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 경영이 화두다. 기업마다 브랜드 경영 중심의 조직체계가 가동중이다. 브랜드를 관리하는 조직은 시대에 따라, 그리고 회사가 처한 환경에 따라 변화해 온 것도 사실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의 조직 형태로는 1931년 P&G가 처음 도입한 브랜드 매니저제도가 있다. 이는 각각 브랜드에 담당 매니저를 두고 모든 과정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브랜드 조직의 초기 모델을 제시했다. 이 제도는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기업들에 전파됐고, 현재 미국 소비재 기업의 90% 이상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전사적 브랜드관리 시스템 갖춰야

 IBM은 광고 대행사와 공동으로 브랜드 스튜어드란 제도를 만들어 브랜드 관리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풀무원은 CEO 직속으로 브랜딩 전략을 총괄하는 브랜드 사무국을 운용중이다. 또한 코오롱그룹과 같이 회장 부속실에 계열사별 브랜드 관리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브랜드위원회(Brand Committee)를 운용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예 최고경영진이 브랜드 매니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해서 CBO(Chief Branding Officer) 개념을 도입한 조직도 생겨나고 있다.

 기업들이 브랜드 경영 중심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더 이상 마케팅 실무자의 고유 영역이 아닌 기업 경영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전사적인 측면에서 브랜드 관리를 위해 합당한 조직 체계와 내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004년 한국생산성본부의 브랜드 경영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전사적 차원에서 브랜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전담 조직과 문화를 갖춘 기업은 많지 않으며, 그런 안목을 지닌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 즉 브랜드 관리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긴 하지만 브랜드 관리를 위한 실천적인 세부 실행은 이행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에서 역량 있는 브랜드전문가를 발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브랜드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만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에 자주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브랜드 관리자가 브랜드 지식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를 신속히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브랜드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한편, 기업내에 이러한 교육 내용이 파급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즉 브랜드 관리자의 역량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을 때 증폭되는 것이므로 기업은 브랜드 관리를 위한 조직 체계 및 문화 형성, 브랜드 전문가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브랜드 전략 실행과 관련된 부서간의 협조와 공감대 형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이런 환경을 조성키 위해선 최고경영자가 브랜드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지녀야 한다. 실무진들이 아무리 브랜드 관리를 외쳐도 최고경영진의 브랜드에 대한 지지 없이는 투자 개념인 브랜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성공한 브랜드인 스타벅스, 나이키, 소니, 삼성 모두 최고경영층의 브랜드 관리에 대한 의지와 철학으로 시작됐다. 최고경영자가 CEO(Chief Executive Officer)에서 CBO(Chief Branding Officer)로 변신했을 때 실무진까지 브랜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바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탄생으로 직결될 가능성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