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은 부동산이다.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봐 온 경우가 부동산 부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부자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이코노미플러스>는 전국의 부동산 부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연재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무게로 치면 매우 무거운 것에 속하는 부동산도 이 속담의 적용대상이다. 여럿이 힘을 합쳐 들면 혼자서 들 수 없는 것도 쉽게 들어 올릴 수 있게 되고 여기서 길러진 힘으로 다음에는 혼자서도 들 수 있게 된다.

마포에 사는 이씨는 백지장 속담을 잘 활용하는 모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30대 후반인 이씨는 사내의 동료들과 함께 부동산 투자에 나서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가 동료들과 함께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은 4년 전이다.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재테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주식 투자는 웬만한 사람이면 한 번씩은 개미 투자로 쓴 경험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부동산 투자는 워낙 액수가 커서 감히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 이씨도 이런 고민을 주변의 직장동료들과 함께 나누던 차에 그 중 한명인 A가 자신의 고향인 김천에 고속철도 중간역사가 들어선다는 개발정보를 고향에서 중개업을 하는 친한 친구로부터 들었다며 공동투자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5인의 부동산 공동투자 팀을 꾸리게 됐다.

당시 김천은 고속철도 중간역사라는 개발호재로 이미 한차례 가격이 올라있던 터라 해당 지역의 경지 정리된 논이 평당 10만원 초중반대를 호가하고 있었다. 이씨 팀은 1인당 2000만원씩을 갹출하여 1억원의 투자원금을 마련, 10만원대 가격에 750평의 논을 A의 친구를 통해 매입할 수 있었다.

농지 → 재개발 → 상가로 넓혀

농경지라 명의는 그 지역에서 농사를 짓던 A의 아버지 명의로 했고 논의 매입과 관련된 비용 및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세금 등 각종 비용은 매입 후 남은 투자금액에서 지출하기로 했다. 이것이 어설프게나마 투자한 최초의 공동투자 건이었는데 그 후 약 4년 이상이 지난 지금 비록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있기는 하지만 매입 때보다 몇 배의 시세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다음으로 이 팀이 투자를 한 대상은 재개발지역이었다. 팀원 중 B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동작구 노량진 일대에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있어 평소에 관심을 갖고 동네 중개사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마침 좋은 물건이 나왔다며 공동투자를 제의했다. 투자물건은 2층짜리 다가구주택. 10세대가 세 들어 살고 있었고 은행 대출이 상당히 끼어있었다. 이씨 팀은 현 소유자 지분의 절반을 매입하기로 했다. 실제 지불액은 1인당 3000만원으로 총 1억 5000만원이면 투자가 가능한 물건이었다. 그러나 이 물건에 대해서는 팀원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우선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었는데, 현 소유자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어서 나중에 매도할 경우 지분매도는 단독소유 때의 매도보다 수요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고, 세입자 10세대의 관리문제도 커다란 반대요소 중 하나였다. 또 대출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몇 차례 함께한 현장실사를 통해 구역전체를 돌아보고 중개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이 재개발구역에 대한 팀원들의 생각은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결국, 매입 후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해서는 역할을 분담하여 처리하기로 하고 물건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당시만 해도 재개발추진위원회 설립인가단계였던 그 지역은 현재 재개발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사업승인을 추진하는 단계로 접어들어 매입초기에 비해 약1억원 가량 상승된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토지와 재개발 지분에 이어 이씨 팀이 관심을 가진 건 상가의 구좌 투자. 역시나 팀원 중 한 사람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투자였다. 대상은 인천에 있는 한 쇼핑몰 구좌에 대한 투자였다. 상가 투자는 위험이 커서 재개발 지분 구입 때보다도 강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 해당 상가의 상권이 과거에는 인천 최대 상권을 자랑했지만 현재는 상당히 침체된 곳이라서 그 활성화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지역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다. 또한 구좌에 대한 투자는 상가 운영주체의 운영능력에 따라 잘되면 대박이 되지만 못되면 쪽박을 차게 되는 로또식 투자가 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고기도 먹어야 맛을 안다

이런 반대에도 최종결론은 투자하자는 쪽으로 내려졌다. 대신 투자금액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1인당 1000만원으로 ‘1000만원 없는 셈 치고 1000만원짜리 복권 한 장씩 사자’는 투자였다. 위험부담도 컸지만 성공할 경우 수익도 그만큼 높다는 점에서 이뤄진 투자였던 셈이다.

“공동투자는 먼저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낼 부동산 투자에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죠. 소액으로도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지만 구성원간의 의견일치가 쉽지 않고, 실제 소유권이나 대출에 대한 명의문제가 세금 등과 관련하여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어요. 또, 투자물건에 대한 냉철한 분석 이전에 팀원 간의 인간관계를 고려하여 확신 없는 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아요.”

30대 중반인 이씨의 부동산 자산은 성산동의 30평대 아파트를 비롯해 약10억원에 이른다. 5억원에 상당하는 아파트는 아내와 알뜰살뜰 마련한 것이라면 나머지 5억원은 이씨와 친구들이 부동산 투자 팀을 만들어 벌어들인 수익이다. 이씨는 ‘현재의 자산 가치보다 부동산을 보고 투자하는 노하우를 배운 것이 더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현재 이씨는 공동투자로 익힌 부동산 투자의 감각을 이용해 혼자서도 투자하고 있다. 얼마 전 잘 아는 중개사로부터 연천에 있는 농촌 마을의 대지 100여 평을 5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씨는 여기에 주택을 짓고 남는 땅은 가족들과 함께 주말농장을 꾸밀 계획이다.

“만약 내가 회사 사람들과 부동산을 공동투자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부동산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 연천에 계약한 땅은 바로 여러 번 투자를 해 본 경험이 있으니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을 투자를 통해 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