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어린이보험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달은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과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3월과 5월에 계약하는 어린이보험 계약자의 약20%가 어린이의 조부모라는 사실이다. 과거 어린이보험은 고객들이 설계사와의 친분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들어주던’ 것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부모 또는 조부모가 자녀를 위해 ‘선물’로 가입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민소득이 높아지고 가정경제가 여유로워지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에 대한 자각으로 보험을 바라보는 새롭고 긍정적 시각들이 형성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길어지는 노후와 갑작스런 사망과 질병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확산으로 보험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출생률의 감소로 가정에서 자녀들이 차지하는 위치와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건강과 미래에 대한 준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아이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보험가입은 어느새 대부분 가정의 필수 구비 품목이 되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어린이보험은 자녀의 질병 및 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과 연령별 각종 축하금과 만기 보험금으로 조합된 적금 형태의 교육보험 상품이 주로 판매되었다. 그러나 최근 판매되는 어린이보험은 대부분 다양한 질병과 사고 피해까지 보장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경제적 여유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여 다양한 목적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월 보험료 10만원 이상의 고가 어린이보험도 판매되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보장성과 저축성 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보장성 상품은 각종 위험에 대비한 어린이보험으로 각종 질병, 암, 사고 등에 대한 진단비, 입원비, 수술비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사교육비가 급증하면서 자녀들의 재해와 질병 보장뿐 아니라 교육비의 장기저축 차원에서의 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교육비 증가 저축성 관심 높아져

우리 아이가 대학을 가기까지의 필요자금을 미리 예상하고 그에 따른 교육비와 필요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각 보험사에서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부모들의 현재 자금여력과 자녀들의 미래 희망과 계획에 따른 다양한 자금 준비가 가능하도록 납입 보험료, 추가 납입 보험료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중도 인출 기능을 이용하여 요즈음 보편화 되고 있는 어학연수, 조기 유학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장기저축의 기능에 보험회사만의 장점인 위험에 대한 보장을 부가시켜, 갑작스런 부모의 사망, 상해 시에도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어, 만기 시에 가입 시 부모가 자녀를 위해 계획한 자금을 자녀가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고가의 의료비가 발생되는 고액암과 고액수술, 사고 등에 대한 보장도 포함되어 있다.

수많은 어린이보험 상품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보장 내용에서 각 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입하기 전에 꼼꼼하게 비교하여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어린이보험 선택 시 일반적인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태아일 때부터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산모의 고령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기형아 출산과 선천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임신 16주에서 23주 사이에 어린이보험 가입 시, 기본적인 어린이보험의 보장 이외에 태아에 관한 보장을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보험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둘째, 질병, 암, 각종 사고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해 주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작은 위험에도 쉽게 다치고 질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입원비와 수술비의 보장이 큰 상품이 실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증가하는 고액의 소아암 발병 시나 고도장해 상태가 될 경우에 발생할 엄청난 치료비도 동시에 충분히 보장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유리하다. 셋째, 순수보장형과 만기환급형 중 부모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순수보장형은 보험료는 저렴하나 소멸성이므로, 만기 시에 납입 원금을 찾기를 원한다면 만기환급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

넷째, 보험기간은 되도록 길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 어린이보험의 보장기간은 자녀가 독립하여 본인 스스로 미래에 대한 보험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나이까지 커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어린이보험의 보장기간은 25세 내외까지가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다섯째, 미루지 말고 지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 중에서 내 아이를 위한 가장 좋은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 계속 가입을 미루는 것보다는 제때에 선택하는 것이 아이의 위험 보장을 위한 최선일 수 있다.

재정상황에 맞는 보험 가입해야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자신의 보험을 가입할 때는 현재 재정상황과 미래계획에 맞는 맞춤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린이보험 선택 시에는 신문광고나 주위의 권유만으로 쉽게 가입하는 경향이 있다.

안양시에 살고 있는 최모 고객의 사례를 소개한다. 남편소득이 월평균 250만원정도인 평범한 직장인 가정으로 남편과 아내의 나이는 각각 35세 31세다. 현재 5살 된 딸(영민)이 하나 있고 둘째를 올 7월 출산예정이다. 매월 110만원정도의 여유 자금 중 14만원정도를 A사의 어린이보험에 가입하고 있고 나머지는 주택구입을 위해 정기적금에 가입하고 있다. 아내는 매월 어린이보험료로 14만원이나 납입하고 있으니, 딸아이의 각종 위험에 대한 대비는 되어있다며, 둘째 태아보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상담을 해보니 이 가정에는 다른 가정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가입되어 있는 어린이보험은 각종 질병이나 피해에 대한 보장이 매우 작고, 15년 후에 교육자금으로 목돈을 수령할 수 있는 저축기능의 상품이어서, 고액의 치료자금을 요하는 질병 발생 시 전혀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가계 재정 계획에 대한 우선순위 부여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가장의 월급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이 가정의 수입구조 하에서는 최우선순위로 고려되어야 할 항목은 가장의 뜻하지 않은 유고에 대비한 보장의 확보이고, 그 다음이 주택 구입을 위한 저축이며, 위험보장 중심의 어린이보험이 세 번째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영민이의 대학교육 자금을 미리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가계 운영 전술의 핵심은 우선순위의 설정이다. 내 아이를 위해 어린이보험 하나 필요하다는데 뭐가 그리 복잡하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정한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냉정하고 치밀한 가족단위의 종합 재정 계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