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다.”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을 쓰면 타인의 속마음을 많은 부분 알 수 있다. 인간의 심리구조는 때와 장소, 분위기, 그리고 상대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나타나지만 말과 행동은 자신 마음을 겉으로 드러낸 것이라 세심히 관찰하면 한 길 사람 속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대화란 양자간에 자극을 주고받는 행위다. 이때 자극이란 여러 가지 심리 형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그것에 어울리는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부부싸움 중에 갑자기 손님이 찾아오면 대개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응대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선택한 심리 형태와 이에 따른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다. 대화는 일반적으로 입과 귀, 그리고 몸 전체를 통해 이뤄진다. 중요한 것은 비록 기본적인 내용(7%)을 입을 통해 전달하나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몸 전체를 활용한 보디랭귀지(55%)와 귀를 통한 청각 정보(38%)라는 사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상대에게 유익한 사업제안도 나의 몸짓과 말의 속도, 억양에 따라 거절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비중이 큰 보디랭귀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사업 성공의 또 다른 열쇠이다.



 팔짱끼면 상대방에 대한 거절의미

 한국 공포영화에서 구미호나 귀신은 그믐날에 나타난다. 반면 서양 영화에서 드라큘라, 뱀파이어는 항상 보름달이 뜰 때 등장한다. 보름달이 우리에게는 축제기간이지만 그들에게는 귀신이 나타나는 시간인 것이다. 이렇듯 동서양간 문화에는 큰 차이가 있다.

 더불어 신체 언어에 대한 문화 차이로 인해 뜻하지 않은 사업상 낭패를 보는 경우가 빈번하다. 매너 차원에서 대화 시 주의해야 할 몇 가지를 짚어본다.

 첫째, 팔짱을 끼는 행위는 상대방에 대한 거절이나 방어의 표현이다.

 둘째, 턱을 만지는 행위는 자기의 허점이나 나약함을 숨기려는 의도로, 이는 가축들이 상처 부위를 핥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셋째, 상대를 보지 않는 행위는 무엇인가 숨기려는 마음의 표현이다.

 넷째, 곁눈질하는 행위는 불만이나 의심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다섯째, 코를 만지작거리는 행위는 거절을 위한 명분 탐색의 의미다.

 여섯째, 양쪽 어깨를 올리며 양 손바닥을 보이는 행위는 관심 없음과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책임회피로 여겨질 수 있다. 이 동작은 큰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안 하는 것이 제일 현명하다.

 일곱째, 다리를 꼬고 앉는 행위는 상대방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거부 표시다.

 이상의 예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이미지란 내가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보다는 남들이 그러하다고 공통적으로 생각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신체 언어 역시 오랜 세월 동안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공통적으로 인식되어 형성된 사회적인 약속인 바, 그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보다는 몸에 익혀 슬기롭게 활용하는 것이 남에 대한 배려 차원의 매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