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CEO)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정당성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10.35%)이 ‘오너 없는 기업’에서 회장이 연임을 거듭하는 이른바 ‘황제 연임’ 문제를 지적하자 복수 후보와 경선이라는 역제안을 한 것이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뜻을 받아들여 12월 15일 차기 대표이사 복수 후보 심사를 위한 일정과 절차 등을 놓고 논의했다. 이로써 구 대표는 KT 차기 대표 선거에 기호 1번으로 출마하게 된다.


“플랫폼 회사 변신 기틀 마련” 평가

이사회는 12월 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위원회가 구 대표와 2차 면접을 진행한 후 성과를 종합해 이사회에 차기 CEO로 추천한 것이다. 그는 내부 평가에서 통신사(텔코·Telco)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DIGICO)로 변신하기 위한 기틀을 안정적으로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 대표는 이날 스스로 이사회에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 검토를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2월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유 분산 기업이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다”며 “사회적 공감대를 이룰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구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가능성 검토 요청에 대해 국민연금의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승부수이자 그간의 성과에 대한 ‘자신감 표현’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선임된 구 대표는 12년 만에 탄생한 KT 출신의 CEO다. 구 대표는 취임 초기 탈(脫)통신을 선언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렸다. 핵심으로 삼았던 A(인공지능)·B(빅데이터)·C(클라우드)를 비롯해 KT스튜디오지니를 필두로 한 미디어 사업에서도 성과가 가시화했다. KT클라우드를 출범시키는 등 다각화한 기업고객(B2B) 사업으로 올 상반기 B2B 매출이 전년보다 21% 증가하기도 했다. KT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조5387억원으로, 같은 기간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성과를 2012년 이후 10년 만에 달성했다. 

이사회는 추가 심사를 진행하고 복수 후보 선정 방법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대표이사 후보자군 구성을 위해 이사 추천을 받을 수 있고,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인선 자문단을 구성할 수 있다. 정관에 따라 정기 주주총회 3개월 전까지 차기 대표 후보자를 결정해야 해, 연내 후보 선발 절차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차기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한편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구 대표를 포함해 총 네 명이 CEO 자리를 역임했다. 이 중 남중수 전 사장과 이석채·황창규 전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두 번째 임기를 마친 사람은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미래 車 자율주행 기술로
주상복합·호텔 로봇 배송에 ‘탑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인 전동화·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배송 서비스 로봇을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은 12월 13일 “경기도 수원의 주상복합 단지 광교 앨리웨이와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배송 서비스에 투입된 로봇은 지난 1월 현대차그룹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공개한 플러그 앤드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 로봇은 장애물 앞에서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피하거나 최적화된 경로를 찾아 물건을 배송한다. 무선통신으로 공동 현관문을 열어 아파트 내부에 진입하고 엘리베이터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엘리베이터를 호출한 뒤 주문한 가구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도 탑재돼 주변 환경과 주문한 사람을 인식하고 식별한다. 주문한 객실의 문 열림을 감지하고 사람이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자동으로 물건 적재함을 열어주는 등 지시를 수행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신임 회장. 사진 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신임 회장. 사진 고려아연

2023년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3세 경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최윤범 회장 체제가 개막하면서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와 신재생 에너지 등의 사업 확장도 빨라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12월 13일 이사회를 열고 최윤범 부회장의 회장 승진 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1975년생인 최윤범 회장은 고(故)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이자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2023년 고려아연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최윤범 회장 체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신임 최 회장은 미국 애머스트대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복수 전공하고,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현지에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했다. 이후 전략기획담당 부사장, 호주 아연제련소 SMC 사장 등을 거쳐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부터 부회장직을 맡아 회사를 이끌어왔다.

고려아연은 앞으로도 신재생 에너지와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 기반 자원 순환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고 이들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사진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사진 베스핀글로벌

UAE 최대 이통사서 1500억 투자 유치
베스핀글로벌, 韓 클라우드 해외 수출

한국의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 사업자(MSP)인 베스핀글로벌이 중동의 투자를 받아 전 세계로 한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수출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스핀글로벌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디지털 서비스 기업 ‘이앤엔터프라이즈’로부터 6000만달러(약 78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 D 펀딩에 해당한다. 자본 증자 자문사는 BDA파트너스가 맡았다. 여기서 18개월 내 추가 투자 옵션을 통한 투자 성사가 이뤄지면 총 1억2000만달러(약 1570억원) 규모 투자를 받게 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베스핀글로벌과 이앤엔터프라이즈는 중동, 아프리카, 파키스탄 등을 주요 거점으로 활동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역내 고객에게 클라우드 관리와 운영을 비롯한 클라우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투자금의 많은 부분이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핀글로벌은 그동안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중동에서 계속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했다. 베스핀글로벌은 해외에서 매출의 35%가 나오는데 이 중 미국과 중동의 사업 규모가 제일 크다.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