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되는 허리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았다는 모 기업 사장 A씨. 상담하는 몇 분 동안에도 통증에 안절부절못한다. 많은 시간을 잘못된 자세로 앉아서 지내는 데다 운동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핵심 인력인 CEO, 그 CEO 건강의 중심인 허리가 부실해서야 회사 경영을 제대로 할까 싶다.

얼마 전만 해도 허리가 아픈 것은, 주로 노인들에게서나 나타나던 문제였다. 나이가 들면서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고, 뼈와 관절이 낡아 퇴행성으로 자연스럽게 오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던 것이다.



 CEO 십중팔구 ‘허리가 아파서…’

 하지만 요즘은 점점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허리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2·30대는 물론 10대에까지 갈수록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성인인구의 80% 이상이 허리 통증을 경험해 본 적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만성요통에 시달린다고 하니, 이제는 정말 흔한 질병이 됐다.

 허리 통증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차거나 습한 기운, 바람 등에 의해 신장이 허해지면 양기가 부족해지면서 허리 근육과 뼈가 약해져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외부 충격으로 어혈(죽은 피)이 생겨 혈액순환이 잘 안 돼 통증이 발생기도 하며, 스트레스로 심혈이 왕성하지 못해 요통이 유발된다.

 이처럼 현대인들에게 허리 통증이 잦은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의외로 잘못된 생활습관 속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하루 종일 의자에 기대고 앉아만 있는 것, 비뚤어진 자세로 앉는 것, 걷지 않고 늘 차만 타고 다니는 것, 꾸부정하게 서 있는 것, 발에 맞지 않는 구두를 신는 것 등이 바로 허리를 상하게 하는 잘못된 습관이다. 이렇게 볼 때 대부분 시간을 앉아서 보내고 차로 이동을 해서 운동이 부족한 CEO의 허리가 성치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허리는 외부 충격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니라 평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근력이 많이 약해져 있다거나 피로한 상태였거나 하는 만성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 외부의 충격이 큰 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늘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르게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만성이든 급발성이든 일단 허리에 통증이 오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원칙이다. 어떤 근육과 어떤 경락, 어떤 내부 장기의 손상이 원인인지 정확히 진료를 받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운동, 식이요법을 처방받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쉽고 정확하게 허리 통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의원을 찾기 힘들 때는 간단한 방법으로 통증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 첫째, 지압법이 있다. 새끼손가락 둘째 관절 가운데 부분에 있는 명문과 손등의 넷째와 새끼손가락 사이에 있는 좌골 신경점은 요통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지압점으로 손이나 볼펜, 이쑤시개 뭉치 등으로 꾹꾹 눌러주면 된다. 더불어 네 손가락을 앞으로 하고 엄지손가락을 뒤로 하여 허리에 두 손을 얹었을 때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지실점은 요통이 있을 때 자주 자극하면 도움이 된다.

 둘째, 향기 좋기로 유명한 모과를 꾸준히 먹게 되면 기침이나 감기는 물론 신경통, 요통에도 도움이 된다. 개암풀 열매나 솔잎도 오래 전부터 요통과 신경통에 이용되어 왔는데, 특히 솔잎주는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술 0.5리터에 신선한 솔잎 150~200g을 넣고 밀봉하여 2주일쯤 지나면 술만 따라놨다가 식사 전에 한 번씩, 하루에 세 번 먹으면 된다.

 한약재로는 속단을 쓸 수 있다. 속단 12g 정도를 가루 내어 물을 붓고 다려서 하루 세 번 정도 나누어 먹는데, 여기에 같은 양의 두충을 넣고 달이면 효과가 더 크다. 허리와 다리가 부실하고, 신장이 허해 발생하는 허리 통증에 효과가 있다.

 만성적으로 허리가 아픈 경우, 허리 쓰기를 두려워해서 무조건 누워만 지내거나 운동을 절대 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더 허리가 약해지고 또다시 통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급성적이거나 다쳐서 생긴 통증은 물론 2~3일 정도는 꼼짝 않고 누워서 쉬는 게 필요할 수도 있지만 적당한 운동으로 회복을 돕는 것이 좋다.

 한약과 침을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바른 생활습관과 운동도 필요하다. 그래야 재발도 막고 만성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는 운동 중 가장 좋은 것은 걷기이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걷는 운동이 최고인데, 이때 가슴과 어깨는 활짝 펴고 걸어야 한다. 서있을 때도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키높이 구두 피하세요’

 신발 역시 중요하다. 자신의 발에 비해 볼이 좁거나 하이힐처럼 굽이 높은 신발은 오히려 안 신는 것보다 못하다. 요즘에는 남성들도 키높이 구두를 많이 신고 다니는데 너무 굽이 높을 경우 자세도 어정쩡해지고, 걸으면서 생기는 충격을 흡수하지도 못해 허리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계단 오르기나 등산 같은 운동도 허리 건강에 좋다. 이런 동작은 허리뿐만 아니라 골반 뒤쪽 엉덩이 근육도 단련시켜주는데, 엉덩이 근육과 허리 근육은 서로 협력·보완하는 관계여서 더욱 좋다.

 앞에서 앉아있는 자세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힘을 풀고 꾸부정하게 앉거나 등받이에 기대고만 있는 것 모두 좋지 않다. 반드시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밀어 넣고, 허리와 등을 쫙 펴고 똑바로 앉아야 한다. 다리를 꼬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습관이 된 경우라면 양쪽을 번갈아 꼬도록 노력하자.  서있건 앉아있건 같은 자세로 30분 이상 있는 것은 허리에 부담이 가니, 잠깐씩이라도 반드시 다른 자세를 취해 허리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운전을 할 때도 등을 의자에 바짝 붙이고, 의자를 당겨서 핸들과 가깝게 하며, 서서 일을 할 때는 높이가 10cm 정도 되는 발 받침대를 하나 만들어서, 양쪽 발을 번갈아 가며 한쪽씩 그 위에 올려놓고 작업을 하면 허리의 부담이 훨씬 덜하다. 허리가 아픈 사람들은, 세면대에서 세수를 할 때도 무릎을 약간 구부린 상태에서 하거나, 한쪽 발을 받침대에 올려놓고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물건을 들 때도 무릎이 펴진 상태에서 허리만 숙여서 번쩍 들지 말고, 반드시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물건을 최대한 몸에 가까이 붙여서 드는 것이 허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것! 허리 통증을 막으려면 살이 찌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비만이 허리 통증의 또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인데, 특히 복부비만의 경우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뱃살로 인해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척추가 받는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비만은 허리뿐 아니라 무릎에도 무리를 주므로,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살이 찐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통해 살을 빼는 게 허리 통증 치료의 기본이라 할 수 있겠다.

김소형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