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아시아는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앱인 알파카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매스아시아
매스아시아는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앱인 알파카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매스아시아
박순우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한빛소프트 해외마케팅 상무, 전 더나인 부사장, 전 알리바바 게임담당 총괄이사, 전 LB인베스트먼트 중국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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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전동 킥보드가 길가에 세워져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 됐다. 앱을 통해 필요할 때만 킥보드를 빌려 타는 서비스인 ‘공유 전동 킥보드’가 등장하면서 생긴 변화다. 하지만 그 인기와 함께 안전 문제가 부각되자, 허술한 규제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에 국내에서는 2021년 5월 13일부터 킥보드 운전을 위해 안전모 착용과 운전면허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공유 자전거와 함께, 상대적으로 단거리 이동을 목적으로 하는 1인용 이동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에 해당된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 & Company)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유럽의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2030년까지 5000억달러(약 628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6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추세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현상도 크게 작용했다. 버스나 지하철과 같이 사람들이 붐비는 대중교통 대신 1인용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3분기 대중교통 이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반면 퍼스널 모빌리티 이용자는 같은 기간 159% 증가했다. 걸어서 10분 이상 걸리는 목적지를 2∼3분 안에 편하게 도착할 수 있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주차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전동 킥보드는 20~30대 청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도시나 지방에 있는 큰 공업단지의 경우, 입구에서 근무처까지 5㎞미만의 애매한 거리를 이동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필수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단기간에 공유 전동 킥보드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 10여 개 업체가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술은 물론 자체적인 하드웨어 디자인 능력과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알파카’ 서비스의 운영사인 ‘매스아시아’다.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경험) 전문가인 정수영 대표가 2017년에 세웠다.

알파카는 전동 킥보드와 전동 자전거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현 위치를 기반으로 대여 가능한 모빌리티를 목적지까지 대여해주는 공유 서비스 앱이다. 현재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약 80여 개 지역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본인 인증과 함께 신용카드와 운전면허 등록을 마친 고객은 자신의 현재 위치 근처에 주차돼 있는 전동 킥보드 현황을 볼 수 있다. 앱에서는 전동 킥보드의 배터리 잔량과 운행 가능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이 대여하고자 하는 킥보드 위치로 가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한 뒤 탑승하면 된다. 원하는 목적지까지 킥보드를 사용한 다음에는 알파카 앱상에서 확인되는 주차 가능 지역에 반납하면 된다. 주차된 모습을 촬영하고 반납이 완료되면, 이용 시간에 따라 등록된 신용카드로 요금이 결제된다. 킥보드 이용료는 1분당 100~160원이다. 국내에서 규제가 강화되기 직전인 2021년 4월 알파카의 이용 건수는 총 475만 건으로 2019년 9월(20만 건) 대비 약 24배 증가했다. 2019년 10월 10만 명이었던 누적 회원가입 수는 2021년 4월 67만 명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매스아시아의 2021년 매출은 68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5억9000만원)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알파카가 성장하게 된 핵심 역량은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1│고객 친화적인 SW 기술력

매스아시아는 카이스트(KAIST) 출신 개발자들을 영입, 주행가능 구역과 구간 운행 속도 등을 현장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경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알파카의 지역 파트너들이 현장에서 경험하는 애로사항을 서비스 운영자가 즉각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단체에서 특정 지역을 전동 킥보드 주차 금지 지역으로 설정하면 서비스 운영자가 즉각 앱상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고, 사용자들의 앱은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된다. 특정 지역에 어린이나 고령자들의 활동량이 늘면, 해당 지역의 최고 속도를 시속 20㎞ 이하로 줄이도록 자동으로 시스템에 반영된다. 사용자들이 조작하지 않아도 최고 속도가 자동으로 제한된다. 나아가 이 회사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전동 킥보드가 운행하는 좁은 길 같은 지역의 지도 데이터도 수집 가능해 향후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매스아시아의 전동 킥보드 본체에 탑재된 QR코드. 사진 매스아시아
매스아시아의 전동 킥보드 본체에 탑재된 QR코드. 사진 매스아시아

2│뛰어난 하드웨어와 배터리 기술 

대부분의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업체들은 중국의 나인봇 등 소비자용으로 만들어진 전동 킥보드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본래 개인용으로 생산되는 것이므로 많은 사람이 거칠게 사용하는 공유 서비스에서 잦은 고장을 일으켜, 사업자들의 가동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알파카는 자체적으로 전동 킥보드를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지속해서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내구성을 높여 사용자의 편리함을 높이고, 고장을 줄여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일반 공유 전동 킥보드의 경우, 충전이 안 되거나 특정 부품이 고장 난 경우 전동 킥보드를 수리 센터에 입고해 수리를 해야 한다. 알파카는 교체형 배터리를 도입하고 킥보드 부품을 모듈화해, 고장 난 킥보드를 수리 센터 입고 없이 현장에서 바로 정비가 가능하게 했다. 최근에는 전동 킥보드용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는 안전성 측면에서 기존 액체 배터리보다 우수할 뿐 아니라, 킥보드 충전 시간은 단축하고 주행거리는 향상할 수 있다.


3│지역 노하우 갖춘 ‘지역파트너’ 운영체제

알파카는 지방에서 먼저 우위를 점한 뒤 대도시를 공략하는 ‘선 지방 후 서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 사업의 경우 ‘지역파트너’ 체제를 운영 중이다. 지역의 노하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전국 각지의 파트너들은 자기 자금을 투입해 알파카의 공유 플랫폼을 통해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들은 지역 주민의 민원과 디테일한 지역 정보를 즉각 업데이트하며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교통체증과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동 킥보드를 비롯한 퍼스널 모빌리티가 하나의 선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규제 강화는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앱인 알파카에 도전으로 다가온다. 알파카의 해외 진출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알파카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사용될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