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금처럼 주식으로 저축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금리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장기 재테크 측면에서 이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적립식 직접투자’를 해법으로 꼽는다. <이코노미플러스>는 바라직한 투자 문화 확립과 한국 증시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정기독자들과 함께 ‘도전! 적립식 직접투자’라는 기획기사를 연중 연재한다.

 ‘도전! 적립식 직접투자’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굴곡과 조정의 연속이었던 증시 상황 속에서 적립식 직접투자를 시작했던 이무창, 전가영씨의 성적표는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

이무창, 전가영씨 모두 지난 한 달간(11월9일~12월8일) 연말랠리에 편승해 마지막 스퍼트를 펼쳤지만 환율(달러 가치 하락) 복병을 만나면서 원금 회복 수준에서 수익률이 멈추고 말았다. 12월8일 1년 평가결과, 이무창씨는 1.1%의 수익률을 기록, 간신히 원금을 회복했고, 전가영씨 역시 3.8%의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2005년 12월8일~2006년 12월7일) 시장수익률이 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적립식 직접투자 상담역을 맡고 있는 명노욱 현대증권 강동지점장은 “이무창, 전가영씨 모두 연말랠리에 편승해 원금 회복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급작스럽게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대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기대수익률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지만 낙담하기 이르다”며 “적립식 투자가 효과를 보려면 최소 3년 이상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 종목별로는 현대증권, 대상, KODEX200, KODEX KRX100 모두 지난달의 부진을 털고 플러스 수익률로 반전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 종목은 국내 상장지수펀드의 원조인 KODEX200으로 3.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KODEX KRX100이 3.1%의 수익률을 차지했고, 대상 1%, 현대증권 0.6%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ETF ‘웃고’ 개별종목 ‘울다’

투자 종목별 수익률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1년간(2005년 12월8일~2006년 12월7일) 개별종목보다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선방했다. ETF는 시장수익률을 쫓아가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기업 실적 등 여러 변수에 주가가 흔들리는 개별종목보다 안전하다. 특히 지난 1년처럼 증시 변동성이 클 경우 안전성은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실제로 투자 위험의 척도가 되는 주가 변동성을 살펴보면 ETF인 KODEX200, KODEX KRX100은 지난 1년간 각각 23%, 31% 내에서 주가가 움직인 반면 현대증권, 대상은 각각 107%, 84% 범위에서 주가가 크게 달라졌다. 즉 현대증권과 대상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컸다는 것을 뜻한다. 

명 지점장은 “개별종목은 해당 기업의 실적, 업종 환경 등 직접적인 변수와 함께 종합주가지수 하락 등 간접적인 변수에 의해서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반면 ETF는 단순히 시장과 같이 움직인다”며 “따라서 지난 1년처럼 종합주가지수는 정체된 상태에서 변동성만 클 경우 개별종목보다는 ETF가 보다 안전한 주식 투자 수단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를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서 시작해 1년 후 10% 오른 1100포인트로 끝날 경우 ETF는 최대 10% 가량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개별종목은 종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10%의 수익률을 기록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장기 주식투자로 보다 안전하게 수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라면 개별종목에만 ‘올인’하는 것보다는 ETF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ETF도 수익성을 보강한 KODEX 은행 등 다양한 종목들이 출시됐기 때문에 보수적인 개인 투자자라면 ETF만으로의 분산도 가능하다.

이에 사봉하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본부 선임은 “저금리, 고령화의 영향으로 주식투자도 단기에서 장기로, 직접에서 간접 또는 직간접 적립식 투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ETF는 노후 대비를 위해 장기 주식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분산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북핵 등 지뢰밭에 주가 부진

지난 1년간 현대증권, 대상 등 개별종목이 부진했던 이유는 펀드멘털(기업 가치)의 문제라기보다 환율, 북핵, 금리, 부동산 버블 등 외부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북핵과 환율은 개별종목의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10월초 터진 북핵 실험으로 단 이틀 만에 종합주가지수가 55포인트(4%)나 빠졌고 이의 영향으로 현대증권과 대상의 주가가 각각 11%, 12%가량 하락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금리 인상과 환율 하락, 유가 급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단 하루 만에 종합주가지수가 40.94포인트(2.98%)나 빠지는 연중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때도 주가가 상승세를 타던 현대증권과 대상은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명 지점장은 “현대증권, 대상은 업종 대표주로서 실적도 좋고 향후 전망도 좋은 기업들에 속한다”며 “기업 가치 측면에서 투자 메리트가 분명 높았던 종목들이지만 외부 악재로 종합주가지수가 롤러코스트를 타면서 힘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증권, 대상이 2007년에는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 업종 대표주인 현대증권은 증시 호전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은 현 주가가 기업 가치상 저평가 돼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현대증권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배로 업종 평균 1.7배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태다.

음식료 업종 대표주인 대상은 환율 하락이 오히려 반가운 종목이다.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 비용이 감소하는 만큼 이익은 증가하기 때문. 2007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 기대감도 크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음식료 업종은 2007년 1/4분기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환율 하락에 따른 원재료 수입 비용 감소 등이 주가를 견인할 가장 큰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무창, 전가영씨는 지난 1년간 적립식 직접투자 수익률이 기대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앞으로도 계속 투자를 유지해 갈 예정이다. 이무창씨는 최소 2년 이상 투자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종목도 그대로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그는 “1년간 주식투자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다”며 “2007년 증시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자본시장통합법 등 호재도 있는 만큼 현대증권에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가영씨는 결혼 전까지 지속적으로 적립식 직접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종목은 지금과 같이 유지하되 종목을 하나 더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무창 - 전가영씨 적립식 직접투자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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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투자 금액     ETF                      매입 단가/주     개별종목      매입 단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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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이무창 100만5000원 KODEX KRX100    2683원/170       현대증권     1만3217원/41

        전가영 104만6000원 KODEX200           1만7070원/30    대상            1만5870원/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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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이무창 140만5000원 KODEX KRX100   2744원/230        현대증권     1만4195원/53

        전가영 154만6000원 KODEX200          1만7510원/44     대상            1만6059원/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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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이무창 180만5000원 KODEX KRX100   2755원/300        현대증권     1만4016원/69

        전가영 204만7500원 KODEX200          1만7474원/62     대상            1만5077원/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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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이무창 230만5000원 KODEX KRX100   2758원/374        현대증권     1만3967원/83

        전가영 254만7500원 KODEX200          1만7497원/76     대상            1만4947원/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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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이무창 270만5000원 KODEX KRX100   2782원/435        현대증권     1만4093원/98

        전가영 304만7500원 KODEX200          1만7636원/90     대상            1만5152원/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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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이무창 310만5000원 KODEX KRX100   2811원/507        현대증권     1만4267원/111

        전가영 330만7500원 KODEX200          1만7753원/98     대상            1만5306원/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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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이무창 350만5000원 KODEX KRX100   2772원/595        현대증권     1만3708원/131

        전가영 380만7500원 KODEX200         1만7521원/114     대상           1만5058원/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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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이무창 390만5000원 KODEX KRX100   2756원/665        현대증권    1만3297원/151

        전가영 430만7500원 KODEX200          1만7428원/127    대상          1만4865원/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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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이무창 430만5000원 KODEX KRX100   2745원/734        현대증권    1만3046원/171

        전가영 470만7500원 KODEX200          1만7405원/138    대상          1만4671원/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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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이무창 470만5000원 KODEX KRX100   2744원/794       현대증권    1만2917원/191

         전가영 520만7500원 KODEX200          1만7439원/153   대상         1만4464원/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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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이무창 510만7500원 KODEX KRX100   2749원/856       현대증권    1만2769원/211

         전가영 570만7500원 KODEX200          1만7487원/168   대상          1만4174원/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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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이무창 550만7500원 KODEX KRX100   2754원/927       현대증권    1만2718원/227

         전가영 610만7500원 KODEX200          1만7521원/179   대상          1만3972원/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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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투자 시점 및 금액 : 이무창씨 40만원, 전가영씨 40만원으로 2006년 11월 8일 투자

※전가영씨 투자금액에는 KODEX200 배당금 주당 50원 포함

 투자자 Letter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해”

1년 결산 성적표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나의 주식계좌는 1년 결산 시점에서 플러스로 변해 있었다. “적립식 투자를 할 때는 매달 통장을 꺼내 보지 마세요.” 지난해 ‘도전! 적립식 직접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명노욱 현대증권 강동지점장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익률에 대한 집착은 적립식 투자의 최대의 적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난 한 달에도 수차례 수익률을 확인하곤 했다. 오랫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이 이어졌을 때는 ‘역시 주식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후회도 했었다. 그때마다 ‘3년간 주식으로 저축하자’는 초심도 흐지부지되곤 했다. 플러스로 변한 주식계좌는 나의 이런 마음이 얼마나 옹졸했던가를 꼬집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인데…. 다른 투자자들도 그런지 몰라도 1년간 적립식 직접투자를 하면서 난 내가 투자했던 종목에 오랜 친구와 같은 애틋한 감정마저 생겼다. 앞으로도 이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려 한다. 

“주식 첫 걸음 많은 것을 배워”

2005년 12월8일, <이코노미플러스>의 ‘도전! 적립식 직접투자’를 시작했을 때, 난 말 그대로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개미였다. 당시 ‘은행 문턱도 자주 넘지 못했던 내가 과연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동시에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1년간 주식투자를 하면서 두려움과 기대감을 모두 떨쳐버렸다. 막연한 두려움은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 획득과 분석으로 떨쳐버릴 수 있었고, 지나친 기대감은 여러 가지 경제 변수에 따라 시시가각 변하는 증시를 보고 저버릴 수 있었다. 1년간 주식투자 성적표는 낙제생을 간신히 면했지만 첫 걸음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난 적립식 직접투자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이 맘 때 초보 딱지를 뗀 나의 주식투자 성적표를 <이코노미플러스>를 통해 공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