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제외한 지난해 최고의 투자 수단은 무엇이었을까요. 단연 해외펀드였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해외펀드는 연평균 30%(주식형 펀드)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죠. 높은 수익률 덕분에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펀드에 몰렸습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만 무려 10조원 가까운 자금이 해외펀드에 집중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해외펀드의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였을까요?

VIP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은행의 PB들에 따르면 바로 ‘자본시장형 부자’들이 최대 수혜자라고 합니다. ‘자본시장형 부자’란 예금, 부동산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에서 벗어나 국내외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에 집중 투자해 큰 수익을 얻는 부자를 뜻합니다.

주로 386세대인(40대) 이들은 저축보다는 투자의 개념이 강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것도 남다르다고 합니다. ‘자본시장형 부자’의 평균 금융자산은 5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자본시장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한 이들은 2003년 말부터 해외펀드 투자에 나섰다고 합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해외펀드는 2003년 이후부터 매년 2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왔습니다.

이를 가정하고 단순 산술하면 2003년 1억원을 해외펀드에 투자한 부자는 2004년에 1억2000만원, 2005년에 1억4400만원, 지난해 1억7280만원을 번 셈이죠. 3년 만에 72%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입니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월담(해외펀드)을 한 사람은 ‘자본시장형 부자’들일 것”이라며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기 때문에 주변 정보를 분석하고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것도 빠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자본시장형 부자’들이 전통적인 부자들보다 더 높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부자들의 금융거래라 해봐야 예금과 대출이 전부지만 자본시장형 부자들은 예금과 대출은 기본이고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을 다양하게 자주 거래하기 때문이죠. 금융거래가 많으면 그만큼 금융기관이 취할 수 있는 수수료 수익이 많아지겠죠.

속된 말로 ‘자본시장형 부자’들은 돈이 되는 고객이기 때문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금융기관에서는 부자에도 격이 있는 셈이죠.

“금융기관 입장에서 보면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는 자본시장형 부자들에게 차별화 된 서비스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또 이들 고객은 이익 창출 측면뿐만 아니라 미래 가치 측면에서도 소중합니다. 아직까지 자산 규모면에서 자본시장형 부자들이 전통적인 부자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죠.”(시중은행 VIP영업본부장) 즉, 미래 한국형 부자의 주류는 이들 자본시장형 부자가 될 것이라는 얘기죠. 여러분은 어떤 부자에 속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