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삶은 달라진다.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 채 그냥 하루 하루를 살아 간다면 어느 순간 삶의 방향을 잃어버려 좌초되고 말 것이다.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급적 수치화된 목표를 갖고 본인의 달성 여부와 진행 속도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예전에 정보통신회사에서 일할 때다. 사업 초기에 상품을 알리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던 시기였다. 미국 본사 지원을 받아 정보통신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당시 이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들은 열정적으로 일에 매진했으며, 약 2~3주간을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면서 코피 터지게 일했다.

 덕분에 전시회가 열리자 행사장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행사가 끝나고 난 후 담당자들도 성황리에 끝난 전시회에 뿌듯해 하며 대성공이라고 기뻐했다. 그런데 얼마 후 꼼꼼하게 행사 결과를 검토하다 보니 문제가 발견됐다. 행사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원래 전시회에서 타깃으로 정했던 사람들의 방문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타깃 분명해야 ‘고기’ 잡아

 상품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에 당시 전시장을 방문해야 했던 사람들은 오피니언 리더나 사업에 영향력을 지녔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고객들은 방문하지 않은 채 주로 학생들이 많이 방문해서 기념품과 인쇄물만 잔뜩 받아 갔던 것이다.

 결국 전시회를 유치한 데 만족해야 할 뿐 사후 관리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는 뭔가 목표가 빗나간 셈이다. 방향이 빗나간 목표는 열심히 하면 할수록 잘못된 결과를 나타내거나 에너지만 소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흔히 목표가 없는 사람은 열심히 일했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대한다. 따라서 목표가 달성됐는지 명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한편 어려운 목표일수록 장애물이나 난관이 많고 달성이 힘들어 목표 대비 100% 또는 120%를 달성하기 위해 일부러 낮은 목표를 세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무한한 능력이 잠재돼 있는데, 이를 충분히 활용치 못하고 안이한 목표를 세우게 되면 자기 발전을 가져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현실을 볼 때 개인과 조직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천 가능하면서도 최대한 원대한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목표를 갖느냐 하는 것은 목표 수립의 핵심 요소다.

 얼마 전까지 ‘6시그마’라는 품질 관리 기법이 각 기업에 도입돼 좋은 반응을 얻은 적이 있었다. 그냥 품질 관리를 하는 것과 불량률을 100만분의 1로 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워서 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일이다. 상식적으로도 100만개당 1개의 불량품이 나오도록 품질을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처럼 의도적인 과정을 통해 기업들은 불량률을 낮추고 성과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는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SouthWest Airline)사의 성공 전략도 눈여겨볼만 하다. 다른 큰 항공사에 비해 여러 가지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 사업을 시작했던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고객을 유인할 만한 경쟁 요인을 갖추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저가 단거리 노선 개발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비행기 회전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고, 비행기가 착륙했다 다시 이륙하는 시간을 최소한 시간으로 단축하는 데 목표를 뒀다. 이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1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결국엔 전투적으로 일을 추진해 성공에 이르게 됐다. 조직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통해 화합하고 발전하는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목표가 변하면 결과는 틀림없이 달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높은 목표를 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힘든 노력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자기를 위한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욕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목표를 세울 때는 두려움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올해 안에 한 가지 외국어를 ‘마스터한다’라는 목표를 세울 때도 ‘혹시 이 목표는 나에게 지나치지 않을까’ ‘내가 과연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먼저 하게 된다. 이런 생각은 목표를 세우고 나서도 실행치 못하는 심적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원대한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사이에 설령 목표에는 100% 미치지 못하더라도 70~80%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목표를 갖지 않았으면 실행할 수 없었던 일을 목표 수립으로 인해 이룰 수 있다면 목표를 가질 이유는 충분한 것이다.



 데드라인 잡고 시작하라

 1979년 하버드MBA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목표와 성공의 상관 관계를 연구했다. 당시 MBA 졸업생 중 3%가 자신의 목표와 단계별 계획을 기록으로 남겼고, 13%는 목표만 있고 기록은 하지 않았다. 10년 후 이들 수입을 비교해 본 결과, 기록은 하지 않았지만 목표가 있었던 13%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84%의 졸업생보다 평균 2배의 수입을 올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목표를 세우고 기록했던 3%는 나머지 97%보다 무려 10배나 높은 수입을 올렸다는 점이다. 그만큼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상기하면서 실천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목표는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 우선 수치화된 목표를 만들어 둬야 한다. 부득이하게 수치화할 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가능한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두는 게 효과적이다.

 기업의 경우에도 무조건 세계 일류라고 정해 뒀다고 해서 일류가 되지는 않는다. 모호한 기준은 오히려 구호성 목표로 끝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수치화할 수 있는 목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그 다음에는 구체적인 마감 기한을 세워야 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자기 계발, 혹은 직무중 성과에 대한 계획을 언제까지 실천하겠다는 기한을 반드시 마련해 두어야 한다. 마감 기한을 정해 두지 않으면 실천을 미룰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시간 관리 차원에서도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할 점이다.

 그리고 별도의 목표 관리 수첩을 마련, 목표에 따른 실천 사항을 매일 점검하고 적어 두는 게 좋다. 이 과정에서 실천 사항은 되도록 구체적으로 적어 두고, 혹시 실천 사항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에는 혼자서도 체크해 나갈 수 있는 벌칙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목표는 한 번 정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상황과 주변 환경에 의해 때때로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도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별로 구체화하고 수시로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5년에서 10년 사이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커다란 목표를 정한 후 6개월에서 13개월 정도의 단기적인 세부 목표를 세우는 게 효과적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한편, 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실천 대안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