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톨릭 서울대교구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상금 3억원을 지급하는 성체줄기세포 학술연구상을 신설했다. 이에 그동안 황우석 박사의 연구로 대변되는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성체줄기세포가 새롭게 주목을 끌고 있다.
 내에서는 그동안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와 그에 따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등으로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매우 적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윤리적인 면과 활용 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연구가치가 있는 것으로 학계는 바라보고 있다.

 우선 수정된 배아를 이용해야 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난자 채취가 필수적이며, 수정된 배아를 파괴해야 하는 등 윤리적 논란이 있는 반면,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탯줄혈액(제대혈)이나 골수, 간, 지방, 췌담도 등에서도 세포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명윤리적인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동시에 성체줄기세포 치료법은 이미 임상활용 단계까지 이르러서 아직 실험실 연구 단계에 있는 배아줄기세포 치료법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미 40여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현재 백혈병, 골수이식에 적용하고 있으며, 뇌혈관이나 괴사된 심장근육을 재생하는 치료법이 임상실험 단계까지 이르렀다. 최근에는 간이나 당뇨병 치료에서도 각각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단계까지 왔는데, 지금의 발전 추세로 보면 곧 임상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임상실험 단계

 현재 국내에서 성체줄기세포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는 대학병원은 가톨릭대의대, 서울대의대, 연세대의대, 고려대의대, 조선대의대 등 10여곳. 또 세포를 분화, 증식시키는 기술을 보유한 의료벤처기업도 메디포스트, 셀론텍 등 7~8개나 될 만큼, 한국은 국제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지난 10월5일 가톨릭 서울대교구의 생명위원회 발족식에서 공개한 동영상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환자에게 환자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거동이 전혀 불가능했던 환자들이 보행을 비롯한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졌고, 또한 4년 전 척수손상으로 하지가 마비된 환자에게 탯줄혈액에서 뽑은 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환자가 일부 다리감각을 느끼게 되었다고 연구진이 발표했다. 또 최근 들어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메디포스트가 관절염치료제의 임상실험을 추진 중이며, 알앤엘바이오가 서울대학병원과 고관절치료제 비임상실험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밖에 라이프코드, 휴림바이오셀, 차바이오텍, 히스토스템 등도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세포, 췌도세포, 연골세포 등을 개발 중이다.

 물론 성체줄기세포 역시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구체적인 장기세포로 분화하기 직전의 원시세포인 성체줄기세포는 증식력이 떨어지고, 특정 조직으로만 전환하며, 채취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최근 단점으로 지적되던 낮은 분화능력과 채취의 어려움은 탯줄혈액 줄기세포 등으로 일부 보완하고 있으며, 이런 단점은 바꾸어 생각하면 안정성이 높고, 인간복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는 장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