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은 부동산이다.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봐 온 경우가 부동산 부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부자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을까? <이코노미플러스>는 전국의 부동산 부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연재한다.

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김모씨를 현장조사 하던 도중 알게 되었다. 김씨는 작달막한 키와 작고 가는 눈매에 첫인상이 다소 깐깐해 보이는 50대 중반의 남자였다. 그는 10년째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이로서, 중개업자가 되기 전에는 은행원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부동산중개업소 사장 명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김씨는 개인적인 투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자신도 주업이 부동산중개업에서 부동산 투자로 바뀌었다고 할 정도였다. 그의 중개업 사무실이 일산 신시가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있어서 전세수요와 매매수요가 꾸준히 일어나는 편이었다. 하지만 사무실 관리는 여직원에게 맡기고 정작 본인은 부동산 투자 대상 발굴과 현장답사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었다.

김씨의 투자 행태는 철저하게 소액 투자 여느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투자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였다. 흔히 부동산이란 고가의 자산으로서 소액 투자는 다소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금액으로 치자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수준의 부동산에 주로 투자한다. 많아도 1억원 이상의 부동산은 잘 손대지 않는 것이 그의 투자 원칙이다. 김씨가 부동산에 소액 투자를 하는 이유는 자금 회전이 빠르기 때문이다. 크지 않은 금액이므로 수요자가 풍부해서 현금화가 쉽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단기간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 금액도 소액이므로 거래 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보유관련 비용의 부담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씨는 소액 투자의 핵심은 소액이지만 돈이 될 만한, 다시 말해 팔릴만한 부동산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소액 부동산이기 때문에 주로 도심의 주택이나 상가보다는 도심 외곽의 개발되지 않은 농경지나 대지 혹은 임야 등이 주된 투자 대상인 것이다.

그가 소액의 부동산을 찾아내는 방법은 첫째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매물을 살피는 것이고 둘째는 경매를 통해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흔히 부동산 경매하면 금액이 억대 이상의 물건만 나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잘 뒤져보면 몇 백만원짜리 물건도 많이 있어요. 그 중에서 괜찮겠다 생각되는 놈을 잡는 거죠.”

실제로 김씨는 5년 전 파주의 야당리 쪽에 경매로 나온 전 200여 평을 평당 20만원에 낙찰 받아 평당 45만원에 매도한 일이 있다. 또한 2년 전부터는 고양시 행신동의 주공아파트를 한 채씩 사 모으고 있는 중인데 지금까지 6채를 사서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의 주공아파트 20평형대는 1억에서 1억3000만원 사이에서 매매가 이루어지는데 전세가 7000만원에서 8000만원사이라 실투자금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정도면 한 채를 장만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다. 김씨의 경우 임대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세제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보유와 양도에 대한 세금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고 했다. 여기에다 앞으로 10~15년을 내다보면 재건축도 바라볼 수 있고 아파트 시세 상승으로 인한 매매 차익도 가능할 것으로 김씨는 판단하고 있었다.

“가끔씩 큰 거 한 건씩 중개를 해서 수수료를 받게 되면, 제일 기쁜 것이 이놈을 한 채 더 살 수 있겠구나 하는 거지요.”

김씨는 “파주나 연천 등지의 농지나 잡종지, 대지들의 값이 10~20만원하던 게 몇 년 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요즘은 파주에서 평당 100만원 미만의 대지는 구경하기도 힘들다”며 소액 물건을 구하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그러나 힘들지만 열심히 찾다보면 작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부동산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놀랄 거라고 했다.

예를 들면 지하층 상가가 경매에 나오게 되면 낙찰가는 최초 입찰가 대비 50% 이하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물건의 경우 평수가 크지 않고 금액도 소액이라면 현장답사를 통해서 물건이 경매에 나오게 된 사연과 임차인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한다고 했다. 조사결과, 물건이 될 만하다 싶으면 입찰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2000만원 투자해서 비록 지하층이지만 상가 하나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서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나쁘지 않은 투자라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30~35% 수익 오르면 차익 실현

김씨는 생활비를 제외한 돈을 열심히 모아 소액 투자를 하면서 자신의 재산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을 눈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했다. 하나씩 늘어나는 부동산을 보면서 돈을 모아야겠다는 목표의식도 뚜렷해지고 돈이 모였을 때 살만한 부동산을 열심히 발품 팔아 찾아내는 것도 그에게는 행복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그가 가지고 있는 소규모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 아파트 등을 합쳐서 10여 개나 된다. 그러나 그가 지금까지 사고 판 소규모 부동산의 규모는 이보다 몇 배는 된다고 했다.

“싸게 산 놈을 많게는 10배도 넘는 가격으로 팔아도 봤지만 한 30~50%정도 붙여서 파는 게 일반적이죠.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서 돈 되는 물건을 찾아내는 노하우를 터득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김씨도 적잖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경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싸다고 겁도 없이 뛰어들어 낙찰 받은 땅이 맹지에 무허가 건물까지 있어 지상권 문제까지 겹쳐 결국 손해를 입기도 했다. 이후 그는 사전 철저한 현장 확인과 권리 관계 확인이 필수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득했고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게 됐다.

“소액 투자에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절대로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소액의 부동산이기 때문에 양질의 부동산이 적을 수밖에 없고 대부분 하자가 하나 둘쯤은 있기 때문에 치유 불가능한 하자있는 매물을 잡으면 돈이 묶여요. 묶이는 돈보다 거기에 들어가는 수고와 시간 때문에 다른 투자를 할 수도 없어요. 티끌도 잘 모아야 태산이 될 수 있는 만큼, 소액의 작은 물건이라도 꼼꼼한 사전 조사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