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4 e-트론의 앞모습. 사진 고성민 기자
아우디 Q4 e-트론의 앞모습. 사진 고성민 기자

1억원 안팎의 전기차만 국내에 판매하던 아우디가 5000만원대 전기차 ‘Q4 e-트론’을 국내 시장에 들여왔다. 아우디 전기차 진입 문턱을 확 낮춘 모델이다.

10월 25일 제주에서 Q4 e-트론을 타고 약 70㎞를 주행했다. Q4 e-트론은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주행 질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느껴졌다.

Q4 e-트론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전장(차 길이) 4590㎜, 전폭(차의 폭) 1865㎜, 전고(차 높이) 1620㎜다. 내연기관 SUV 아우디 ‘Q3’와 아우디 ‘Q5’의 중간 정도 크기다. 언뜻 보면 외관도 Q3·Q5와 닮았다. 전면 그릴이 기존 아우디 내연기관차 디자인인 ‘8각형 싱글 프레임’이다. 전기차에 기능적으로 필요 없는 그릴을 과감하게 없앤 테슬라 같은 전기차 브랜드와 비교하면, 아우디는 Q4 e-트론에 익숙한 내연기관차 디자인을 채택했다.

주행 질감도 내연기관차처럼 익숙했다. Q4 e-트론은 150㎾(204마력) 출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후륜구동 방식이다. 최대 토크는 31.6㎏·m,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5초다. 전기차는 저속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며 가속페달을 밟을 때 확 치고 나가는데, Q4 e-트론은 폭발적이기보다 안정적으로 달린다. 토크감이 과하지 않아 전기차 운전법을 새로 배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Q4 e-트론의 주행 모드를 살펴보면, 이 차가 전기차의 특성과 변화를 강조하기보다 내연기관차의 익숙함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진다. 예컨대 Q4 e-트론은 일반적인 주행에 가장 많이 쓰이는 ‘컴포트’ 모드에서 회생제동 강도를 사실상 조절할 수 없다. 0단계에서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하긴 하지만, 단계를 설정해놔도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기본값으로 다시 돌아간다. 기본값은 0단계에 가깝고, 회생제동 강도를 높인 B(브레이크) 모드가 별도로 있지만 이 역시 공격적이지 않다. ‘꿀렁거리는 회생제동을 굳이 쓰지 말고 부드럽게 도로를 주행하라’고 권유하는 것 같았다.

이 같은 특성은 폴크스바겐 전기차 ‘ID.4’도 마찬가지였는데, Q4 e-트론과 ID.4는 둘 다 폴크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Modularer E-Antriebs-Baukasten)’를 기반으로 탄생한 모델이다.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느낌의 전기차’가 폴크스바겐그룹의 지향으로 보였다.

전기차의 특성을 억누른 주행 질감은 장단점이 있다. 회생제동이 낮아 주행 도중 의도치 않게 급가속·급정거하지 않는다는 점은 동승자에게 장점이다.

반면 전기차만 구현할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빙(가속페달 하나로 가감속을 모두 수행하는 운전 방식)’이 불가능하다. 또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운전자가 회생제동을 강하게 설정해 전기소비효율(전비)을 높이고 싶어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


아우디 Q4 e-트론의 옆모습, 뒷모습과 실내. 사진 고성민 기자
아우디 Q4 e-트론의 옆모습, 뒷모습과 실내. 사진 고성민 기자

실내는 전기차의 정숙함이 반영돼 주행 내내 조용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약간 특이한데, 증강현실(AR) 기능이 적용됐다. 일반 HUD가 내비게이션 정보를 반영해 방향을 화살표 모양으로 알려준다면, Q4 e-트론의 AR HUD는 거리가 멀 땐 화살표가 작고 교차로와 가까워질수록 화살표가 커지는 방식이다.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지거나 차선을 벗어날 때도 AR HUD가 이를 반영해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줬다.

Q4 e-트론은 이외 자동으로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사각지대에서 차량이 접근해 오는 경우 사이드미러에 경고등을 점멸하는 사이드 어시스트, 주차를 도와주는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등 기능을 탑재했다. 이 중 ACC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비교했을 때 차간 거리가 많이 넓은 편이라 아쉬움이 있었다. 차간 거리를 가장 좁게 설정해도 앞차와 간격이 꽤 넓은 편이다.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에서 쓰기에 무리가 없겠지만, 올림픽대로 등 정체 구간에서 이 기능을 쓰기는 어려워 보였다.

Q4 e-트론은 82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368㎞를 주행한다. 공인 표준 전비는 복합 기준 4.3㎞/다. 트렁크 용량은 520L이며, 뒷좌석을 모두 접을 시 최대 적재 용량은 1490L로 확장된다.

Q4 e-트론의 가격은 5970만원(기본형)으로 전기차 보조금 50% 지급 대상(차량가액 5500만~8500만원)이지만, 영하 7도에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를 측정하는 ‘저온 주행 거리’가 기준치를 밑돌아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환경부 기준에 따라 상온 대비 저온 주행거리가 70% 이상이어야 보조금을 받는데, Q4 e-트론은 70%에 미치지 못했다.

Q4 e-트론은 기본형과 프리미엄 등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프리미엄 트림은 파워트레인을 포함해 기본 제원이 기본형과 같다. 프리미엄은 일반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보다 밝기를 높이고 광선을 더욱 촘촘하게 배열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장착했다. 또 운전자가 취향에 맞는 라이트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한 ‘디지털 라이트 시그니처’ 기능을 탑재했고, 라디에이터 그릴 등 차체 내외부에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적용했다. 기본형은 19인치 타이어, 프리미엄은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했다는 점도 차이다.

Q4 e-트론 프리미엄 트림 가격은 6670만원이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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