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9일 상장한 캐주얼 의류업체 더베이직하우스가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상장 때 1%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두 달 만에 10.52%로 뛰었다.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1년 설립된 더베이직하우스는 지난 5년간 내실 있는 성장을 거듭해왔다. 설립 5년 만에 현재 ‘베이직하우스’ 168개, ‘마인드브릿지’ 55개 등 전국에 223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의류업계에서는 최단기간 내 최대점포 신기록이다. 중국 46개, 홍콩 9개 등 해외 매장도 열었다.

 베이직하우스는 지난해 12월 주식시장에 데뷔했다. 의류업체 증시 상장으로는 1996년 한섬 상장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이 회사는 상장하자마자 섬유·의복업종에서 시가총액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19일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720억원으로 한섬, 경방, 새한, 셀런에 이어 다섯 번째 규모다. 베이직하우스 뒤를 이어 쌍방울, fnc코오롱, 동일패브릭, 일신방직, 신원 등이 위치하고 있다.

 새내기 주가 단번에 시가총액 5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매출액이 지난 2001년 244억원에서 2003년 1133억원으로 2년 만에 1000억원대로 뛰어올랐다. 당기순이익도 지난 2001년 22억원에서 2003년 128억원으로 5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645억원을 기록했다. 2003년 이후 국내 의류시장이 2~3%대의 저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80%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높은 성장세는 ‘남들과 다른 역발상’이 배경이 됐다. 베이직하우스는 저가와 원스톱 쇼핑을 경쟁력으로 부진했던 의류업계에서 급성장했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중저가 제품을 원한다는 흐름을 잘 읽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 주요 브랜드로는 매출액의 84%를 차지하는 베이직하우스와 14%를 차지하는 마인드브리지가 있다.

 베이직하우스라는 단일브랜드로 최대면적의 점포를 이용해 3세부터 40대까지를 위한 다양한 캐주얼 제품을 중저가 가격으로 제공해 단시간에 최고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액세서리까지 판매하는 ‘원스톱 쇼핑’ 전략이 먹힌 것이다.

 또 최신 유행 상품을 제때 내놓기 위해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인 48명의 디자이너를 비롯, 60여명의 상품기획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2000개 가까운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철저하게 수익성을 따진다는 원칙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큰 백화점이나 임대료가 비싼 중심가 대신 주변 지역이라도 80~300평의 넓은 매장을 고수했다. 백화점 입점보다 가두점 중심의 밀착형 매장이 주효한 것이다. 또 할인판매가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고, 최신 유행 상품을 공급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할인판매도 하지 않는다.

 제품은 대부분 중국 등 해외 외주 가공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한 뒤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중국 내 4개 지사가 120여개 생산 공장을 관리하고 있다. 품질 담당직원이 공장에 상주하면서 일일이 불량을 체크한다. 계약기간도 10년 정도의 장기로 체결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생산량의 91.3%를 해외에서 외주 가공했으며 매출의 99%가 국내에서 발생했다.

 더베이직하우스는 ‘15일 현금결제’ 원칙을 지키기로 유명하다. 협력업체들이 납품한 날로부터 정확히 15일 이내 현금으로 결제해 주고 있다.



 과감하지만 서두르지 않는 투자로 성공

 이러한 과감한 투자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우종완(40) 사장. 우 사장은 올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2세 기업인이기도 하다. 그는 부산 국제시장에서 시작, 중견 섬유기업인 일흥염직을 일군 우한곤 회장의 아들.

 부산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섬유회사에 입사해 원사, 원단, 염색 등 의류 생산과정을 경험했다. 2000년 ‘더베이직하우스’를 설립하기 전에는 부산 사상공단에서 편직·봉제공장을 운영하며 국내 할인점 등에 의류를 납품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염색이라는 업종 자체가 임가공 성격에서 벗어날 수 없어 완제품을 생산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게 당시 판단이었다고 말한다. 멀티 샵 개념의 베이직하우스(Basichouse)는 남성, 여성, 아이들 모두가 자신의 옷을 고를 수 있는 곳이란 말이다. ‘기본을 지키는 집’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소비자가 찾는 편안한 매장을 만들자는 뜻에서 ‘베이직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 사장은 위기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지난 5년간의 급성장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은 결코 아니다. 2003년 신규 브랜드로 내놓은 ‘마인드브릿지’는 1년 가까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인드브릿지는 지난 2003년 8월 런칭한 중저가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

 요즘 일 매출 7000만원에 달하지만 런칭 당시 하루 매출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보세제품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은 것이 오히려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우 사장은 제품의 가치에 대해 홍보하며 천천히 가자고 주문했다며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패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마인드브릿지는 10대와 20대 초반을 위한 저가 캐주얼과 30대 중반부터를 노리는 고가 캐주얼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지난해 2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4년 106억원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는 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등을 히트시키며 설립 5년 만인 2005년 매출 1645억원, 당기순익 167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우 사장은 지분 35.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상장과 동시에 주식부호 대열에 올랐다.

 더베이직하우스는 최근에는 새로운 여성의류 브랜드도 내놓았다. 30~40대 여성을 겨냥한 중저가 미시 캐주얼 브랜드인 ‘볼(VOLL)’이 그것. 20여개 매장에 매출 100억원이 올해 목표다.

 우 사장의 포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내 패션산업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은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먼저 중국 전역에 90여 매장으로 확대해 한국 시장의 4배에 달하는 중국 시장의 입지를 더욱 다질 계획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고급화 전략을 취할 방침이다.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내수 소비의 회복으로 국내 패션시장 규모가 4.8%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베이직하우스의 성장은 계속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형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베이직하우스가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 캐주얼 의류시장에서 특화된 브랜드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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