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취업 희망자들과 같이 해외 유학파들에게도 취업은 역시 ‘좁은 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플러스>와 온라인 취업 사이트 잡코리아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학위 취득자 채용률은 전체 임직원 가운데 8%에 불과했다. 특히 해외 학위 취득자에 대한 기업의 업무만족도도 국내파와 별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유학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단순히 취업을 위해서라면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이코노미플러스>와 온라인 취업 사이트 잡코리아는 지난 4월1일부터 7일까지 KT, 하나은행 등 국내 매출액 상위 기업 및 금융기관 등 21개사를 대상으로 ‘해외 학위 취득자 채용 현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21개 기업의 총 채용 인원 3770명 중 유학파는 271명으로 8.41%에 불과했다. 이들 유학파의 학위 취득 국가로는 미국이 월등히 많았으며, 영국·캐나다·일본 등 선진국에서 주로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등 아시아 지역 학위 취득자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주요 기업 21개사 중 7개사가 중국 등 아시아 지역 학위 취득자 20여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특히 중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인력 채용이 많았다. 이는 중국 아시아 등 신흥 시장이 부각되면서 관련 시장 진출을 위한 인적 투자로 풀이된다.

 잡코리아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 학위 취득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로 조사됐다”며 “특히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시장 진출 및 사업 진행을 위한 인적 투자가 많았으며 앞으로도 이 추세는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위 취득자의 전공은 대부분 경제겙嚥?등 상경 계열이 많았지만 금융공학겿劇?이공계 등 회사의 특성을 감안한 전공 계열도 일부 있었다.

 기업간 해외 학위 취득자의 채용 현황은 편차가 심했다. 실제 포스코갞T 등은 지난해 30~40여명의 유학파를 뽑은 반면, 대부분의 기업에선 10명 이내의 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률로는 금융회사가 일반 기업보다 더욱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8개 금융회사의 해외 학위 취득자 채용률은 25%를 넘었다. 이는 외환 위기 이후 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금융 업무 다각화 및 복잡화로 해외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인사 담당자는 “복합겿캥?상품 등 신종 금융 상품이 등장하고 고객들의 니즈도 다양해지면서 보다 전문적인 금융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했거나 회계학을 전공한 인력이 최근 금융회사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취업 고시생’이란 신종어가 나올 정도로 국내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해외 유학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초·중·고생의 조기 유학마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04년 10조원이 넘는 가계 해외 지출 중 유학 등 교육 비용이 30% 가량을 차지했다. 또 지난해 해외 유학, 연수비로 해외로 빠져나간 돈은 24억9000만달러(2조8400억원)에 이른다. 특히 공식적인 유학 연수 경비 이외에 동반 가족의 생활비 등을 포함한 실제 총 유학 및 연수 경비는 지난해 71억달러(8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