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 보기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1~6월) 사상 처음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지난 12년간 연간 판매 기준으로 줄곧 세계 5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전환 속 약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8월 15일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세계 시장에서 329만9000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000대), 독일 폴크스바겐그룹(400만600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4위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제휴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314만 대), 5위는 스텔란티스그룹(301만9000대)이다. 스텔란티스그룹은 이탈리아계 미국 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이 지난해 1월 합병한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5위에 오른 지 12년 만에 상반기 기준이지만 판매량 순위에서 두 단계 올라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코로나19로 완성차 업계가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공급망 관리에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2위 폴크스바겐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4% 감소했고,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는 17%, 스텔란티스그룹은 16% 줄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284만9000대)는 18% 이상 판매량이 급감했다. 현대차그룹은 5% 감소에 그쳤다. 도요타그룹(6%)보다 감소 폭이 작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매주 전사 차원의 회의를 열고, 반도체 기업이 모여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수시로 임원급 담당자를 보내며 기민하게 대응했다. 

아이오닉5(현대차), EV6(기아) 등을 내세워 미래차 핵심인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한 점도 현대차그룹이 세계 3위에 오른 배경이다. 특히 현대차는 독일 등 유럽 자동차 강국과 미국에서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1~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서 점유율 11.5%로 폴크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그룹에 이어 3위에 올랐고, 독일 전기차 시장에서는 1~7월 기준 3위를 기록했다. 독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선 벤츠, BMW,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에 밀려 6위였지만, 미래차 시장에선 3위를 기록한 것이다.

테슬라가 독주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는 상반기 2위를 기록했다. 점유율(9%)은 테슬라(70%)에 비해 크게 낮지만, 미국 빅 3(GM·포드·스텔란티스그룹)를 제쳤다. 이와 관련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세계 빅 3 자리를 유지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빌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왼쪽부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빌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SK 최태원, 美 테라파워에 3000억 투자
빌 게이츠와 에너지·보건 협력 논의

SK그룹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전문기업 ‘테라파워’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원자로인 SMR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탄소 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상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8월 15일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32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지난해 6월 확대 경영 회의 이후 SMR 분야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지난 5월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SK그룹은 테라파워가 한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진행하는 SMR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 SMR의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MR은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로 꼽힌다. 테라파워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전력 업체 퍼시피코프와 공동으로 2028년을 목표로 미국 와이오밍주에 345㎿ 규모 SMR 건설을 추진 중이다.

8월 16일 최태원 회장은 빌&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이사장 자격으로 방한한 빌 게이츠를 만나기도 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배석한 이날, 최태원 회장은 빌 게이츠와 글로벌 보건 협력과 저개발 국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빌 게이츠는 그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재단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60만달러(약 47억원), 1000만달러(약 133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통해 국산 첫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했고, 국가출하승인을 받아 빠르면 8월 말부터 접종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신학철(왼쪽) LG화학 부회장과 이언 피너 ADM 수석부사장이 8월 16일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화학
신학철(왼쪽) LG화학 부회장과 이언 피너 ADM 수석부사장이 8월 16일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화학

LG화학, 美 일리노이에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 건설
곡물 기업 ADM과 합작, 2025년 완공

LG화학이 세계적인 곡물 가공 기업인 미국 ADM(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과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8월 16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양사가 주요 조건 합의서(HOA)에 서명한 데 이어 이번에 본계약을 마무리한 것이다. 양사는 식물 기반 제품과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합작 법인 두 곳을 설립한다. 미국 LA에 설립되는 원재료 생산 법인 ‘그린와이즈 락틱’은 ADM의 발효 기술력을 활용해 연산 15만t의 옥수수 기반 고순도 폴리젖산(PLA)을 생산할 예정이다. PLA는 인체에 무해해 주로 식품 용기나 빨대, 생수병, 식기류, 티백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LG화학 일리노이 바이오켐’은 그린와이즈 락틱의 PLA로 연간 7만5000t 규모의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할 계획이다. 500 친환경 생수병 약 25억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생산 시설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건설된다. 착공은 2023년이다.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PLA 공장을 짓는 한국 기업은 LG화학이 처음이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