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순종(44) 팔미 사장. 그는 낙지 전문가다. 국내에 ‘낙지한마리수제비’란 업종을 선보인 원조다. 팔미란 ‘낙지는 1Kg에 8마리짜리(팔미)가 가장 상급’이라는 그의 신조에서 따온 브랜드 이름. 수제비 체인점으론 드물게 100여 가맹점을 둔 함 사장이 제2 아이템을 꺼내들었다. 일명 ‘팔미 해물 샤브샤브\'.

2001년 2월 함순종 사장은 일산 신도시 장항동에 ‘낙지한마리수제비’란 튀는 간판을 내걸었다. 공무원 퇴직 후 일식집과 카페에서 쓴맛을 본 그가 ‘마지막’이라며 배수진을 치고 들어간 신종 아이템. 낚시광인 그가 바다낚시 중 라면에 낙지를 넣어 먹었던 게 사업 힌트였다.

여기서 그는 자영업 3수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유동인구가 뜸한 C급 점포서 평일 300그릇, 주말 700그릇씩 팔아치웠던 것.

그때까지 그는 점포 사업자였지 프랜차이즈 비전은 없었다. 그의 생각을 바꾼 계기는 오는 손님들마다 ‘나도 해보자’며 한마디씩 툭툭 던진 것. 1년에 40~50개씩 가맹점을 내주며 2004년 말엔 148개까지 덩치를 키웠다. 이쯤 되자 이미 2002년부터 ‘진미 낙지 수제비’, ‘별미 낙지 수제비’ 등 팔미를 본뜬 이른바 ‘미투(모방)’ 브랜드들이 20여 개나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상태.

그러나 현재 낙지 수제비 브랜드들은 대부분 죽었다. 원조 브랜드인 팔미도는 ‘상처’를 입었지만 현재 94개 가맹점을 둔 최대 브랜드로 건재하다. 광주점(78평)의 경우 요즘도 월 1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게 함 사장 설명이다.

‘C급 입지서 성공하라’

그의 성공 DNA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가 차별화 전략이다. 낙지 수제비에서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였다면, 제2아이템인 ‘팔미 해물 샤브샤브’(031-932-8885) 사업선 차별화된 가격을 내세운다.

최소 1만원부터 3만원대로 고급 메뉴인 ‘해물 샤브샤브’를 단돈 5900원에 내놓은 것. ‘싼 게 비지떡’일 것 같다는 선입견은 먹어본 순간 싹 사라졌다.

낙지와 주꾸미, 새우, 조개, 소라살 등 10여 종 해물과 미나리, 버섯, 대파, 배추, 숙주나물, 팽이버섯 등 야채로 맛을 낸 국물이 시원하다. 황태 머리와 태국산 향신료를 뿌린 게 이 집만의 육수 비법. 여기에 쇠고기와 만두에 볶음밥까지 곁들인 가격이 5900원이다. 손님들이 “이렇게 줘도 남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퍼주는 인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함 사장의 장사 노하우다.

그의 두 번째 성공 인자는 ‘C급 점포서 성공하라’는 메시지다. 해물 샤브샤브 1호점이 위치한 일산 라페스타 상권은 ‘한물간’ 입지다. 까르푸서 직선거리 300미터로 가깝지만 인근 ‘먹자골목’에 밀려 인적이 드문 C급 상권으로 통한다.

그는 “들어올 땐 ‘화’를 내고 들어왔다 나갈 땐 웃는 낯으로 간다”면서 “다시 찾을 땐 꼭 손님을 몇 명씩 몰고 온다”고 들려준다. 점포 찾기가 그만큼 어렵고 한 번 오면 단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음식점은 입지가 90%’라는 자영업 상식을 그가 보기 좋게 깼다. 입지가 안 좋은 곳에서 된다면 전국서 통할 것이란 믿음에서다. 특히 이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보면 초기 투자비 최소화 전략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3월10일 개업한 이곳서 올리는 하루 평균 매출액은 90만~120만원. 평일 80만~90만원에 주말엔 120만~130만원으로 올라간다. 6월 예상 매출액 3200만원에서 재료비, 임대료, 5명 인건비, 기타 잡비를 뺀 한 달 순익은 약 700만원. 총 1억5000만원 투자금에 비하면 월 투자대비 수익률이 4.7%로 짭짤하다. 연간으로 치면 연리 55% 장사인 셈이다.

본점 뛰어넘는‘스타 점포’배출이 목표

그는 세 번째로 “사업은 롱런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아이템”이라고 강조한다. 반짝 장사로 끝날 바엔 아예 시작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선 가맹점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하고 이는 본사의 책임이라는 철칙이 강하다.

그는 “사실 낙지 수제비 사업 때 ‘수업료’를 톡톡히 냈다”고 들려준다. 모방 브랜드들이 마구 생겨났을 때 “가맹점을 안내주면 경쟁사로 가겠다”는 예비점주의 협박(?)에 일부 굴복했던 일. 결국 빠르면 몇 달, 늦어도 1년 내에 쩔쩔매는 점주들을 눈물을 머금고 가맹 해지했던 아픈 기억이다. 이때 그는 “본사가 ‘노’(No)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아무리 돈 보따리를 싸들고 와도 노라고 말하겠다는 게 함 사장의 경험담이다.

사실 이는 그가 ‘입지 보는 눈이 뛰어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그는 “5분만 둘러보면 장사가 될 곳인지, 아닌지를 대략 90%쯤은 척척 맞춘다”는 게 그의 말이다.

현재 해물 샤브샤브는 점포를 단 한 곳만 내줬다. 5월말 개업한 천안점이다. 45평 매장에서 올리는 하루 매출액은 평균 150만원으로 본점 실적을 뛰어넘고 있다. 그는 “40평 매장 기준 점포비 포함 약 1억5000만~1억8000만원 투자로 월 평균 700만~1000만원대 순익이 될 곳만 내줄 생각”이라고 말한다.

평소 취미인 바다낚시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 낙지 하나로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로 성장한 함순종 사장. 그는 “본점 매출액을 뛰어넘는 ‘스타 점포’를 많이 배출하는 게 목표”라며 “본사-가맹점간 윈윈 전략은 바로 그런 것”이라는 사업 소신을 밝혔다.

 함순종 사장의 성공 전략

01 B-C급 입지서 성공하라

(초기 투자비 최소화)

02 차별화된 메뉴, 가격으로 승부

(틈새 전략)

03 가맹점에 ‘노’(No)라고 말하라

(윈윈 전략)

 plus tip

메뉴별 매출 포트폴리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단연 5900원짜리 ‘해물 샤브샤브’다. 낮엔 식사, 밤엔 술안주용으로 많이 나간다. 본점 기준 대략 매출액 중 35%가 해물 샤브샤브다. 그 다음이 술안주용 ‘왕 해물 아구찜’. 대략 매출액의 30%를 차지한다. 3~4인용 ‘중’(中)자 메뉴가 3만2000원. 대(大)자 메뉴는 3만9000원으로 비싸지 않은 편. 4인 기준 5만원이면 회식도 가능한 셈이다.

이밖에 안주용으론 동태와 낙지찜(2만3000원), 해물 아구탕(3만2000원) 등이 있고 식사메뉴로는 즉석 불 통낙지 볶음(7000원), 낙지 비빔밥(5000원), 속 시원한 양재기 동태탕(5000원)이 있다.

낙지 요리가 많은 건 ‘낙지한마리수제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팔미는 1년에 2번씩 1짝당 40마리가 들어있는 선상낙지 18만 짝(720만 마리)을 주문하는 낙지의 ‘큰손’이다.

박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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