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자동차보험료 할인율이 크게 바뀌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보험사 갈아타기’가 한창이다. 이중 많은 소비자들은 중소형 손해보험사가 대형사보다 보험료가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에 무턱대고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보험료가 더 높은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 부가서비스 측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손해보험(이하 손보)사들의 최근 손해율은 80%를 넘고 있다. 이는 경영수지의 적정 수준인 72%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점차 가격경쟁을 포기하고 보험료를 현실화하는 중소형 손보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화손보, 삼성화재보다 보험료 비싸

1월9일 현재 1500cc 차량을 보유한 31세 남성이 자동차보험(가족 한정과 26세 연령 특약)에 가입했을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조사한 결과, 한화손해보험(53만4710원)과 메리츠화재(52만9610원), AHA(52만7400원) 순으로 보험료가 높게 나타났으며 삼성화재(52만2440원)가 그 뒤를 이었다.

또 같은 조건으로 승용차를 2000cc급으로 바꿔 조사해본 결과 한화손해보험(74만9200원), AHA(73만8230원), 메리츠화재(73만4340원)가 역시 보험료 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삼성화재(67만4770원)는 그린화재(69만3190원), 동부화재(68만1370원), 현대해상(68만6210원)에 이어 9위에 머물렀다.

그동안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 상위사들의 보험료가 비교적 높고 중소 손보사들은 저가 정책을 펼쳐왔지만 회사별로 보험료가 자율화되고 손해율이 급등하자 이 같은 등식이 점차 파괴되고 있다. 손해율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회사에 주는 압박은 자산 규모가 큰 상위사보다 중소 손보사들이 더 크기 때문에 예전처럼 중소 손보사들이 무조건적인 가격 경쟁을 펼치기에 무리가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이 예전보다 조건이나 여러 가지 변수가 복잡해져 단순한 가격 비교는 어렵지만 중소 손보사들과 상위사들의 보험료 차이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가격보다는 회사나 상품의 브랜드, 특화된 보상 수준, 사후 서비스 등이 자동차보험 마케팅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큰 회사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고 싶지만 비싼 보험료 때문에 망설였던 계약자들이 이제는 대형사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손보사들의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특약이 출시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령, 운전 형태, 가족 수 등을 잘만 활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연령 특약 활용하면 보험료 절감

특히 ‘연령 특약’, ‘운전자 한정특약’이 다양해지면서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났다. 연령 특약은 기존 26세, 30세에서 최근 들어 35세, 43세, 48세가 추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43세 이상 운전자들의 손해율이 양호한 편이기 때문에 가격을 좀 낮출 수 있다”며 “48세 운전자의 경우 자녀들이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싼 편이지만 이 특약에 가입하면 본인만 운전하겠다는 의미이므로 보험료가 낮아져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만35세 이상 운전자 연령 한정특약’은 만30세 이상 특약보다 2.5% ‘만48세 이상 운전자 연령 한정특약’은 만30세 이상 특약보다 7.3%, 정도 저렴하다.

이와 함께 운전자 한정특약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가족 범위 내에서 기명 피보험자 본인 이외에 3명까지 운전 가능한 ‘기명 피보험자+3인 한정운전특약’, 기명 피보험자 본인 외 기본 계약 범위 내에서 1인을 추가하는 ‘기명 피보험자+지정1인 한정운전특약’, 부부와 기본 계약 범위 내에서 1인을 추가하는 ‘부부 특약+지정1인 한정운전특약’ ‘형제자매 특약’ 등 운전자를 한정해 보험료를 내리는 특약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통상 특정 소수만이 자동차를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된 특약”이라며 “이런 특약을 잘 활용하면 기존 보험료보다 2%에서 많게는 10%까지 저렴해 진다”고 설명했다.

30대 초반 부부라면 연령 특약을 30세로 하고 부부만 운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부 한정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30대 후반에서 40대에는 연령 특약을 35세나 43세로 맞추고 자녀가 운전을 할 수 있는 나이면 가족 한정 그렇지 않다면 부부 한정으로 운전자를 제한하는 것도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표1)

그 이후에는 대부분 자녀가 장성해 운전을 할 수 있는 나이로 접어들기 때문에 연령 특약은 가장 높은 나이로 가족 한정에 가입하면 된다.(표2)

적절한 보상과 저렴한 보험료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보다 꼼꼼한 보험 가입 계획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용어해설

손해율 :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회사의 영업수지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예정손해율보다 실제손해율이 높게 나타나면 적자를 보게 되며 실제손해율이 낮으면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기명 운전자 한정운전특약 : 피보험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을 기명 피보험자가 지정할 수 있는 특약. 예를 들어 기명 피보험자와 자녀 1인만 운전하는 경우 기존 ‘가족 한정운전특약’보다 약 21%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상 혜택이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