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책임은 1차적으로 이윤을 내서 종업원에게 급여를 주고, 주주 배당을 실시하며 국가에 세금을 내 재정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2차적 책임으로는 재투자 재원을 마련하여 성장 기반을 갖추고 고용과 수출 증대를 통해 국부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신국부론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이외에 3차적 책임으로 사회적 책임, 공공에의 기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책임까지를 포괄한다. 그래야 예측이 어려운 미래 환경에서 지속 발전이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미지 차원에서 시혜적으로 하는 자의적인 자선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 경영 전략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의무와도 같은 것이다.

최근에는 기업 평가 지표들이 여러 가지로 발전되고 있다. 즉 기업 이미지 조사, 소비자 고객 만족도 조사, 기업 평판 지수 조사, 기업 투명성 지수 조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지수, 기업 윤리 지수, 글로벌 지속 가능성 지수 등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기업 가치를 측정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거의 대부분의 평가 지표에 사회적 책임 활동 항목이 등장하고 있다. 기업 PR에서 사회적 책임 활동만큼 가시성(Visibility)이 높은 요소도 없을 것이다.

이제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볼 때 훌륭한 기업 PR의 소재로서 인권, 환경, 건강 등의 윤리적, 법적 책임, 그리고 사회 공헌 활동 등의 사회적 책임 같은 요소가 필수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여 영구히 존속,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이해 관계자 중 전략적으로 중요한 목표 공중(Target Public)을 정하여 경영 전략과 기업의 존속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하여야 한다.

첫째, 기업의 구성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관리이다. 기업 구성원은 기업의 주체임과 동시에 가장 중요한 이해 관계자 집단이다. 이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한솥밥, 한식구 공동체로서 노사 화합을 이루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

둘째, 고객 집단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만족시켜야 고객이 기업을 신뢰하고 계속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 만족 경영 시스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셋째, 주주 관계다. 기업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경영을 함으로써 기업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주주의 안정적인 투자가 있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주주에 대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역시 꼭 필요하다.

넷째, 사회 관계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1차적으로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고, 윤리 경영,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 사회의 신뢰를 쌓고 기업 활동에 대한 지지를 획득할 수 있다.

이들 주요 이해 관계자 집단에 대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기업의 성장 발전에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전사적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고 이에 집중해야 한다.

좋은 기업 문화와 철학이 바탕이 된 기업의 정체성 확립

 좋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좋은 기업 문화와 기업 철학이 바탕이 된 기업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죤슨 앤 죤슨은 사업 수행에 관한 규정(Business Conduct Policy), 종업원의 행동 강령(Code of Conduct), 리더십의 표준(Standard of Leadership)을 기업 신조(Our Credo)로 삼고 있다. 모든 관리자와 종업원은 매년 서명을 실시, 규범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는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소비자에 대한 의무, 종업원에 대한 의무, 사회 공동체에 대한 책임, 주주에 대한 책임을 명시한 Our Credo는 고객과 종업원을 존경하고 믿는 기업 문화를 이루었으며 전 세계 죤슨 앤 죤슨사의 평판을 높이고 신뢰를 확보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1982년 10월에 발생한 죤슨 앤 죤슨그룹의 타이레놀 사건은 홍보 위기 사례의 교훈으로 아직도 홍보 교과서에 수록될 만큼 개방된 솔직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좋은 PR은 전문가들이 크리에이티브(Creative) 활동을 통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영 그 자체의 평가를 공중들이 자기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다. 경영 자체라 함은 바로 그 기업의 정체성(Identity)이며 좋은 기업 문화(Corporate Culture)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 이미지나 기업 평판을 좋게 하려면 먼저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 기업의 정체성(C.I.)이 확립되어야 한다.

이는 정부 PR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와 좋은 평판(Repulation)을 얻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국민의 이해관계에 맞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정책이어야지 정부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정책은 아무리 정책이 훌륭하더라도 결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이노종 SK 경영경제 연구소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