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 때,검한성의 벼슬을 지낸 유귀수의 딸이자 평양 현감을 지낸 최중기의 아내였던 감동은 무려 서른아홉 명과 간통 스캔들을 벌였다. 음탕한 행동으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감동은 스스로 창기라 부르면서 수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맺었다. 감동의 이러한 애정행각은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조정이 떠들썩했던 이유는 그녀가 관계한 남자의 수가 39명이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지만, 관계한 남자들의 지위 때문. 그녀가 관계한 남성들에는 사헌부 지평 및 공조판서를 비롯해 공신 자제, 수령 등 각계의 지도층 인사들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역사상 최고의 음녀로 꼽는 어우동(於于同)은 성종 때 승문원 지사였던 박윤창의 딸. 양갓집 자제로 태어나서 종실 태강수의 아내가 되었는데, 소박맞은 뒤 행실이 방탕하여 조관 및 유생들과 난잡한 관계를 가져 조정에서 알고 그와 관계한 자들을 문초한 것이 수십 명이었다. 결국 풍속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사형 당하였다.

어쨌든 감동과 어우동의 섹스 스캔들 이후 남성은 강력한 유교적 잣대로 여성들의 성을 통제했다. 과부들의 재가 금지는 물론이고 바깥출입조차 단속했다. 이때부터 500여 년간 우리 사회의 성은 남성적이었다.

“감동과 어우동 언니 때문에 여자들은 너무나 억울하다. 그치?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때는 여자들이 그렇게 성에 대해 자유분방했다던데…. 결국 여자들만 엄청 피해를 본 거지. 그동안 남자들은 얼마나 좋았을까? 누릴 꺼 다 누리고…. 첩도 두고 기생방을 들락거려도 어떤 태클도 걸 수 없었던 수많은 언니와 아줌마와 할머니들…. 그게 다 이유가 있었네.”

하지만 해방 이후 한국 여성의 성은 급속하게 개방되었고 요즘에는 감동과 어우동 후예들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여성들의 성이 깨어난다. 그들의 성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성도덕과 규범, 벽들을 서서히 거부하고 무너뜨리면서 감춰지거나 감춰야만 했던 성적 본능을 자유롭게, 과감하게 드러내 놓으려 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이제 섹스에 대한 담론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똑같이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시켜 가고 있다. 당당하게 섹스를 요구하고 또 거부하는 그들의 몸짓은 사회의 권위와 기득권에 의해 여전히 움츠러든 모습이긴 해도 이전과 뚜렷이 대비되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정상 여성의 성 태도 조사’에 의하면, 여성이 배우자에게 성행위를 요구하는 빈도가 61.5%, 잠자리에서 체위를 바꾸는 등 적극적인 성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52.2%였다. 이는 수동적이었던 여성들이 적극적이 되었음을 입증한다. 특히, 31.5%의 여성들이 배우자의 성 능력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고 있으며, 12%는 성 기능 장애를 치료받도록 권하고 있다고 한다. 남성들은 22.3%가 아내에 대해 성적으로 열등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들이 대담해지고 여성의 성 표현이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반면에 남성들은 갈수록 잠자리에서 주눅 든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남성들은 발기부전과 왜소 심벌로 인한 콤플렉스 등으로 여성에 열등감을 갖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남성들이 허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948년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발기 장애 환자의 발생 빈도가 40대 남성의 2%, 50대 6.7%, 60대 20%라고 조사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미국 남성노화연구진의 보고에 의하면 40세 남성의 39%, 50대 49%, 60대 58%로 발기 장애가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또한 생식력도 저하되어 평균 정자 수가 1ml당 1억 1300만 마리에서 6600만 마리로 감소했고, 1회 사정량도 3.4ml에서 2.75ml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우리나라 남성의 64.9%가 상대 여성을 만족시키려고 신경을 쓴다고는 하지만, 전희 시간은 24.5%가 5분 이내라고 응답한 것을 보면 한국 남성의 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20분을 충분한 전희 시간으로 보는 외국 기준에 크게 모자라는 것이다. 성행위 빈도도 주목할 만한데 주 1~2회가 57.1%를 차지한 반면에 전혀 하지 않거나 월 1회 미만이라고 답변한 경우도 15.5%나 차지했다. 섹스리스 부부가 그만큼 많다는 뜻.

“나도 가끔씩 섹스를 하고 싶어질 때가 있어. 사랑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나도 여잔데…. 남편을 사랑하지만 어떨 때는 바람을 피울 것 같아 두려울 때도 있어.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지 뭐. 별 짓 다 해봤지. 가끔 애교도 떨면서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가면 ‘잠이나 자’라고 하면서 등을 홱 돌려버리는데 뭐. 그럴 땐 얼마나 비참한지 알아? 더럽고 치사해서 나도 이제 그런 짓 안 하지. 그래도 밤이 되면 생각날 때가 많아.”

“나한테 더 이상 여자로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서글프지 뭐.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우린 벌써 몇 달이나 안 했는지 몰라. 정말 폭발 안 한 게 다행이지. 죄 받을 소린지 모르지만 어디 괜찮은 남자만 나타나면 나도 바람피울 것 같아. 그러구 싶어.”

“글쎄 말이야, 밤중에 자다가 나와 보니까 거실에서 남편이 야한 비디오를 보면서 얼굴이 시뻘개 가지고 그걸 만지고 있는 거야.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 멀쩡한 날 놔두고 혼자 그러구 있더라니 깐. 참…. 나하고는 안 하면서 그게 무슨 짓이래. 웃기지 않니?”

무엇이 남성을 이토록 허약하게 만들었을까? 과중한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 흡연, 과음 등이 주원인일 것이다. 여성 시대인 요즘, 직무를 유기하는 남성들의 말로는 뻔하다. 강해지는 아내, 요구하는 아내, 참지 않는 아내 옆에 누워 기득권을 붙잡고 버틸 대로 버티고 안일무사로 뭉개고 있는 사이 남는 건 한숨과 뒤늦은 후회뿐이다. 목마른 아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혼외정사가 빈번한 요즘, 겨우 의무방어전만을 소화해서는 결코 가정을 지켜 낼 수 없다. 여성들의 외도가 날로 늘어 가고 40%의 주부들이 성적 불만으로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남성들은 시대 변화를 빨리 감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 줘야 한다. 가정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은 뭐니 뭐니 해도 아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성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고 신체적 결함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핑계는 한도 끝도 없다. ‘시간이 없어서, 피곤해서, 내일부터’ 등등 쓸데없는 이유를 붙여 가며 숨쉬기 운동만 하다가는 앞으로 늘 혼자 자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