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본부장은 한 달 전 실시한 조직풍토(Organization Climate) 조사 결과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동안 자신이 생각해온 것과 너무나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관장하는 조직은 명확함도 갖지 못하고 책임성도 낮고 유연하지도 못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인지는 몰라도 조직원 협조수준과 자긍심 등 조직 몰입도 또한 매우 낮게 나타나 있었다.

 A본부장은 이 조직을 이끈다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고, 부하직원들을 보며 리더십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이 같은 결과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늘 자신의 뜻대로 조직을 운영해오면서 큰 어려움도 없었기에 조직풍토 조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조직풍토에 대한 조사를 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국내 수많은 리더들은 조직 성과개선을 위해 원가절감, 6시그마 운동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조직풍토를 좋게 만드는 일은 간과하고 있다. 조직풍토를 좋게 만든다는 것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도록 만드는 일로서, 조직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핵심적인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조직풍토와 성과의 상관관계를 보면 이러한 사실이 보다 명확해진다.

 이에 따르면 좋은 풍토의 조직(29%)이 그렇지 못한 풍토의 조직(17%)보다 12%포인트나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에게 어떠한 조직풍토에서 일할 때 열심히 일할 수 있었는가를 질문해보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얘기가 나온다.

 “내 일을 권한을 가지고 소신껏 추진할 수 있었어요”, “성과 기대수준이 높아 최대한 열심히 일해야 했죠”, “내가 조직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가 분명했어요” “진정으로 나를 성장시키려는 사람들이 함께했지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첫 단추

 조직은 경영자의 작품이다. 조직풍토를 만들어내는 것은 경영자 몫이라는 얘기다. 현대 사회에서 조직풍토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는 오늘날 조직의 구성원들이 손과 발을 주로 쓰는 육체노동자보다는 머리와 가슴을 주로 활용해야 하는 지식노동자들이 주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풍토를 개선해 나가려면 우선 우리 조직풍토가 어떠한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기업 부채가 그렇게 무서운지 몰랐고, 고통스럽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풍토 개선의 절박성을 제대로 알기 전에는 조직풍토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일어나지 않는다. 서두에 예로 든 A본부장은 일단 직원들의 인식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대응책 마련은 그 다음이다. 가령 조직풍토의 핵심항목 중 하나인 명확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확성이란 구성원들이 조직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이는 일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제대로 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확성을 높이기 위해선 우선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조직구성원과 함께 얘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구조화된 설명 틀(예를 들어 사명선언문을 작성하거나 직무분석을 통해 개인의 성과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전략적 방향성과 강조점을 조직구성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참여적인 워크숍을 열어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공유된 사항이 일상의 업무에 배어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핵심 메시지나 사례를 전파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 나갈수록 명확성은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