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은 올해 전년 대비 두 배 많은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에 가까운 광고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셔터스톡
틱톡은 올해 전년 대비 두 배 많은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에 가까운 광고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셔터스톡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 사진 블룸버그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 사진 블룸버그

2년 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020년 11월 12일(이하 현지시각)까지 “‘틱톡(TikTok)’의 미국 사업부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중국 기업이 만든 틱톡을 통해 각종 정보가 중국 공산당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 법원이 제동을 걸어 조 바이든 정부가 행정명령을 취소했다. 

그사이 틱톡은 미국 Z 세대(1997~2010년생)의 ‘최애(最愛)’ 미디어로 자리 잡으며 메타(옛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냅챗 등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틱톡이 고속 성장한 비결과 여전한 논란에 대해서 짚어본다.

 

틱톡, 올 광고 매출 10조원 넘는다 

올해 미국 미디어·광고 업계의 결산 키워드에 틱톡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조사 회사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틱톡이 올해 전년 대비 두 배 많은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에 가까운 광고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구글이나 메타보다 적지만 트위터나 스냅챗보다는 많은 것이다. 

틱톡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약 10억 명)도 많지만, 1인당 체류 시간도 길다. 데이터 분석 회사 센서 타워에 따르면, 올 2분기 틱톡 사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95분이 넘었다. 유튜브는 74분, 인스타그램은 51분, 페이스북은 49분, 트위터는 29분, 스냅챗은 21분이다. 시간 점유율에서 밀리면 광고 수주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 리치 그린필드 라이트세드파트너스(Light Shed Partners)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사용 시간”이라면서 “틱톡이 세상을 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 선거에서도 틱톡 바람이 불었다. 춤·패션·음식·동물 같은 취미나 일상생활을 숏폼으로 공유하던 10대와 20대들이 기후 변화, 낙태, 마약 등 정치 현안과 주(州)별 출마자를 정리한 짧은 영상들을 틱톡에 올리기 시작한 것. BBC는 “과거엔 정치 영상을 올리는 것은 쿨(cool)하지 않다고 여겨졌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 관련 틱톡 영상이 조회 수 수백만을 기록했다”고 주목했다. 급기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8명의 틱톡 스타를 백악관에 초청, 1시간 넘게 시간을 보냈다. 이들이 보유한 6700만 명 팔로어에 미칠 파급력을 기대한 것이라고 한다.


15초 마법의 힘 ‘추천 알고리즘’

틱톡의 돌풍을 ‘Z 세대는 숏폼(short form)을 좋아한다’라는 간단한 문장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트위터의 ‘바인(Vine)’, 비방디의 ‘스튜디오 플러스(Stuido+)’, 버라이즌의 ‘Go90’, 스타트업 ‘퀴비(Quibi)’, 페이스북의 ‘라소(Lasso)’ 등 숏폼 서비스들이 우후준순 등장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틱톡의 마력은 ① 숏폼 ② 추천 ③ 음악 ④ 편집 도구 네 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중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② 추천이 핵심이다.

틱톡의 운영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字節跳動)는 2012년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라는 맞춤형 뉴스 서비스 업체로 출발했다. 진르터우탸오는 ‘오늘의 헤드라인’이라는 뜻이다. 진르터우탸오는 ‘당신의 관심사가 바로 헤드라인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개개인에게 최적화한 뉴스를 자동 추천한다. 터우탸오의 알고리즘은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푸시(알람)도 엄선된 정보로 받아들이게 할 만큼 우수하다. 수십억 명을 대상으로 착실하게 쌓아 올린 정교한 알고리즘에 수천 번의 A/B 테스트를 통해 완성한 것이 틱톡 추천 시스템이다. 

이 ‘알고리즘 공장’은 인플루언서가 손쉽게 물건을 팔 수 있는 ‘틱톡 쇼핑’을 출시했고, 지난 5월에는 미 특허청에 ‘틱톡 뮤직’이라는 상표권도 등록했다. 올해 주가가 70%가량 하락한 메타와 스냅챗을 넘어 아마존·스포티파이·애플 뮤직도 틱톡의 사정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美 정부도 손 못 쓸 정도로 커졌나 

틱톡은 현재 버지니아주 소재 자사 데이터센터에 미국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 백업 센터를 두고 있다. 하지만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이 미국 서버에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틱톡의 잠재적 안보 위협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11월 15일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에 나와 “중국 정부가 수백만 틱톡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추천 알고리즘을 통제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스마트) 기기 수백만 대의 소프트웨어를 조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은 중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며 “그것만으로도 틱톡은 매우 우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8월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중국 슈퍼 앱 30개 사(社)가 콘텐츠 순위를 결정하는 알고리즘,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특성화 서비스 알고리즘을 중국 당국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런 잠재적 위협에도 현행 미국 법률로 틱톡을 규제하기는 쉽지 않다. 국무부, 교통부, 국토안보부, 미군과 국방부 등에서는 틱톡을 사용할 수 없다. 그건 위치 정보를 추적하는 운동 앱도 마찬가지로 받는 규제 수준이다. 미 의회에서 포괄적인 개인정보 보호 법안도 통과되지 않았다. 섣부른 틱톡 규제는 미국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 대외 무역 정책, 국제 데이터 보안 문제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선례가 된다. 

강정수(‘당장 써먹는 틱톡 마케팅’ 저자)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는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미국 Z 세대한테 ‘네이버’ 같은 서비스를 쓰지 말라고 하면 사용자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일종의 정치적 부담도 규제가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만든 앱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위협을 파악하도록 상무부에 지시해놓은 상황이다.


plus point

괴물 스타트업 ‘바이트댄스’의 상장은 언제?

‘헥토콘(Hectocorn)’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에 100을 뜻하는 헥토(Hecto)를 붙인 조어다. 바이트댄스는 기업 가치 1000억달러(약 136조원)에 달하는 헥토콘 중에서도 최고 가치를 달리고 있다. 2020년 말 투자 유치할 때 바이트댄스의 기업 가치는 1800억달러(약 246조원)를 넘어섰다. 2021년 헤지펀드 타이거 글로벌은 바이트댄스의 기업 가치를 4600억달러(약 629조원)로 보고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 침체와 중국 빅테크 규제 여파로 바이트댄스 기업 가치가 급락했는데, 그래도 2750억달러(약 376조원)가 넘는다. 

이 괴물 스타트업이 언제 상장할 것인가, 어느 거래소에 주식을 등록할 것인가가 자본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바이트댄스는 재작년 기업공개(IPO)를 예고했지만, 중국 당국의 인터넷 기업 규제에 따라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뉴욕 등 해외 증시 상장은 어려워 보인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전례가 있다. 공교롭게도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2021년 7월 1일) 하루 전날 상장했는데, 중국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앱을 내리라는 당국의 명령이 떨어졌다. 결국 지난 6월 스스로 상장 폐지했다. 바이트댄스도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빅테크 규제 여파로 교육, 게임 등 신성장 사업의 규모를 잇달아 축소하고 창업자 장이밍(張一鳴)도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그는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5월 바이트댄스가 중국 사명(社名)을 더우인(抖音·Douyin)으로 변경하자, 중국 당국과 모종의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홍콩 상장에 속도가 붙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9월에는 바이트댄스가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에선 “당분간 IPO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매출은 지난해 617억달러(약 84조원)로 80%가량 증가했으나, 영업손실도 71억5000만달러(약 9조7000억원)에 달했다. 성장에 집중하면서 비용도 크게 증가한 탓이다.

류현정 조선일보 디지털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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