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은 독일에서 ‘대한민국~’을 외치고 싶건만 현실은 안방에서 TV를 켤 수밖에 없다. 현장감을 그대로 살려주는 홈시어터로 즐기는 것은 어떨까. 서울 용산전자랜드의 홈시어터 전문점을 찾았다.

시어터 초보자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홈시어터를 하나의 기기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는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대형 가전사에서 주로 나오는 ‘일체형’ 홈시어터를 잘못 이해한 데 기인한다. 홈시어터는 단순한 하나의 기기가 아니라 여러 기기가 모여 이루어지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물론 일체형 홈시어터도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에겐 좋은 선택이다.

홈시어터의 각 기기들을 역할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영상기기와 음향기기로 나뉜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소스기기 즉 각종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플레이어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VCR에서부터 LD(Laser Disc) 플레이어, DVD 플레이어, MD 플레이어, CD 플레이어 등이 있다.

최근 ‘가격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HTPC(Home Theater PC)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HTPC란 말 그대로 컴퓨터를 활용해 각종 소스기기를 대신하는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은 이것저것 돈 들일 필요 없이 컴퓨터 하나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전자랜드의 한 가전판매상은 “웬만한 컴퓨터엔 DVD플레이어나 CD플레이어가 달려있고, 하드디스크 안에 영화도 저장할 수 있으므로 그냥 남아도는 컴퓨터를 가져다 놓고 ‘HTPC’라 부르면 된다”며 “단 컴퓨터 쿨러(cooler)는 고급형을 사용해야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시끄러운 소리에 방해 받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물론 홈시어터 메이커에서 나오는 전문기기에 비해 성능은 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상기기는 일반적인 가정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CRT TV(브라운관 TV)가 대표적인 예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프로젝션 TV, PDP TV, LCD TV, 프로젝터 등을 이용한다. 상황에 따라 PC모니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PDP, LCD TV 전기료 각오해야

프로젝터와 프로젝션 TV는 가격에 비해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으나 화질이 브라운관이나 PDP TV, LCD TV에 비해 처지는 편이다. 특히 프로젝터는 극장처럼 주변을 어둡게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PDP TV나 LCD TV는 CRT TV에 비해 대형화면을 구현할 수 있고, 두께가 얇아 공간 활용에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가격이 비싸고 전기료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상욱 전자랜드 AV담당 주임은 “PDP나 LCD TV로 인해 늘어나는 전기세 10년 치와 TV가격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50인치 PDP TV가 450만원에서 500만원 선인데 하루 8시간 정도 본다고 가정할 때, 3~5만원 정도 나오던 전기료가 누진세를 적용해 9~10만원 정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기료 생각하면 현장감을 포기해야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LCD가 PDP TV에 비해 전기료가 덜 나온다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LCD TV가 전기를 더 먹는다”고 귀띔했다. LCD TV는 화면 뒤에서 항상 백라이트(일종의 형광등)가 켜져 있는 방식이라 최대전력이 드는 반면에, PDP TV는 안에 있는 플라즈마 입자가 점멸하는 방식이라 화면 중 어두운 곳은 전력이 덜 든다.

CRT TV도 퇴물취급하면 안 된다. 사실 같은 크기의 TV둘 중 가장 뛰어난 화질을 보이는 것은 CRT TV다. 이상욱 주임은 “국내 소비자는 첨단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 PDP·LCD TV가 인기지만, 해외 소비자들은 TV는 그저 보고 즐기는 소모품이란 인식이 강해 CRT TV도 잘 나간다”며 “홈시어터를 꾸미고자 하는 외국인들은 극장과 같은 분위기를 내는 프로젝터를 많이 산다”고 말했다.

각 제품의 가격대는 CRT TV 50~

200만원, 프로젝션 TV와 프로젝터 200~400만원, PDP TV와 LCD TV 200~1000만원대다. 50~100만원 사이면 32인치 슬림형 브라운관을, 100~200만원 사이는 32인치 LCD TV부터 42인치 PDP까지, 200~400만원이면 42인치 LCD에서 50인치 PDP까지 살 수 있다, 400만원 이상은 현재 46인치 LCD TV가 가장 무난하고 그 이후는 아직 너무 비싸다고 상인들은 말하고 있다. LG전자의 60인치 PDP TV, 삼성전자의 63인치 PDP TV는 모두 900만원을 넘어선다.

음향 부문은 AV 앰프(혹은 리시버)와 5.1채널 스피커 세트로 구분할 수 있다. AV 앰프는 DVD 플레이어에서 출력되는 디지털 음성 신호를 스테레오 혹은 6개 이상의 채널로 분리하고 다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스피커는 증폭된 아날로그 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환하게 되는데, 홈시어터에서는 일반적으로 6개의 스피커를 설치한다.

보통 TV 좌우에 설치되는 프런트(전방) 스피커 1조와 프런트 스피커 사이에 음성 출력을 전담하는 센터(중앙) 스피커가 위치하며 시청자의 뒤편에 리어(후방) 스피커 1조가 놓인다. 이렇게 구성된 5개의 스피커는 초저역 재생을 전담하는 서브우퍼까지 합쳐져 5.1채널이 완성된다. 서브우퍼는 일반적인 스피커가 들려주는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1채널이 아닌 0.1채널로 표기한다.

음향부분에 있어서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아무래도 대기업 위주의 영상기기와는 달리 음향기기는 그보다 소규모의 기업이나 전문음향기기 기업에서 내놓기 때문이다. 작게는 10만원짜리 PC용 세트를 이용해 5.1채널을 꾸미는 방법에서 스위스 기업 골드문트의 1억원을 넘어서는 초고급 제품도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홈시어터를 꾸미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200~400만원 후반에서 결정한다고 한다.

초보자는 경제력에 맞게 골라야

물론 제대로 된 홈시어터를 꾸미기 위해선 이것들만으로 충분치 않다. 기본 기기들에 더해 스피커의 진동을 없애기 위한 대리석이나 스피커 스탠드, 기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한 랙, 아파트와 같은 공공주택에서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흡음재, 더 깨끗한 영상과 소리를 위한 각종 케이블 등이 필요하다. 더불어 상인들은 홈시어터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기기들 간의 배치를 고려하는 룸 튜닝도 필요하다 말한다.

이수환 카라얀 실장은 “초보자에게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경제력에 맞는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업그레이드할 생각이 없기에 처음부터 ‘가장 좋은 것’을 찾는데 이는 생각일 뿐 실제로 홈시어터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다보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의 욕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이상욱 전자랜드 AV 담당 주임은 “홈시어터 같은 전자제품은 자동차와 같다”고 말한다. 같은 배기량의 자동차라도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차이, 성능차이가 있듯이 같은 홈시어터기기라도 성능과 가격의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무조건 싼 것만을 찾는 것, 무조건 비싼 것만을 찾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용산 전자랜드 홈시어터 전문점을 운영하는 5명의 상인들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이들은 매장 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을 우선으로 하되, 잘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라도 추천하도록 했다.

먼저 최진영 전자랜드 홈시어터 직영점 주임은 50만원대 이하에서는 삼성 SV-C660 DVD플레이어를, 야마하 RX-V557 AV앰프를 꼽았다.

50~100만원 사이 영상기기는 LG RU-29FD40을, AV앰프로는 야마하 RX-V1500을, 스피커는 야마하 N5-125를 추천했다. 일체형 홈시어터로는 대우 RT5100AT이다. 100~200만원 사이 영상기기는 LG 32LC2D를, 스피커는 그랜드하이 TS3000을, 일체형 홈시어터로는 삼성 HT-TP1200을 꼽았다. 

200~400만원 사이 영상기기는 LG 42PD2DR을, 스피커는 클립쉬 RF-25를 추천했다. 400만원 이상 영상기기론 LG 50PD2DR을 골랐다.

이수환 카라얀 실장은 50만원대 이하의 DVD플레이어로 삼성 SV-D595HD를 꼽았다. “이 가격대중 유일하게 HDMI단자(HDTV에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방송 규격)가 있어 디지털TV와 매칭 시 최고”이기 때문이다. AV앰프는 야마하 RX-V457을, 스피커는 야마하 NS-225를 추천했다. 50~100만원 사이에선 DVD플레이어는 데논 DVD-1920을, AV앰프로는 야마하 V557을 골랐다. 스피커는 클립쉬 RF-10시리즈를 꼽았다.

구형제품 사용시 입출력단자 확인해야

100~200만원 사이 DVD플레이어로는 데논 DVD-3910을, 스피커는 야마하 NS-777세트를 골랐다. 일체형 홈시어터는 160만원선의 야마하 YSP-1D를 추천했다. 200~400만원 사이  AV앰프는 야마하 DSP-Z9을, 스피커는 클립쉬  RF-35시리즈를 추천했다.

이상욱 전자랜드 AV담당 주임은 100~200만원 사이 영상기기론 소니 KDL-V32A10, 200~400만원 사이 영상기기론 소니 KDF-E50A10을 꼽았다. 400만원 이상의 제품으론 소니 KDS-60R1000을 골랐다.

일체형 홈시어터는 50~100만원선에선 JVC TH-S9를, 100~200만원 사이에선 야마하 DVX-150을 골랐다. 200~400만원 사이에선 소니 DAV-LF1을 추천했다.

김재학 A&D전자 부장의 관점은 조금 달랐다. 그는 50만원대 이하에서 DVD플레이어는 캠브리지오디오 DV87을, AV앰프는 데논 1706을, 스피커는 JBL 2605를 골랐다. 50~100만원 사이에선 DVD플레이어는 데논 2910을, AV리시버는 온쿄 603을, 스피커는 와피데일 84를 추천했다.

100~200만원 사이의 DVD플레이어는 데논 3910을 꼽으며 “이 가격대에서 이 제품에 대한 경쟁자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AV앰프는 데논 3805를 스피커는 AAD C시리즈를 꼽았다.

200~400만원 사이의 제품에서 DVD플레이어로는 아캄 DV79를, AV앰프로는 로텔 1068을 꼽았다. 스피커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KEF IQ와 NHT ST4 두 개를 추천했다. 400만원 이상의 제품에선 DVD플레이어 에스토닉 DV50을, 스피커로는 미션 엘리컨트를 추천했다.

황현식 삼성사 대표는 100~200만원 사이의 DVD플레이어로는 마란츠 DV7600과 데논 2910을, AV앰프로는 마란츠 SR7500과 데논 2805를 추천했다. 200~400만원 사이의 스피커로는 B&W 600, KEF IQ 두 가지를 골랐다. 그는 “마란츠와 데논은 현대차와 기아차와 같은 관계사 제품이므로 비슷한 성향을 띈다”며 두 개씩을 고른 이유를 밝혔으며 “스피커 역시 둘 중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했다

예산에 맞도록 고민해 기기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국내에선 대부분 아파트의 거실이 되겠지만, 개인의 취향이나 특성에 따라 안방이나 작은방이 될 수도 있고 공부방이 될 수도 있다. 또 요즘엔 거의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구형제품을 사용할 때 자칫 기기를 잘못 선택하면 아예 구성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입출력 단자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홍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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