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가 ‘집값’ 걱정에 들썩이고 있다. 정부와 서민은 집값이 너무 올라 안달하고 있고, 부동산 투자자들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투자 규제에 한숨만 쉬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불패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도 부동산 가격은 틈새를 찾아 널뛰고 있다. 말 그대로 악성 ‘풍선 효과’만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부동산 불패신화는 계속될까.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속 시원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부동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안홍빈 KTB자산운용 부동산투자팀 본부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안홍빈 본부장은 국내에 부동산 간접투자 시대를 연 인물이다. 그는 메리츠증권 시절, 국내 첫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교보메리츠CR리츠’를 선보인 것은 물론 국내 최초의 상업용 부동산펀드인 ‘유레스메리츠CR리츠’ 개발을 주도했다.

또 2004년 KTB자산운용 부동산투자팀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금까지 2년6개월 동안 무려 34개의 부동산펀드를 투자자들에게 선보였고, 해외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지금까지 안 본부장이 시장에 내 논 부동산펀드의 자산총액만 1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펀드 수익률도 우수하다. 대부분의 펀드가 7% 이상의 초과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이중 오피스빌딩에 투자한 ‘KTB컨피던스1호’와 ‘KTB컨피던스9호’는 시세를 감안할 경우 각각 50%, 2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펀드 개발이 손쉬운 오피스빌딩 뿐만 아니라 상품화하기 힘든 상가, 토지 등까지 부동산펀드로 개발해 업계 선구자로 불리고 있다. 말 그대로 부동산 투자의 숨은 귀재인 셈이다.

“부동산 불패신화 오래 못 간다”

안 본부장은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부동산 불패신화가 이제 곧 막을 내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의 강력한 거래 규제와 세금 부담 때문에 내년 이후에는 부동산 투자로 높은 수익을 얻기란 힘들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앞으로는 부동산 투자로 대박을 터뜨리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어질 겁니다. 당장 내년부터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정해지고, 종부세가 현실화되죠. 또 토지(나대지)의 경우 실거래가의 최고 60%까지 세금이 물립니다. 이럴 경우 과거보다 적게는 수 배, 많게는 수십 배 세금이 많아지죠. 부동산 관련 세제 정책들이 자리를 잡아가면 부동산 불패신화는 말 그대로 신화로만 남게 될 것입니다.”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는데도 정부가 조만간 안정화할 것이라고 나 홀로 자신하는 것도 바로 세금 폭탄에 비유될 만큼 강력한 규제가 내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지난해 8·31대책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거래 규제나 투자 규제만으로도 부동산시장은 진정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강력한 대책들이었죠. 부동산 대책들이 지금까지는 시그널에 불과했지만 점차 현실화하면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은 왜 자꾸 오르는 것일까. 그는 최근의 집값 상승이 투자처 부재와 학습 효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저금리와 주식시장 부진으로 투자할 때가 마땅치 않자 그나마 불패신화라 불리는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이 때문에 집값이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먹혀들지 않는 것도 투자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은 이자 수익에 의존해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이자 수익만으로 살기가 힘들어졌죠. 대안이 필요해진 것이죠. 부동산 불패신화가 시작되고 지속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근데 정부가 부동산 투자마저 막는다고 합니다. 마땅히 갈 곳도 없는데 말이죠.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풍선 효과라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히려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심정으로 투기적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거죠.”

따라서 그는 정부가 집값 난제를 효과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거래 및 투자 규제 등과 같은 극약 처방만 내릴 것이 아니라 부동산펀드와 같은 대체 투자 수단을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값 상승과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노력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죠. 문제는 집값과 투기를 잡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흐르는 물을 둑으로만 막으려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기는 법이죠. 지금이라도 대체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는 부동산펀드를 확대, 개편해 시중 자금을 흡수하고 더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부동산 간접투자 시대 도래”

안 본부장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부동산 세제 정책이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부동산 직접투자의 기대 수익이 낮아져 부동산 간접투자가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펀드도 기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형이나 오피스임대형 방식에서 벗어나 레저 시설, 복합 시설, 도시 개발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개인 투자자들은 간접투자 상품인 부동산펀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그는 충고했다. 

“세금과 투자 리스크를 감안하면 앞으로 부동산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개인이 펀드를 능가하기 힘들어지는 거죠. 이미 정보력이나 자금력, 그리고 안정성 면에서 펀드가 개인을 능가하고 있고, 이 같은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죠.”

그는 부동산펀드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자산운용사의 전문성과 과거 실적이 어떤지 유심히 살필 것을 권고했다. 각종 옵션으로 부동산펀드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간접투자 상품인 만큼 때에 따라 원금 손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펀드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사업성은 있는지도 직접 찾아가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레코드(실적)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운용사가 부동산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지 또 펀드 레코드가 어땠는지 살피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죠. 이와 함께 부동산펀드가 투자하는 사업의 타당성을 살필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합니다. 보다 많은 투자 기회와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발품을 파는 일도 마다하지 말아야 하죠.”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부동산펀드가 유망할까. 그는 내년에는 오피스빌딩보다는 상업용 시설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더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오피스빌딩의 시세는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올랐죠. 일부 지역의 시세는 과거의 2배인 평당 1400만원에서 1500만원이 넘는 상태입니다. 반면 앞으로 오피스 공급은 더욱 많아질 예정이죠. 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는데 공급이 늘어난다면 자연히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죠. 따라서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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