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4년에 부모 등으로부터 1억원 넘는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은 6만 8000여 명이었고, 최근 4년간을 합치면 약20만 명이 상속이나 증여로 1억원 이상을 받았다고 한다.
근에는 적립식펀드 열풍에 힘입어 1억원 미만을 증여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액을 정기적으로 자녀 명의의 펀드에 불입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차후 펀드 환급금을 자녀가 본인자금으로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은 현금으로 자녀 명의의 펀드에 불입해 주면, 만기 환급금을 자녀 명의의 부동산 취득자금 등으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에서는 미성년자 자녀에게는 10년에 1천500만원을, 성인 자녀에게는 10년에 3000만원을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 명의의 적립식펀드 계좌를 만들어주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먼저 자녀명의의 입출금통장을 만든 후 부모가 1천500만원을 자녀의 입출금통장에 이체한 후 세무서에 증여세 신고를 한다. 증여세 신고를 한 후, 자녀 통장에 있는 1천500만원은 자녀의 재산이 된다. 그 이후 매달 12만 5000원씩을 적립식펀드에 불입하면 10년 동안 1500만원을 불입할 수 있다.

만약 10년 이후에 펀드 환급금이 4000만원이 된 경우 차익 2천500만원도 자녀의 소득으로 귀속된다. 또한 10년 이후에 자녀가 대학생이 되었다면 추가로 3000만원을 증여하더라도 증여세가 없다. 10년마다 3000만원(미성년자인 경우는 1천500만원)까지는 증여세가 없기 때문이다. 동일하게 그 자금으로 적립식펀드에 불입하는 방식으로 자녀의 종자돈을 불려줄 수 있다.

자녀에게 증여재산공제(성인 3000만원/미성년자 1500만원) 한도를 초과하여 증여하는 경우에는 얼마만큼의 증여세가 과세될까? 증여세는 증여받는 금액에 따라 10%부터 50%까지의 누진세율 구조로 되어 있어, 증여받는 금액이 많아질수록 납부할 증여세도 많아지게 된다.

현실적으로 개인 간 증여는 특성상 세무서에서 과세 근거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또 일상적으로 가족 간 증여가 현금 거래인 경우에는 과세가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부모가 3000만원 이상을 자녀에게 현금으로 주는 경우도 증여이므로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이를 국세청에서 일일이 확인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꼭 세무서에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무서에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종자돈을 마련해 주는 경우, 펀드 차익뿐만 아니라 적립금 자체도 자녀의 소득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 환급금이 자녀 명의의 펀드 만기자금임에도 자녀가 부동산 취득에 따른 자금출처 조사를 받을 경우, 소명자료로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자녀 명의로 예금 등을 하는 것은 자녀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차명예금으로 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증여는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일반인들도 자녀에게 얼마간의 돈을 증여한 뒤 자기 재산을 불려가는 재미를 배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큰 재산을 물려주기 어려운 부모들이 주식을 밑천으로 자녀가 돈을 불려가는 재미를 직접 체득하도록 장기투자에 유망한 주식을 골라주는 경우들도 최근에는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자녀에 대한 적절한 사전 증여는 종자돈 마련뿐만 아니라 교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황재규 신한프라이빗뱅크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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