강성을 높여 차량이 충돌할 때의 차체 변형을 최소화하고 탑승자의 안전을 최대한 보호한다. 아울러 차체는 ‘모노코크 타입(보디와 프레임이 하나로 되어 있는 구조)’이 아닌 ‘보디 온 프레임 타입(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구조)’으로 만들어졌다. 프레임 타입은 강철 재질의 H형 뼈대(프레임)에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동력 전달계)을 올리고, 그 위에 외피를 얹는 형식을 말한다. 모노코크 타입보다 차가 무겁고 연비가 낮지만, 험로 주행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불규칙한 오프로드 노면을 지날 때 차량 하부에 있는 H형 강철 프레임이 하체를 단단히 잡아 주기 때문이다.

프레임 타입은 무거운 짐을 적재하거나 견인하는 능력도 뛰어나 픽업트럭 본연의 기능을 극대화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데크(짐칸)가 깊고 넓다. 데크 용량이 1262L에 달한다. 적재량은 최대 700㎏(파워 리프 서스펜션)이고, 최대 견인력은 사륜구동 기준 3t으로 웬만한 무게의 요트나 트레일러도 끌 수 있다. 캠핑이나 차박(차에서 숙박)을 즐기는 4인 가족이 텐트를 싣고도 짐칸을 걱정할 필요 없고 캠핑 카라반을 견인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견인 주행 중 트레일러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을 줄이는 TSC(Trailer Sway Control·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가격은 트림별로 △와일드 2990만원 △어드밴스 3156만원 △프레스티지 3295만원 △노블레스 3715만원 △익스페디션 3985만원이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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