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IT 소비자들은 매우 창조적입니다. 세계적인 IT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고객의 경험을 기치로 내건 HP로서는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시험해볼 수 있는 시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애드리안 코치 HP 수석부사장은 한국에서 첫 신제품 발표회를 갖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HP 신제품 발표회는 지난 1월24~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애드리안 코치 HP 수석부사장은 “이번 신제품들은 소비자들이 디지털콘텐츠를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신개념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태지역 및 일본의 HP 퍼스널 시스템 그룹(PSG)을 담당하고 있다. PSG 사업 부문에는 노트북·데스크톱PC, 핸드헬드 및 인터넷 기기 등이 포함된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시장이 수준도 높고, 잠재력은 더욱 무궁무진하다”며 “새로운 제품은 항상 한국을 통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 비해서도 한국 시장은 그 이상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는 거대한 시장으로 앞으로 성장 기회가 많다고 분석했지만, 중요도는 한국에 비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IT기업으로서는 한국 시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중국과 인도가 이제 출발선에 서 있다면 한국은 이미 성숙했습니다. 기술도 먼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는 한국과 이들 두 지역의 비슷한 점으로는 현지 업체들의 브랜드가 강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 등으로부터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지만 최근 저가 공세 등을 펼치고 있는 중국 업체에 대해서는 별반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중국 PC업체들이 저가 위주의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HP도 예전에는 한 해 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11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저가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업체의 수익성 면을 따져 본다면 큰 경쟁자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안에 각 나라별로 2~3개 업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HP는 12인치 태블릿 노트북PC와 터치 방식 데스크톱PC를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4/4분기에도 전 세계 PC 출하량 1위를 지킨 HP는 이러한 신제품을 필두로 올해도 PC 시장 1위를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반 소비자 대상 시장을 강화해 이 부분 성장률을 2자리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애드리안 코치 부사장은 이번에 선보인 제품의 컨셉트로 독창적(Unique)이라는 점을 꼽았다.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롭게 출시한 윈도우 비스타와 HP 하드웨어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더욱 중요해 질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섹시한 제품’에 먼저 손을 뻗을 겁니다. 가지길 원하고, 꺼냈을 때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