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재건축 규제 강화로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차갑게 식자 ‘엉뚱하게도’ 서울 양천구 목동의 아파트값이 치솟았다. 풍선효과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목동 아파트값 상승의 원인과 현지 반응, 향후 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 김선영(내집마련정보사 연구원)씨와 목동에서 5년째 거주 중인 주부 김은영(32)씨가 만났다.

동에서 5년째 살고 있는 주부 김은영씨는 인터넷 마케팅 전문가인 남편과의 사이에 7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소식에 솔직히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다 풍선 터지듯 가격이 푹 떨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다.

부동산 투자보다는 아이 교육에 더 관심이 많은 그녀로선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아이 유치원 엄마들 사이에서도 화제라고 했다. 이참에 부동산 전문가를 만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그녀는 “어제부터 뭘 물어봐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며 웃었다. 5호선 오목교역에서 만난 두 사람은 3, 4 단지로 이동하며 목동 집값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은영(이하 은영): 제일 궁금한 건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 거냐 하는 점이에요. 가지고 있는 집이 올랐다니 기쁘기도 하지만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김선영(이하 선영): 최근 중개업소 발표 통계 자료를 보니 지난 1년 동안 목동지역은 27평은 2억5000만원, 35평은 3억원, 40평은 4억원, 55평은 5억원 정도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평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20평형대는 2200~2300만원, 30평형대는 2800만~3000만원이고 40평형대 이상은 3500만~400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어요.

가격만으로 볼 때 이제 목동은 강남과 별 차이가 없는 셈이에요. 사실 정부의 강남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다른 지역, 특히 목동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오를 줄은 아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만큼, 향후 이곳 집값이 어떻게 될 거라고 단언하기는 힘들죠. 다만, 지금 같은 가파른 상승 추이는 지속되지 않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에요. 소득 대비 집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과 함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꽤 있으니까요.

은영: 요즘은 파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호가만 높여서 시세만 높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거래되는 물량은 어느 정도 되나요?

선영: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때는 매물이 거의 없었어요.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뛰면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일단 멈칫하기 마련이니까요. 문제는 실거래가 이뤄지느냐 하는 점인데, 그동안 매물이 거의 없다가 최근에 20~30평형대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어요.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볼 수 있는 신호죠. 물론,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떨어질 거라고 보긴 힘들어요. 전체 수급으로 봤을 때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이죠. 상당기간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거나 조금 더 오를 것이라고 봅니다.

은영: 아이 낳고 돌 지났을 때 이곳으로 이사 왔어요. 그때 1단지부터 11단지까지 직접 확인해 본 다음 ‘단지는 작지만 비교적 새 아파트가 살기 좋겠다’ 싶어 선택했는데, 가격은 다른 지역이 더 올랐어요. 단지가 넓지만 지어진 지 20년이 된 아파트인데 가격이 높은 이유는 뭔가요?

선영: 지금 가고 있는 3, 4단지를 비롯해 목동 신시가지 지역은 1986년에 지어졌기 때문에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죠. 5층짜리 저층 아파트도 많고, 아파트 내부 구조도 요즘 지어지는 아파트에 비해선 공간 활용도 부족해요. 당시만 해도 현재처럼 자가용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 지하 주차장 시설도 없어서 주차 공간도 부족한 게 사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동의 가장 큰 장점은 교육환경이에요. 현재 목동 지역에서 평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3단지인데, 그 이유가 아파트 단지 내에 초·중학교가 있기 때문이에요. 2단지 내에 위치한 신목중학교와 인근 월촌중학교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특목고(외고, 과학고) 진학생을 배출했을 정도로 명문 중학교죠. 연초에 가격이 급등한 데에는 이러한 교육환경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진학 시즌 수요가 강남 풍선효과와 함께 겹친 셈이죠.

은영: 저도 내년에 초등학교 들어갈 아이가 있어서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이쪽 어머니들의 교육열은 상당한 것 같아요. 지난해에는 어머니들 사이에서 간호사 공부가 인기였대요. 미국 취업이 쉽고, 일단 취업에 성공하면 공립학교는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요.

선영: 지역별 소득 데이터와 직업 분포를 보면 목동 지역은 대기업 샐러리맨이나 전문직들이 특히 많은데, 전업주부도 많은 걸로 나온다고 해요. 교육에 있어서 전업주부의 경쟁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잖아요.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이 전형적인 중산층인데다가 대부분의 학교가 아파트 단지 내에 있어요. 아이들을 안심하고 기르기 가장 좋은 환경이죠. 주거에 있어서 교육이 가장 우선시 되는 현재 흐름에서 목동이 경쟁력을 갖는 첫 번째 이유죠.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는 공교육보다 사교육 환경을 더 따지는데, 목동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입시학원에 가깝게는 강서구나 영등포 거주 학생들을 비롯해 멀게는 인천, 일산에서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온다고 해요. 강남이 급부상한 가장 큰 이유가 대치동 학원가 때문이라는 말이 있듯, 목동 지역도 같은 이유로 가격이 급상승했다고 봐요.

은영: 주변 지역 아파트 값도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얼마나 올라 있는 상태인가요?

선영: 목동 신시가지의 가격 상승은 영등포구, 강서구까지 ‘풍선효과’를 일으키고 있어요.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학군’ 메리트가 떨어지는, 같은 목동 내 비인기 지역 아파트들도 거래가 활발하다고 하더군요. 목동 학원에 접근성이 좋은 영등포구, 강서구 일대 주요 아파트들도 올해 들어서 최고 1억원 가량 치솟았어요. 목동 신시가지 2단지와 인접해 있으면서 그동안 학군이 달라 가격은 2단지의 절반 수준이던 금호 베스트빌은 최근 2개월 동안 가격이 1억원가량 올랐어요. 이 아파트 49평형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5억4000만원 안팎이었죠. 그러나 최근 목동 일대 유명 학군 주변의 아파트 매물이 소진되면서 2개월 만에 6억5000만원까지 치솟았고 일부는 호가가 7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학군 소외 지역이라는 이유로 몇 년째 가격이 답보 상태에 있던 신정동의 신트리지구 아파트도 마찬가지예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목동 아파트 11단지와 마주보고 있지만 신트리아파트 4단지 21평형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매매가가 1억5000만원 안팎이었어요. 목동 11단지 20평형의 시세가 다른 목동 지역에 비해서는 낮지만 그래도 2억8000만∼3억원 정도로 2배가량 차이를 보였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이 같은 격차가 차츰 좁혀지고 있어요. 신트리 25평형의 경우 최근 한 달 새 2000만∼3000만원 뛰었고 33평형도 올해 초 3억7000만∼4억원에서 최근 4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어요. 로얄층 일부 매물은 5억원을 호가한다고 해요. 영등포구 당산역 주변 아파트, 목동과 가까운 강서구 아파트들도 연말부터 1억원 정도씩 올라 있는 상태입니다.

은영: 지금 30평형대에 살고 있는데, 지금처럼 가격이 많이 오르면 그 이상 평형으론 가기 힘들 것 같아 걱정돼요. 아이 교육을 생각하면 당분간 살아야 하는데, 새로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로 옮기는 것도 생각 중인데, 어떨까요?

선영: 주상복합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전용면적이 좁다는 단점이 있어요. 관리비 등도 아무래도 일반 아파트보다는 높게 나오죠. 아무래도 가계에 더 부담은 되지만, 생활 편의 시설이며 최신 설비를 고려하면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특히 중대형 평형은 지금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에 재산적인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고 봐요.

장기적 관점에도 목동은 유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목동 3단지 지역에 도착했다. 양천구 목동 903번지 일대에 위치한 3단지는 5~15층 30개동 1588가구가 살고 있다. 1986년 10월1일 입주한 3단지는 목동 단지 중에서도 중간지역에 위치해 있다. 평형별로 보면 27평형이 가장 작을 정도로 중대형 평형 위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이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주요 요인. 단지 내에는 3개 유치원과 영도초등학교가 있고 신목중학교가 옆에 위치해 있어 목동 단지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학군으로 학부모 사이에 정평이 나있다.

5호선 오목교역까지는 도보로 약15분 거리로 현대백화점, 이대목동병원, 목동종합운동장, 파리공원 등을 모두 도보로 이용 가능할 정도로 편의시설 이용 또한 용이하다.

은영: 강남보다 늦게 개발됐으니 목동 재건축은 아직 먼 얘기일 수도 있지만, 재건축이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선영: 얼마 전 발표된 3·30 대책에도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어요. 기본적으로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데다, 안전진단 기준도 강화됐기 때문에 지금 보면 먼 얘기일 수도 있죠. 그렇지만 목동 아파트의 장기적인 전망에서 10년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그러니까 2016년 이후가 되면 재건축 얘기가 활발하게 나오게 될 텐데, 목동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 시 소유자들에게 큰 메리트가 있는 지역에 속해요. 대지 면적당 건물 면적(건폐율)이 불과 20%에다 용적률(건물 면적 대비 주거면적 비율)은 120~130%에 불과해요. 쉽게 말해 대지는 넓은데 낮은 아파트가 많은 거죠. 재건축이 진행되면 현재보다 큰 평형을, 무상으로 공급받을 가능성이 커요. 실거주뿐만 아니라 투자가치로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저는 목동 아파트 구매를 물어오는 분들에게 당장의 가격 변동에서 단기적 이익을 도모하기보다는 실제 거주를 생각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라고 말하곤 해요.

은영: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니 집값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가셨어요. 감사합니다.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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