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금처럼 직접 주식으로 저축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금리 고령화의 영향으로 장기 재테크 측면에서 이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적립식 직접투자’를 해법으로 꼽는다. <이코노미플러스>는 바람직한 투자문화 확립과 한국 증시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정기독자들과 함께 ‘도전! 적립식 직접투자’라는 기획기사를 연중 연재한다.

국발 금리 인상으로 패닉에 빠졌던 국내 증시가 다시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이무창·전가영씨의 적립식 직접투자 수익률도 소폭 상승했다.

7개월 평가결과(6월9일~7월11일) 이무창씨는 전달대비 3.83%포인트 오른 -14.28%의 수익률을, 전가영씨는 3.89%포인트 오른 -6.13%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5.24% 상승, 다시 1300포인트대로 올라섰다.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중요 변수가 소멸되면서 바닥을 찍은 증시가 방향타를 상승 쪽으로 돌린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급락으로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고, 이에 따라 기관 및 개인자금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더 이상 급락장세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외국인들은 여전히 주식을 내다 팔고 있지만 장기투자 자금인 기관 및 개인들이 이를 흡수하고 있어 시장의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고 오히려 질적으로 좋아졌다”며 “앞으로 증시는 1250을 저점으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고유가와 환율, 기업실적 개선 여지 등이 하반기 증시의 중요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ETF가 수익률 만회 ‘일등 공신’

투자종목별로는 ETF(상장지수펀드)가 개별종목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전체 수익률을 만회했다.

이무창씨가 개별종목으로 투자한 현대증권의 7개월 수익률은 -22.04%로 전달에 이어 가장 부진했다. 증시 상승과 함께 주가도 소폭 올랐지만 지난달 증시 폭락으로 주가가 26% 이상 빠졌던 터라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전가영씨가 개별종목으로 투자한 대상은 전달 대비 3.25%포인트 오른 -7.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자산 배분 및 수익률 관리를 목적으로 투자한 ETF는 이무창씨의 KODEX KRX 100이 -5.77%, 전가영씨의 KODEX 200이 -5.06%를 각각 기록, 개별종목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이에 명노욱 지점장은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타더라도 현대증권이나 대상 등 개별종목의 경우 기업별로 회복세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ETF는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증시가 상승한 만큼 수익률도 오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과 대상의 주가가 부진하지만 하반기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증시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현대증권은 최근 증시 회복과 함께 정부의 자본시장 발전 계획이(자본시장통합법) 윤곽을 드러내면서 하반기 기대주로 부각되고 있다.

대상도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실적개선으로 증권사 추천 종목으로 뽑히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최근 대상의 실적개선이 부각되고 있다며 매수 의견과 6개월 목표주가 2만원을 제시했다.

이의섭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효과로 기업 지배 구조가 투명해지고 사업이 단순화하면서 대상의 이익 가시성과 질이 향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상승 추세를 노려라”

적립식 직접투자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명노욱 지점장은 “단기손실에 집착해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면 손실만 커지고 향후 상승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취할 수 없다”며 “큰 폭은 아니지만 하반기 상승 추세가 유효한 만큼 이에 걸맞은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에 이무창, 전가영씨는 주가가 많이 떨어져 손실을 봤지만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만큼 포트폴리오 변경보다는 지속적인 적립식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올 하반기 증시가 살아나도 1500선을 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을 감안해 기대수익률을 기존 15~20%에서 10~15% 정도로 낮추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무창씨는 “저가에 주식을 많이 매수해 향후 상승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전략을 가져가기로 했다”며 “또 기대수익률을 낮춰 보다 유동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가영씨도 “대상에 대한 증권사들의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라 포트폴리오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저가에 더 많은 주식을 매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적립식 재테크, ETF가 대세

오캄의 면도날과 인덱스 투자

“ETF(Exchange Traded Funds 상장지수펀드)로 노후를 준비하라.” 최근 증시 전문가들은 적립식 재테크 수단으로 ETF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ETF는 펀드의 안전성은 물론 주식 투자의 수익성까지 겸비해 최고의 장기 투자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이코노미플러스>는 적립식 재테크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위해 국내 ETF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투신운용의 인덱스운용팀과 함께 ‘ETF를 활용한 재테크 방법’을 연재한다. 

- 배재규  삼성투자신탁운용 인덱스운용팀 부장

식 투자자들이 투자에서 얻어야 하는 수익의 본질은 무엇일까?         인덱스펀드의 창시자이며 뱅가드그룹(Vanguard Group; 세계 4위 규모의 자산운용회사)의 설립자인 존 보글(John C. Bogle)은 그의 저서인 <Common Sense on Mutual Funds(성공하는 투자전략 INDEX 펀드,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본부 역)>에서 수익의 본질에 대해 ‘오캄의 면도날(Occam’s razor)’, 즉 ‘간단한 설명일수록 올바른 것일 확률이 더 높다’는 가설을 사용해 설명했다. 그는 주식 투자에 ‘오캄의 면도날’ 이론을 사용해 수익의 근원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특정 기업의 벨류에이션(기업 가치, 주가)을 평가하는 기준인 배당수익률과 이익성장률, 주가수익비율(PER)의 변화가 바로 그것. 세 가지 요소 중 배당수익률은 과거 수치가 명확하고, 이익성장률은 상당히 좁은 범위 내에서 비교적 예측이 가능하다. 반면, 주가수익비율의 변화는 변동이 심하고 예측이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부분, 즉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글은 ‘예측 가능한 수단(투자)’이 ‘예측 불가능한 수단(투기)’보다 더 낳은 투자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투기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었다 해도 이후에는 다시 투기로 인해 손실을 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보글의 이 같은 주장은 펀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분산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인덱스펀드는 비용이 가장 적은 펀드일 때, 펀드수익률과 시장수익률 사이의 차이가 최소가 된다. 비용이 많은 펀드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그 비용이 수익률의 저하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주식형 펀드가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인덱스펀드보다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주식형 펀드 수가 훨씬 많고 또 그 많은 펀드 중에는 반드시 종합주가지수보다 우수한 성과를 실현하는 펀드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문제는 그 펀드가 계속 지수보다 초과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식시장이 효율적으로 변함에 따라 지수를 초과하는 수익을 실현하는 펀드는 30%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매년 초과수익을 실현하는 펀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마치 개별 종목을 선택하는 만큼이나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비용이 적은 인덱스펀드와 ETF는, 투기의 요소를 배제하고 온전히 투자의 측면에서 수익을 생각했을 때 가장 핵심적인 최적의 투자 방법이 된다. 이러한 저비용을 가능케 하는 인덱스펀드와 ETF의 단순한 구조는 ‘간단한 것이 올바른 것일 확률이 더 높다’라는 ‘오캄의 면도날’ 이론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