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상권이라고 해봐야 빌딩 몇 개를 빼면 2층 안팎 건물이 늘어선 아담한 시골 소도시. 이곳에 테이블 20개로 일 매출 약 300만원을 올리는 ‘특급 점포’가 있다. 업종은 퓨전 감자탕 전문점, 브랜드는 ‘행복추풍령’이 주인공.

명배씨(33)는 요즘 장사하는 맛이 난다. 4년간 분식집 경험을 살려 2004년 1월 창업한 이곳서 ‘잭팟’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20여 개의 테이블에서 올리는 하루 매출액은 평균 300만원으로 문산읍 내 1등 점포다. 분식점 당시 일 평균매출액 70만~80만원의 4배 가까운 성적표다.

30대 초반 나이에 사업에 눈을 뜬 그의 장사 비결은 어떤 걸까. “경쟁 점포가 없는 곳을 택하라”는 게 박씨가 강조한 첫 번째 노하우. 특히 상권 특성에 맞는 가격 전략을 택하라고 강조한다. 같은 메뉴도 강남서 5만원에 팔았다면 ‘촌 동네’선 3만원이면 적당하다는 논리다. 

그가 밝힌 문산 상권의 특징은 전형적인 ‘서민형 상권’. 객단가 3만원 이상 메뉴는 아예 판매가 제로에 가깝고 주류 판매율이 높다는 게 박씨가 꿰뚫어본 문산의 특성이다.

감자탕이 이런 조건에 딱 맞는 메뉴였다. 술안주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하는데 1만7000원~3만원대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2억 투자해 1년 만에 투자비 회수

그의 점포명은 행복추풍령 감자탕&묵은지(행복추풍령, www.gamatang.co.kr) 문산점(031-953-5639). 4년간 분식집을 해 벌어놓은 돈과 은행 대출을 합쳐 들어간 2억원이 투자액이다.

2년6개월 만에 ‘부자 점포’를 일궈낸 박씨가 들려준 두 번째 비밀은 “사업 후 3개월에 목숨을 걸어라”였다. 사업 초기 그는 가맹점이지만 ‘원조 맛집’ 못지않은 맛을 선보이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를 위해 개업일자까지 늦추면서 대대적인 시식회를 열어 지역 주민들 입맛을 체크해봤다. 결과는 ‘고객들이 더 매운 맛을 좋아한다’는 사실.

이 때문에 그는 감자탕 국물 맛을 좀 더 맵게 조절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그는 개업 첫 날 200만원이란 거금을 하루 장사로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승승장구, 결국 사업 1년 만에 투자비를 회수하는 전과를 거뒀다. 박씨는 “소점포 사업은 사업 후 6개월 안에 승부가 난다”면서 “초기 3개월에 집중하는 게 유효한 전략”이라고 들려준다.

그가 장사에 소질이 있다는 것은 ‘스타 메뉴’를 볼 줄 안다는 점이다. 이것이 세 번째 비결이다.

메뉴 경쟁력은 박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 문산은 뜨내기손님이 거의 없다. 지역 내에서 외식 수요와 공급이 이뤄지는 소위 ‘고여 있는 상권’이란 특성이 있다. 때문에 차별화된 맛과 메뉴가 절실하다.

감자탕 일색인 기존 감자탕 전문점에 비해 추풍령 감자탕은 국물에 카레 맛을 낸 카레 감자탕, 묵은지를 푸짐하게 넣은 김치 감자탕 등 ‘퓨전 감자탕’과 ‘뼈찜’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있다. 뼈찜은 살이 실하게 붙은 돼지 등뼈와 콩나물, 미나리 등에 매운 양념을 넣어 쪄낸 음식. 마치 아구찜과 같은 매콤 달콤(?)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평일 하루 평균 30~40개, 주말엔 50개 이상씩 팔리는 박씨 점포의 일등공신이다. 뼈찜에는 그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뼈찜은 양념 배합, 콩나물을 불리는 타이밍, 물과 전분의 양, 볶는 법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재료는 본사에서 공급 받지만 양념을 배합해 버무리는 방법, 등뼈가 부스러지지 않게 주걱을 사용해 볶는 방법 등은 제가 스스로 만들어나갔죠. 한창 주방 일에 빠져있을 때는 연습 삼아 하루에 50개 이상의 뼈찜을 만들어내느라 등과 팔 근육이 굳을 지경이었습니다.”

현재 추풍령 감자탕 문산점은 전체 매출에서 뼈찜이 감자탕과 맞먹는 30~40%를 차지한다.  지난여름부터 팔기 시작한 묵은지 김치찜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점심 매출을 보완해 줘, 매장을 24시간 활성화하는데 기여했다. 이 점포는 유동인구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새벽 2~6시 사이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매출이 고른 특징이 있다.

박씨 점포가 장사가 잘 되니 주변에 다른 감자탕 전문점들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경쟁점이 계속 등장하는데도 2년 반 동안 문산점이 꾸준하게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능동적인 변화’를 통해 메뉴 경쟁력을 지켜온데 있다. 대표적인 것이 뼈찜에 떡볶이 떡을 넣는 시도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여성 고객들의 반응이 괜찮다.

그는 대박집 공통점인 ‘퍼준다’의 원칙도 철저히 지켰다. 가족이나 단체 고객들, 특히 인근 군부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점을 고려해 ‘1000원어치 더 주기’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매출액 20%가 직원 인건비

그가 말하는 음식 장사는 ‘사람 장사’다. 그는 얼마 전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힘든 근무를 하는 직원을 위해 월급을 10만원씩 올려줬다. 7명이던 직원도 4명을 충원해 11명으로 늘렸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서비스가 달라졌고 매장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직원이 ‘내 점포’처럼 일 해주는 모습이 흐뭇하다.

현재 이 점포의 총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를 넘는다. 그러나 박씨는 직원 수를 더 늘릴 수는 있어도 줄일 계획은 없다고 공언한다. 직원 한 명 당 테이블 3개 정도만 맡아야 손님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씨에게는 하루하루 자기만의 장사법을 터득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사람을 남기는 장사법’을 실천해 가는 박명배씨. 이것이 바로 소규모 상권에서 월 매출 8000만원대 ‘대박’을 터뜨린 숨은 비법이 아닐까.

 박명배 사장의 장사 노하우

01
경쟁 점포가 없는 곳을 택하라

02 입소문을 책임질 ‘스타 메뉴’를 만들어라

03 ‘지출’과 ‘투자’를 혼동하지 마라.

음식 ‘퍼주기’는 지출이 아닌 투자다.

04 내부 고객(직원) 관리를 철저히 하라

05 상권 특성에 맞는 가격 전략을 짜라

 plus tip

감자탕 전문점 시장 현황

감자탕은 전통적인 향토 음식이다. 따라서 수요가 꾸준해 경기 상황이나 외부 악재에 덜 영향을 받는 특징이 있다. 2000년대 들어 프랜차이즈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아이템이다.

현재 감자탕 프랜차이즈는 300여 가맹점을 보유한 행복추풍령 감자탕&묵은지를 필두로 조마루 감자탕이 200여 개, 인천 지역에서 시작된 이바돔 감자탕과 참이맛 감자탕이 각기 100여 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초기 각 업체들은 정통 감자탕만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점차 고객층이 확대되고 경쟁력 제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최근엔 메뉴 다양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통 감자탕을 기본으로 카레, 치즈 등 퓨전 감자탕을 개발하는 한편, 뼈찜과 묵은지 등 다양한 보조 메뉴를 추가해 매출을 보완하고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로 무장한 감자탕 프랜차이즈의 전통 고객층은 중장년층 남성들. 그러나 최근엔 연령대가 낮아지고 여성층까지 확대되며 가족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감자탕은 점주의 조리 능력이 필요한 메뉴다. ‘사장 노릇’만 하려는 마음가짐보다 점주 스스로 맛의 전문가로서 실력을 갖췄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다.

 

박인상 기자,도움말 = 강병오 FC창업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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