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동양행은 일반인에겐 낯선 회사다. 그러나 주화 수집광들 사이에선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한 회사다. 세계 100여 개국 1만 여종 화폐 및 주화를 보유한 국내 최대 업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화동양행이 최근 2006 독일월드컵 기념주화를 시중에 내놓는다.

난해 6월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발행된 상품이다. 특징은 월드컵 기념주화 사상 최초로 FIFA(국제축구연맹) 승인 아래 본선 진출국 14개국이 동시에 발행했다는 점이다.

이번 2006 독일월드컵 기념주화의 상품 구성은 크게 4가지다. 주력 상품은 금·은 20종 세트다. 금화 6종과 은화 14종이 포함돼있다. 가격은 352만원.

은화 14종만 떼어낸 상품은 93만5000원, 독일 월드컵 기념주화 2종과 한국조폐공사가 발행한 ‘코리아팀 파이팅’ 은메달이 포함된 은 3종이 16만5000원이다. 특히 조폐공사가 제조, 발행한 대형 ‘Again 2002’ 은메달은 단품으로 소비자 가격이 44만원이다.

월드컵 사상 최대 규모의 공식 기념주화에 참여한 14개국은 발행국 독일을 비롯, 한국, 아르헨티나(11회 개최국 및 우승국), 이탈리아(2회 개최국 및 우승국), 멕시코(13회 개최국), 폴란드, 스페인(12회 개최국), 에콰도르, 호주, 크로아티아, 토고, 포르투갈, 파라과이, 우크라이나 등이다. 국가별로 다양한 개성이 살아있는 디자인이 눈에 띈다.

50억~60억원 판매 예상

이제철(50) 화동양행 대표는 “6월7일부터 23일까지 16일간 판매 예상치는 약 50억~6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우체국과 국민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수협 전 지점을 통해 예약 판매된다.

국내 주화 수집 수요층은 대략 3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한 번 이상 주화 내지 화폐를 구입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층의 숫자다. 주화 수집 핵심 마니아층은 국내 약 5000여 명 수준이라는 게 화동양행의 분석이다. 1987년부터 화동양행이 운영중인 ‘코인클럽’ 회원 숫자가 약 5200여 명이기 때문이다. 코인클럽 회원용 소식지 <화동뉴스>와 웹사이트 ‘화동웹’(www.hwadong.com) 회원 숫자는 7000여 명에 달한다.

2006 독일월드컵 조직위원회 승인을 받은 한국 내 공식 판매권자인 화동양행은 사실 국내보다는 외국 재무부나 조폐국에서 더 유명하다.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스페인,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주요 조폐국의 한국 내 판매권자가 바로 화동양행이다.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는 화동양행에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테네올림픽이 개최된 2004년은 그해 이 회사 전체 매출액 55억원 중 36%인 20억원을 올림픽 기념주화로 올렸기 때문이다.

기념주화나 화폐 수집은 과거 취미 차원에서 최근엔 재테크 수단으로써도 각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제철 대표는 “유동성, 수익성, 안정성 등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짜는 3대 요소를 봤을 때 주화나 지폐 수집은 미술품이나 골동품보다 오히려 낫다”고 주장한다.

가령 이 회사의 1987년 히트상품이었던 ‘1962년 지폐 22종 세트’를 보면 그렇다. 발행 액면가 1만6000원짜리가 1987년엔 34만원에 팔렸고 지난해 시세는 143만원 정도였는데 요즘엔 250만원까지 1년 새 껑충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화동양행은 1972년 이건일(63) 회장이 설립한 후 34년간 세계 기념주화와 수집용 화폐를 전문적으로 취급, 한우물을 파온 회사다. 현재 세계 100여 개국 1만여 기념주화 및 화폐를 소장중이다.

plus interview

이제철 화동양행 대표

“엔지니어 그만두고 20년째‘돈 장사’ 합니다”

중동고 재학시절 아마추어 축구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는 이제철 대표. 동아건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1986년 이건일 화동양행 설립자(회장) 면담 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이 회장과 함께 화동양행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눠 갖고 있다.

주화 수집이 재테크 수단으로도 뜨고 있다는데요.

= 사실 과거엔 화폐 수집은 ‘제왕의 취미’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골동품, 미술품처럼 재테크 포트폴리오로 각광도 받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전혀 뒤질 게 없습니다. 일단 희소성만 갖춰지면 수익성면에선 탁월하죠. 유동성면에서도 증시의 주식처럼 사고파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한국 화폐가 외국에서도 자유롭게 판매되고 있으니까요. 일단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없으니 안전성 면에서 괜찮은 셈이죠.

이번 독일월드컵 기념주화가 기존 월드컵 주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 사상 최초로 본선 진출국들이 연합해 발행했다는 점이죠. 참여국만 14개국에 달합니다. 한국도 참여했고요. 사상 최대 규모란 점도 특징입니다. 한국조폐공사가 발행한 ‘Again 2002’ 대형 은메달과 ‘코리아팀 파이팅’ 은메달이 한국이 발행한 주화입니다.

금·은 20종 세트가 352만원이면 일반인 입장에서 부담스럽지는 않겠습니까.

= 사실 마니아층은 그 가치를 인정합니다. 352만원이면 목돈이 들어가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갖고 있습니다. 유동성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처로 보는 셈이죠. 가격 부담이 있다면 은화 14종 세트(93만5000원)나 은화 3종 세트(16만5000원)가 괜찮을 겁니다.

판매 목표량은 어느 정도입니까.

= 6월7일부터 선착순 판매입니다. 예측은 어렵지만 최대 9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50억~60억원 판매는 무난할 것 같습니다.

그는 2006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길 가장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한국의 성적이 곧 화동양행의 매출액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인상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